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오창 이차전지 핵심 거점 꿈꾼다
입력: 2022.11.23 14:52 / 수정: 2022.11.23 14:52

1233만3000㎡ 규모 소재·부품·장비 집적화 단지 조성
LG화학 중심 이차전지 소부장 특화단지 육성...청주 48개사 참여


정부가 배터리 업계와 손잡고 2030년까지 이차전지 세계시장 점유율을 4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더팩트DB.
정부가 배터리 업계와 손잡고 2030년까지 이차전지 세계시장 점유율을 40%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더팩트DB.

[더팩트 | 청주=이주현 기자] 충북 청주시가 반도체 산업만큼 공을 들이는 게 이차전지다.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로 주목받는 이차전지는 다양한 산업의 핵심 소재로 자리잡고 있다. 모바일 전자기기,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전방위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 전기차의 보급 확대로 이차전지의 몸값이 비싸졌다. 올해 3분기 청주지역 수출 분야에선 이차전지가 전기차 수요 증대에 따라 40.4%의 매출 성과를 거뒀다. 이차전지의 청주지역 전체 수출 비중은 11.4%에 달한다. 반도체만큼 효자산업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충북도와 청주시는 이차전지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국가혁신 성장과 첨단산업의 전초기로 역할을 하고 있는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일원을 글로벌 이차전지 산업의 중심지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30년 이차전지 세계 최강국 지위 달성을 위한 이차전지 산업 혁신전략 내용 중 일부.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통상자원부의 2030년 이차전지 세계 최강국 지위 달성을 위한 이차전지 산업 혁신전략 내용 중 일부. /산업통상자원부.

◇ 이차전지가 ‘뭐길래?’

리튬(Li) 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전기를 발생시키는 이차전지는 일차전지와 달리 수백 회 이상 충전하며 재사용할 수 있어 친환경 소재로 꼽힌다.

이런 강점 때문에 이차전지 산업은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정책으로 미래 경제 성장을 견인할 핵심 산업으로 꼽힌다. 이에 따른 세계 각국의 생산시설 증설과 기술개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차세대 배터리 산업의 패권을 움켜쥐기 위한 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지난 1일 2030년 이차전지 세계 최강국 지위 달성을 위한 이차전지 산업 혁신전략을 내놨다.

핵심 내용을 보면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은 높은 기술력과 양산 능력을 갖춰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상황이다. 올 상반기 기준 이차전지 시장 점유율은 중국 56.4%, 한국 25.8%, 일본 9.6% 등 순이다.

다만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과 높은 특정국 의존도 등으로 공급망 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더구나 중국, 일본과의 기술 경쟁도 심화하며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위기 요인을 없애기 위해 안정적 공급망 확보와 첨단기술 혁신 허브 구축, 건실한 생태계 조성 등 3대 목표를 세웠다. 오는 2030년엔 세계 시장 점유율 40%를 달성하고 50조 원 이상의 국내 투자를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앞서 충북도도 최근 이차전지 산업 육성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8조7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충북도는 세계 이차전지 원천기술·생산공장 컨트롤타워 역량 확보와 이차전지 소부장·제조·재활용 전주기 밸류체인 경쟁력 강화를 통한 '이차전지산업 글로벌 선도 충북 실현'을 비전으로 삼았다.

3대 전략, 9대 핵심과제, 45개 세부 사업으로 꾸려졌다. 오는 2030년까지 투입되는 사업비는 국비, 지방비, 민자를 포함해 모두 8조741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충북도는 전망했다.

3대 전략은 △민관 협력을 통해 세계 이차전지 원천기술·제조기술의 중심지로서 글로벌 이차전지 연구개발(R&D) 클러스터 조성 △질적·양적 역량 확대 및 초격차 위상 확보를 위한 제조 및 기술 경쟁력 강화 △급변하는 이차전지 산업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산업 체계를 구축하는 선순환 혁신 생태계 조성 등이다.

청주시도 이차전지 산업 확대를 위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 지난 21일엔 이차전지 소재부품 테스트베드 및 소재부품시험평가센터 구축(59억원) 등 예산을 청주시의회에 제출했다.

이범석 청주시장도 이차전지 산업 인프라 구축 등 뚜렷한 방향을 잡고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을 약속했다.

청주 오창지역 이차전지 기술개발 인프라 상황. /청주시.
청주 오창지역 이차전지 기술개발 인프라 상황. /청주시.

◇ ‘이차전지 전초기지’ 청주 오창은 어떤 곳?

오창과학산업단지 등이 자리한 오창 일원엔 차세대 이차전지 산업을 이끌 소재·부품·장비 집적화 단지가 조성된다. 규모는 1233만3000㎡로 오창테크노폴리스와 오창과학산업단지, 오창2산업단지를 아우른다.

추진 목표는 LG화학 중심의 이차전지 소부장 특화단지 육성이다. 청주지역 기업 48개사(소재 16곳, 장비 5곳, 전지 12곳, 제품11곳, 기타 4곳)가 포함됐다.

지난해 2월엔 이차전지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로 지정됐다. 4월엔 이차전지 소재부품 시험평가센터 공모사업에 꼽혔다.

청주 오창에 본사를 둔 에코프로비엠을 빼곤 이차전지를 논할 수 없다. 국내 1위 양극재 생산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은 최근 전기차 시장 확대와 함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K증권 등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의 생산 능력은 올해 12.5만톤, 내년엔 18만톤, 2024년엔 24만톤, 2025년엔 40만톤으로 전망된다.

삼성SDI의 추가 수주 가능성과 SK온의 수율 개선에 따른 출하량 증가 등 고객사들의 업황도 긍정적인 상황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최근 삼성SDI와 경북 포항에 세계 최대 규모의 양극재 공장 ‘CAM7‘을 건립하기도 했다. 미국 포드사, 배터리사 SK온과 캐나다 퀘벡에 양극재 공장 건설 계획도 발표했다.

청주 오창에는 에코프로비엠뿐만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과 미래나노텍 등 국내 대표 이차전지 기업 및 부설 연구소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반도체 악재 속에서도 청주의 무역 흑자를 견인하고 있는 효자 지역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이차전지 분야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지정을 발판으로 이차전지 핵심 소재‧부품 국산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재료와 소재, 셀, 팩 생산 및 응용 분야 활용, 재활용에 이르는 벨류체인이 구축될 예정이다.

이번 투자가 마무리되면 소부장에서 완제품까지 이차전지 전주기 기술개발 촉진으로 글로벌 선도 기업 육성과 미래기술을 선점할 확률이 높아진다. 자연스럽게 오창을 전 세계 이차전지 시장의 중심으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정부는 '이차전지 산업 혁신전략'으로 2030년까지 1조원의 R&D 투자와 최첨단 이차전지 생산기지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며 "청주 오창이 정부 이차전지 산업 지원의 핵심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사업 유치와 지원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thefactc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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