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장명수 전 총장 잘 늙는 방법 세가지…공부·독서·관심
입력: 2022.11.12 00:01 / 수정: 2022.11.12 00:01

장명수 전북대‧우석대 전 총장 생애사 또는 회고록①

장명수 전 전북대총장(90)은 최근 전주 격동기 반백년 남겨야 할 구술실록과 먹거리 식담론 2권을 냈다. 사진=김도우 기자
장명수 전 전북대총장(90)은 최근 전주 격동기 반백년 남겨야 할 구술실록과 먹거리 식담론 2권을 냈다. 사진=김도우 기자

[더팩트 | 전주=김도우 기자] 1933년생인 장명수 전 전북대 총장은 전북에서는 살아있는 역사책이라고 불릴 만하다.

여전히 책을 쓰고, 강연하며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을 묻자 장 전 총장은 "하루하루 촘촘하게 지낸다"며 "나이는 숫자만이 아니다 두뇌활동을 많이 해야 하고, 내가 많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10여명의 중·고 친구들을 만나는데, 장 전 총장 이야기를 많이 들어준다고 한다.

장 전 총장은 "내가 많이 알아야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친구들도 만나준다"며 "(지금도) 새벽 6시 일어나 일본신문 포함 4개를 정독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요즘 100세는 넘어야 나이 먹었다하지 90은 어디 가서 말도 못한다"고 했다.

장 전 총장은 11일 <더팩트>와의 인터뷰에서 늙지 않는 사람에 관해 ‘계속해서 공부하는 사람’ ‘독서하는 사람’ ‘사회적 관심을 두는 사람’ 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남이야 어떻게 되든 나만 행복하면 된다는 인식이 아쉽다"며 "사회적 관심을 잃어버리면 내 정신력이 약화된다"고 역설했다.

또 "신체는 누구나 다 똑같이 늙게 돼 있다"며 "정신이 늙는 건 사람마다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신을) 어떻게 키우느냐가 문제인데, 자기가 안 키우면 할 수 없다"고 일괄했다.

장 전 총장은 "정년퇴직 이후에는 사회로부터 받은 것을 돌려줘야 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교 정년퇴직하고 아무 일도 안 하고 ‘난 늙었다’ 하고 그냥 있었으면 (나는) 없어질 뻔했다"고 말했다.

장 전 총장은 최근 ‘전주 격동기 반백년(1945~2022)’과 ‘전주음식 먹거리 식담록’(食談錄)을 발간했다.

‘전주 격동기 반백년’은 개인 자서전이나, 생애사는 아니다.

당시 시대 변천 회고 속에서 지은이의 사생활이나 사회생활이 접목되어 있다.

‘전주음식 먹거리 식담록’은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책을 뛰어넘어 전주에서 생활 한 노교수의 생활상이다.

소중한 전라감영 음식 문화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전주 남부시장(남밖장)의 번데기 장사치들이 양철 대야에 이를 담아 팔되, 손님들에게 줄 때는 신문지를 고깔 모양으로 만들어 담아주었다고 기술했다.

대폿집으로 유명한 ‘이화집’은 완산초등학교 건너, 전주시청 전신전화국 골목, 그리고 전주 객사 옆 골목 등 3곳으로 옮기면서 장사를 했다는 기록도 흥미롭다.

장 전 총장은 오는 19일 오전 11시 전북대에서 '전주 도시 아카데미' 북 콘서트를 갖는다.

10시 45분 여는 공연으로 현악5중주, 남성4중창, 이은희의 독창이 선보이며, 축사, 내빈 소개에 이어 김현숙 교수가 저자와의 대화를 한다.

장명수 전 전북대 총장. 사진=김도우 기자
장명수 전 전북대 총장. 사진=김도우 기자

다음은 장명수 전 총장 일문일답.

- 요즘 근황은 어떠신가요.

친구, 딸, 고양이, 강아지가 있어야 사생활이 가능하다. 전북대학교 대학원 강의한다. 학교에서 배우지 않는 것. 별도의 특강한다. 사회단체에서 강의제의 오면 한다. 또 주례. 회의, 축사, 격려 등 공적인 생활도 한다.

- 연세에 비해 건강합니다.

잘 먹고, 잘 잔다. 운동 많이 해야 한다. 즉 자기 관리를 해야 한다. 부모에게 타고난 DNA가 상당히 중요하지만 규칙적인 생활보다 못한 듯 하다.

- 등산도 가끔 다니는 걸로 아는데요.

집 근처 전주역 앞에 도당산이 산책하기 딱 좋다. 1시간 정도 걷는다. 모악산을 한 15년 정도 다녔다. 사람도 만나고, 취미 생활도 하는 차원이다. 모악산까지 가는 시간이 좀 거려 3년 전부터 집 앞 산으로 변경해 다니고 있다.

- 전주 격동기 반백년 남겨야할 구술실록을 최근 발간했어요.

학부 학생들 특강 한 적이 있다. 88서울올림픽이야말로 우리나라 중흥의 시기였다. 학생들이 관심도 없고, 모른다. 88년 이후 출생한 것이다. 아무런 실감이 안 난다고 했다. 그래서 구술 채록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8·15해방과 6·25를 겪었고, 60대 산업화와 80년대 이후 민주화를 겪은 사람들이 아직은 국민 주류라는 생각에 책을 내게 됐다.

- 8‧15 전후 생활사는 흥미로운데요.

사실은 아주 힘든 작업이었다. 왜나면 어디에 적어 놓은 건 아니기 때문이다. 체계적으로 말하기 힘들다. 메모지를 머리맡에 놓고 잤다. 기억을 더듬기 시작해서 말했는데 한 3년 걸렸다.

- 기억과 책이 어떤 관계인가요.

동년배는 나와 같은 시간을 지나왔을 것이다 기억을 되살리지 않으면 기억이 사라지며 역사도 사라진다. 기록한 것은 없다. 구술사를 조직적으로 한 적이 있다. 일제 강점기, 6‧25 전쟁 기록을 100여명의 사람에게 들었던 것이 있다. 그래도 그것을 엮어 내기가 쉽지 않았다.

- 송영애 박사가 채록했나요.

이야기를 하다 선생님 것도 기록해야 한다는 질문에 개인사. 시대상과 함께 엮은 것이다. 자서전 적 의미도 있고, 지나온 시대상을 투영했다. 소시민이 본 전북 근현대사 누군가는 기록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 자서전 의미도 있고 시대상 의미도 있다는 건 뭔가요.

자서전은 유명한 사람이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위대한 사람 자서전과 평범한 사람 자서전은 다르다. 내 책은 평범하면서도 치유가 있어 특별하다. 또 동일시대 사람에게는 아름다운 생각과, 의미가 있다. 현재 사람들에게는 당시 시대 배경 상을 보여 줄 수 있다. 시대 변천사라고 볼 수 있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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