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국 직원들 출장 내고 사적모임 지원
취재 시작되자 “출장비 신청금지” 내부 단속
…은폐 작전 탄로 나자 제보자 색출
[더팩트ㅣ나주=김현정 기자]나주시의회와 의회사무국이 복무 위반 등의 불법 행위를 공조한 것으로 드러나 말썽이 일고 있다.
더욱이 <더팩트>취재가 시작되자 내부 단속에 들어가는 등 은폐를 시도하고 제보자 색출까지 나서 비난을 키우고 있다.
이와 함께 권력을 감시·견제해야 하는 책무를 망각하고, 시의회가 불법을 부추기고 있어 ‘의원 자질론’이 의심받고 있다.
16일 시의회에 따르면 사무국 직원 18명은 의정활동 지원을 목적으로 지난달 26일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출장을 신청했다.
이번 출장은 비공식 행사이자 시의원들의 사적 모임인 ‘체육대회’를 지원한 것으로 공무(복무)에 해당하지 않는다. 당연히 체육대회 개최와 관련된 내부결제 공문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사혁신처 공무원 복무제도에 따르면 출장은 ‘상사의 명에 의하여 정규 근무지 이외의 장소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나주시의회 지방공무원 복무조례 제4조(친절· 공정한 업무 처리)에도 공무원은 공사(公私)를 분별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의정활동 지원이라는 구색을 갖춰 공무인 것처럼 위장하고, 출장으로 처리하면서 복무 위반 등의 불법 행위를 일삼은 것이다.
특히 체육대회 예산을 시의원들의 사비로 각출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도덕성 부재가 심각하다.
나주시의회 김정숙 운영위원장은 <더팩트>와의 전화통화에서 "의회 인사권이 독립된 이후 한 번도 직원과 의원 간 화합의 시간을 갖지 못해 체육대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하면서 "직원들 출장 처리는 사전에 조율이 된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어 그는 "예산은 의원들끼리 걷어서 했고 의회 예산을 사용하지 않았다"며 "의회 직원들은 의원과 같이 있으면 어차피 업무와 똑같은 것이다"고 말해 특권의식을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김 위원장과 <더팩트>와의 통화가 끝나자마자 의회사무국은 ‘체육대회 출장비를 신청하지 말라’는 내부 단속에 들어갔으며 제보자 색출에도 나섰다.
사무국 관계자는 "의원들의 활동을 보조하는 것이 저희의 업무"라면서 "출장비를 신청하지 말라는 그런 이야기를 어디서 들은 거냐"고 묻는 등 제보자 찾기에 매달리고 있다.
이 같은 복무 위반에 대해 나주시 감사실 관계자는 "의회가 인사권이 분리되어 있어 감사권이 명확하지 않다"며 "직원 복무는 총무과 소관이다"고 말했다.
이와 다르게 전남도 감사실 관계자는 "나주시의회의 감사권은 나주시에 있다"면서 "공무와 무관한 출장이면 복무규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나주시 자체 감사 규칙 제4조(감사대상기관) 및 제5조(감사대상 사무)에 따르면 의회사무국을 감사대상 기관으로 포함하고 있으며, 소관사무 전반에 대하여 감사를 실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더팩트>가 나주시의회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자료가 일부 누락 의혹이 있어 후속 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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