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질적 개선‧미래교육 투자 사용"
대전시 "지방채 1조 발행했는데 교육청은 남는 예산 기금 적립"
31일 대전시의회 공감실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 개편 흐름과 향후 대응방안 정책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 대전=라안일 기자 |
[더팩트 I 대전=라안일 기자] 대전 교육계가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움직임에 반대했다.
31일 대전시의회 공감실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 개편 흐름과 향후 대응방안 정책토론회’에서 대전시 공무원을 제외한 모든 패널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에 반대를 표했다.
정부는 최근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지방교육재정 중 일부를 떼 대학과 평생교육에 지원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을 추진 중이다.
이날 패널로 나선 신정섭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전지부장은 "예년에 비하면 대전교육청 곳간이 많이 쌓인 편이다. 초과 세수로 4800여억원을 기금으로 적립했다"며 "돈 쓸 곳이 엄청 많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과밀학급 해소, 미래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 등에 많은 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지부장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대전시 유아교육비 아동수당 형태로 지급 △친환경 무상급식 확대 △단설유치원 확충 및 거점형 특수학교 신설 등에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윤경 대전교사노동조합 위원장도 "학생들의 밝은 미래와 선진국 수준의 교육환경 조성을 위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어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유‧초‧중학교에 사용되는 지방교육재정 중 일부를 떼어 대학 및 평생교육에 지원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학생 수는 감소했지만 학교 수, 학급 수 등이 증가한 최근 통계조사와 맞지 않는다. 재정 당국은 학생 수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교육의 질적 개선과 미래교육을 생각한다면 지방교육 재정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현주 대전교육청 기획예산과장은 "유‧초‧중등교육의 열악한 교육환경의 개선, 미래교육으로의 전환을 조금이라도 고려한다면 이 같은 논의는 교육적 근거가 매우 부족한 근시안적 접근"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학령인구 수 감소를 두고 교육재정 규모의 축소를 논하는 것이 아닌 유‧초‧중등교육 환경의 질적 전환을 위해 지방교육재정은 오히려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정기현 전 대전시의회 교육위원장도 "학생 수가 줄어든다고 비례해서 비용이 감소하는 것이 아니므로 학생수 감소를 근거로 교육재정교부금을 축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교육청으로 전출금을 주는 대전시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에 찬성했다.
이종민 대전시청 교육협력팀장은 "대전시는 2022년 연말 기준 1조원의 지방채를 발행하면서 사업을 추진하는 상황이지만 교육청은 부채도 없고 늘어나는 예산을 쓸 곳을 찾지 못해 기금으로 적립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도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 지방교육세 항목을 제외한 보통세입과 담배소비세입의 일정률에 해당하는 금액을 교육비 특별회계로 전출하도록 한 규정을 폐지하거나 비율을 대폭 축소해 그 재원을 시‧도의 교육 관련 산업 및 평생교육 강화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자는 요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주제 발표를 한 하봉운 경기대학교수는 지자체와 교육청 간 공동사업비 제도를 활성화하자고 제안했다.
하 교수는 "지자체와 교육청의 협업이 가능한 사업에 대해 양자가 재원을 공동 편성‧집행할 수 잇는 제도"라며 "이미 확보한 재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지역 주민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부여하기 위한 연계와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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