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아연광산 고립자가 극적으로 구조돼 동료들과 포옹을 하고 있다/경북소방본부 제공 |
[더팩트ㅣ안동·봉화=이민 기자] 경북 봉화 (주)성안엠엔피코리아 광산 매몰사고 관련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본격 수사가 시작됐다.
5일 경북경찰청은 ‘봉화 아연광산 매몰 사고’ 관련 전담수사팀(3개팀 18명)을 편성해 사고원인 규명을 위한 본격적 수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6일 오후 6시쯤 해당 광산에서는 인부 7명이 3조로 나눠 해당 광산 지하 제1수갱에서 굴진 작업 중 갱도 하부 46m 지점에서 300~900여t으로 추정되는 뻘이 밀려 들어와 수직갱도로 쏟아졌다.
붕괴사고가 나자 지하 30m 지점서 작업하던 인부 2명은 이날 오후 8시쯤 자력 탈출했고, 지하 90m 지점에서 작업하던 3명은 이날 오후 11시쯤 제2수갱에서 탈출했다. 하지만 지하 제1수갱 260m(제2수갱 450m) 지점에서 작업을 하던 A씨와 B씨는 갱도에 갇힌 채 연락이 끊겼다.
광산업체 측이 자체 구조작업을 벌이다 여의치 않자 다음날인 27일 오전 119에 신고했다. 붕괴사고 15시간여만이다.
갱도에 고립된 이들은 구조당국에 의해 고립 221시간 만인 전날 오후 11시 4분쯤 구조됐다.
특히 이번 붕괴사고의 원인으로 갱도안에 쏟아져 내린 뻘이 광물에서 아연을 빼고 남은 ‘슬러지’가 갱도 인근에 불법으로 묻혀있다가 갱도로 흘러들어 화를 키웠다는 실종자 가족의 주장이 제기됐다.
구조현장 브리핑에서 실종자 가족 C씨(50대·여)는 "평소 남편이 갱도 인근에 불법으로 매립된 ‘슬러지’가 갱도로 밀려들면 상당히 위험하다고 언급한 것을 들었다"면서 "광산업체측은 갱도에 쏟아진 ‘뻘’의 정체를 명확히 밝혀라"고 광산업체를 압박했다.
그러면서 "광산관계자는 지난 8월 붕괴사고로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이번에 또 언론에 알려질까봐 회사 자체적으로 구조작업을 통해 구출하려다 안 돼서 119에 신고했다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댔다"고 말했다.
광산업체 이상권 부소장은 "갱도에 쏟아진 ‘뻘’은 절대로 ‘슬러지’가 아니다"며 "뻘이 생기는 원인도 알수없고, 갱도에 뻘이 흘러드는 경우는 대비해 놓지 않았다"고 둘러댔다.
소방당국은 "갱도에 쏟아진 ‘뻘’이 언제 어떻게 생성된 것인지 명확히 판단하기 힘들다"면서 "갱도에 쌓인 ‘뻘’과 광산 외부에 쌓아놓은 ‘슬러지’의 성분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해당 광산업체는 아연, 납, 철 등을 생산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에도 이 광산에서 갱도가 붕괴 돼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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