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뚫리는데” 가축방역 수의사 태부족…전북도 33명 뿐
입력: 2022.11.10 18:18 / 수정: 2022.11.10 18:18

전북 가축방역관, 적정인원보다 25명 부족
임상 수의사에 해당하는 "대우 제공해야"


전북도 가축방역관이 법정인원보다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더팩트 DB
전북도 가축방역관이 법정인원보다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더팩트 DB

[더팩트 | 전주=김도우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조류인플루엔자(AI) 등 동물성 전염병 피해가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공중보건 수의사 등으로 구성된 가축방역관이 크게 부족, 대응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의사 대부분이 개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 분야에 편중돼있고 소, 돼지 등 가축 전문 수의사가 부족해 가축방역관을 충원하려 해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10일 전북도·가축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 5일 전북 순창군 유둥면 한 산란계 농장에서 (AI) H5형 항원이 고병원성으로 확산되어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앞서 지난달 부안군 계화면 야생조류 분변에서 고병원성 H5N1형 항원이 검출된 바 있다.

매번 전북지역은 조류인플루엔자 등 고병원성 가축전염병이 발병하는데 수의사 자격이 있는 공무원과 공중방역수의사로 구성된 가축방역관 수는 적정 인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희수 전북도의원(전주 6)은 10일 전북도 행정사무 감사에서 "도내 가축 전염병을 수습하고 예방할 가축방역관은 현재 33명으로, 시·군별 법정 적정인력 58명 중 63%만 확보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축방역관 인력이 25명이나 부족해 가축 전염병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동물위생시험소에서도 수의사 인력이 21명이나 부족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축방역관은 가축의 전염성 질병이 발생하거나 전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필수 인력이지만, 민간보다 높은 업무 강도와 열악한 처우 등을 이유로 지원을 꺼리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10일 전북도에 따르면 최근 수의사 자격증 소지자를 대상으로 가축방역 등 임무를 수행할 수의직 공무원 24명을 선발하기 위해 채용 절차를 진행한 결과, 최종 응시자는 3명에 그쳤다.

전북 가축방역관이 적정인원보다 25명 부족하다. / 방송화 캡처
전북 가축방역관이 적정인원보다 25명 부족하다. / 방송화 캡처

전북도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들을 모두 7급 수의직 공무원으로 채용할 계획이지만, 나이가 모두 50대여서 향후 근무 기간은 길어야 10년이 채 되지 않는다.

더구나 올해 들어 전북에서 가축방역관으로 활동 중인 수의사 9명이 공직을 중도에 포기하고 떠나 인력 부족 사태가 악화한 셈이 됐다.

가축방역관은 필기와 면접 등 전형을 통해 치열히 경쟁해야 하는 일반 공무원 채용과 달리 간단한 면접만 통과하면 7급으로 공직 생활을 할 수 있다.

그런데도 가축방역관 지원과 활동을 기피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업무 강도가 높은 데다 민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보수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 가축방역관은 "연중 절반을 비상 근무할 정도로 업무가 과다한 반면 보수는 일반직과 동일하고 승진의 문이 좁아 매력을 느끼지 못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가축방역관은 연중 가축 출하 전 각종 검사를 비롯해 전염병 예방을 위한 임상예찰 등을 수행한다.

특히 AI,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각종 질병 확산을 방지하고 전염병 발생 시 차단방역을 위해 시료 채취를 하고 살처분 현장의 지도 감독까지 실무 업무를 도맡아야 한다.

매년 겨울철 반복하는 AI의 경우만 해도 전북에서는 2020년 88개 양계농가에서 16건이 발생해 406만2000마리를 살처분했고, 지난해에는 10개 농가에서 7건이 발생해 닭 31만8000마리를 긴급 살처분했다.

가축병원을 운영하는 한 수의사는 "공직 분야에서의 수의사 충원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직 수의사에게도 임상 수의사에 해당하는 대우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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