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학생, “저는 매일 맞을 준비하고 학교 갑니다. 가해자만 보면 두 손이 저절로 모이고 주눅이 듭니다”
최근 밀양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피해자의 모친이 공개한 피해 학생의 팔에 멍자국이 있다./보배드림 갈무리 |
[더팩트ㅣ밀양=강보금 기자] 최근 경남 밀양의 한 중학교 3학년이 상습적인 학교폭력을 당한 가운데, 해당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학교 및 담임교사의 대응이 미흡했던 것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 9일 피해 학생의 모친 A 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보배드림’을 통해 "지난 4일 금요일에 아들이 학교를 마치고 부모님께 할 말이 있다며 앉아보라고 했다"고 게시글을 게재했다.
A 씨에 따르면, 피해 학생은 자신의 양팔을 부모에게 보여주면서 친구들한테 맞아서 멍이 들었다며, 노랗게 삭은 멍을 내밀었다.
피해 학생은 두어달 전부터 괴롭힘을 당했다. 특히 피해 학생과 친한 친구 3명을 다 같이 불러 ‘서로 뺨 때리기’를 시키는 등 약하게 때리면 가해자에게 직접 맞는다며 겁먹은 아이들은 친한 친구들끼리 서로의 뺨을 세게 때릴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가해 학생은 피해 학생들을 모아 "너희끼리 싸워보라"거나 "네(A 씨의 아들)가 다른 아이들을 일방적으로 때리라"며 이러한 방식으로 서로 돌아가며 폭행을 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A 씨 아들뿐 아니라 그의 친구들의 팔에 멍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피해 학생의 정신과 진료 진단서./보배드림 갈무리 |
이날 이러한 이야기를 모두 들은 A 씨는 그날 바로 학교 담임선생과 전화통화를 통해 학교폭력위원회(학폭위)를 열어달라고 요청했고, 담임의 구체적 진술서를 써 오라는 요청에 진술서를 써 다음 월요일에 제출했다고 했다.
특히 A 씨는 "담임선생이 아이들을 불러 확인서를 적어 내라면서 "느그도 똑같다. 시킨다고 다하냐"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학교에 면담을 간 A 씨에게는 "(아이들이) 그렇게 많이 힘들지 않다는 거다. 이런 거 계속 신경쓰고 하시면 부모님만 더 힘들어진다", "가해자가 그렇게 무섭냐? 가해자는 때리니까 무섭고 나는 안때리니까 안무섭냐"는 등의 말을 장난식으로 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이번 일에서 피해를 본 아들이 "저는 매일 맞을 준비하고 학교 갑니다. 가해자만 보면 두 손이 저절로 모이고 주눅이 듭니다"라는 글을 써 놓은 것이 가장 마음이 아팠다고 토로했다.
이에 경남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어떤 사안인지 인지했으며 학교에서 전수조사를 끝낸 상태다"라며 "학폭위 원칙대로 사안을 처리하고 피해학생을 보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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