지역민, 스포츠 정신 저버린 행태에 배신감 느껴...재창단 과정의 절박함·간절함 모두 사라져
전남 함평군청 전경 |
[더팩트ㅣ함평=이병석 기자] 전남 함평군청 레슬링 팀이 재창단 이후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한 데다 근래 들어 잇단 구설수까지 더해지면서 존폐 위기에 빠졌다.
함평군은 넉넉지 못한 재정 여건에도 여타 예산을 긴축하며 레슬링 팀을 다시 꾸렸지만 최근 전국 체전 등 여러 대회에서 결기는 고사하고 기권·실격 등 한심한 작태를 고스란히 드러내 팀 해체론이 힘을 얻고 있다.
앞서 제4회 경찰청장배 레슬링대회’에 2명은 ‘나 홀로 출전’해 각각 1위를 차지하고, 다른 2명은 1명이 스포츠 정신을 망각한 채 기권하면서 1등과 2등을 나눠가진 일이 밝혀져 큰 비난이 일었었다.
여기에 더해 전국 규모의 대회에서 연달은 계체량 실격에다 기권패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 비난 여론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5일 제보자와 대한레슬링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함평군청 레슬링팀은 지난 전국체전에서 자유형 3체급에 출전해 1명이 계체량 실격, 2명이 기권패했다.
또한 그레코로만형에서도 1명이 계체량을 통과하지 못했으며, 나머지 3명 모두 1·2회전에서 판정패와 테크니컬 폴패를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참고로 테크니컬 폴패는 자유형은 10점, 그레코로만형은 8점 차이가 날 경우 승부가 결정된다.
레슬링 국가대표 선수를 지낸 A(남·40세)씨는 계체량 실격에 대해 "훈련량이나 자기관리의 부족함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면서 "전문 체육을 한 선수들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체중 조절에 실패해 시합에 참가하지 못하거나 상습적인 기권을 한다는 것은 전반적으로 팀의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함평읍에서 축산업에 종사하는 B(남·68세)씨는 "농축산업군인 함평군에서 농·축·어업에 써야 할 예산을 쪼개 여러 비난을 감수하고 레슬링 팀에 쏟아 붓고 있는데 그러한 자세로 혈세를 축내는 것이 옳은 일인지 되돌아보길 바란다"고 비난했다.
청년 창업가인 C(남·29세)씨는 "한때 레슬링 팀이 해체됐던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며 "차라리 레슬링 팀에 지원하는 막대한 예산을 청년들을 위해 쓸 의향은 없는지 묻고 싶다"고 함평군을 직격했다.
함평군 관계자는 "최근 일고 있는 논란과 우려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 "(레슬링 팀을)쇄신해서 유지할지 아니면 팀을 해체할지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함평군청 레슬링 팀 선수들에게 매월 지급되는 일부 비용이 특정인에게 건네졌다는 구체적인 증언이 나와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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