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회 광주여성영화제 11월 9일 개막
입력: 2022.10.26 16:16 / 수정: 2022.10.26 16:16

소수자 연대부터 광주의 생존 이야기까지, 55편 영화 18개 프로그램 마련

제13회 광주여성영화제 개막작 정가원 감독의 ‘무브@8PM’ 스틸컷/영화제집행위 제공
제13회 광주여성영화제 개막작 정가원 감독의 ‘무브@8PM’ 스틸컷/영화제집행위 제공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13회 광주여성영화제가 오는 11월 9일부터 13일까지 광주극장, CGV광주금남로, 온라인 상영관에서 진행된다. 11월 9일 저녁 7시, 광주극장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총 55편의 영화(장편 17편, 단편 38편)가 상영되며 많은 게스트들과 함께 하는 다양한 토크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13회 광주여성영화제의 캐치프레이즈는 '이기는 목소리'이다. 최근 광주 연극계에서는 오랫동안 차마 말하지 못했던 미투가 터져나왔다. 다른 지역에 비해 광주에서는 매우 늦게서야 진실이 발화되었다. 이에 광주여성영화제는 끊이지 않는 미투 피해 생존자를 주목하고, 소수자들의 작은 목소리와 연대하여 이기는 함성이 되길 바라며 올해의 캐치프레이즈를 선정하였다. 준비된 55편의 영화(장편 17편, 단편 38편)와 다양한 프로그램에는 응원과 연대의 마음이 담겨 있다.

11월 9일 저녁 7시 광주극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에는 제2회 세계여성공연예술축제 ‘글로윙 아티스트 쇼케이스’에서 ‘글로윙 아티스트’로 선정된 부산의 청년극단 ‘옆집우주’의 공연을 마련했다. 개막 공연 ‘갈림길에 선 여자’는 ‘지역 청년 여성 연극인’이 겪는 딜레마를 표현한 연극이다.

개막작은 정가원 감독의 ‘무브@8PM’이다. 정가원 감독은 여성주의 미디어 액티비즘 그룹 연분홍치마의 활동가이자 춤추며 저항하는 퀴어 댄스팀 큐캔디의 일원으로서 카메라를 들고 큐캔디 멤버들의 면면을 찍었다.

춤을 추면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 같아 춤을 추게 된 ‘이안’, 돌을 좋아하고 만지고 공부하는 환상적인 랩 실력의 소유자 ‘돌’, 비보잉의 귀재이자 장애인 인권 운동가 ‘김유스’를 중심으로 그들의 정체성 문제를 다룬다.

광주여성영화제 집행위는 퀴어 페미니스트 댄서들이 거리에서 춤추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또 다른 소수자들과 연대하는 이야기에 주목하여 개막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폐막작은 오재형, 임영희 감독의 ‘양림동 소녀’이다. 화가와 피아니스트, 영화감독의 경계를 넘나들며 ‘예술 잡상인’이라고 자처하는 오재형 감독이 이번엔 어머니 임영희 님과의 작업으로 돌아왔다.

‘양림동 소녀’는 어머니 임영희 님의 내레이션과 손수 그린 애니메이션으로 진행되는 자전적 다큐멘터리다. 자신의 유년 시절부터 80년 5월 광주 항쟁, 그리고 오늘까지 이어지는 생존의 이야기가 아름답고 용감하게 펼쳐진다. 집행위는 광주의 근현대사가 녹아든 임영희 님의 일생을 다룬 작품이 13회 광주여성영화제의 대미를 빛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폐막작으로 선정했다고 이유를 전했다.

13회 광주여성영화제는 총 18회의 프로그램 이벤트를 준비하였으며, 35명의 감독, 배우, 작가 및 활동가 등 다양한 게스트들과 함께한다. 특히 광주지역 연극계 성폭력 사건에 주목하고, 생존자와 연대하여 문화예술계의 성평등한 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지역 여성예술인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다수 마련했다.

‘상상서울’, ‘생태교란종’ 상영 후에는 ’광주에서 여성 예술인으로 산다는 것은‘이라는 주제로 ’지역‘, ’여성‘, ’예술인‘ 키워드가 교차하는 이야기와 고민을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또한 최근 미투운동 이후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기 위해 포커스 토크 ‘이기는 목소리’가 마련된다.

‘해미를 찾아서’, ‘백야’ 상영 후 여성학자 권김현영, 허지은 감독, 장도국 배우와 함께 연극계 내 성폭력 사건을 조명하고 미투운동 이후를 조망하는 토크가 펼쳐진자.

이 외에도 한국의 두 번째 여성감독 홍은원 감독의 1962년작 <여판사>와 올해의 화제작 신수원 감독의 ‘오마주’를 보고 이화경 작가와 함께 여성 창작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이화경의 클로즈업’, 핀란드 영화 ‘걸스 걸스 걸스’ 상영 후 풍자와 해학의 레즈비언 유튜버 예지주가 진행하는 ‘레이디 상담소’, ‘수프와 이데올로기’ 상영 후 양영희, 김희정 감독의 ‘감독 VS 감독’ 등 지역에서 활동하는 여성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은 토크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올해 신설된 특별 프로그램은 동시대 위대한 여성감독의 ‘마스터클래스’다. 첫 마스터클래스의 주인공은 ‘화차’의 변영주 감독이다. ‘변영주의 마스터클래스’는 영화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은 관객과 여성 창작자들이 변영주 감독만의 연출론을 전수받을 수 있는 특별한 클래스다.

마스터클래스에 이어 새롭게 기획한 전시 ‘여성감독의 책상’의 주인공 또한 변영주 감독으로 선정되었다. 치열한 창작의 공간인 감독의 책상을 보며 여성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감을 제공하고자 한다. ‘여성감독의 책상’은 11월 10일부터 13일까지 CGV광주금남로점의 2층에서 관람할 수 있다.

광주여성영화제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은 귄 단편공모에 올해도 뜨거운 관심이 이어졌다. 400편이 넘는 출품작이 접수되었으며 예심을 통해 12편의 본선 진출작이 선정되었다.

본선 심사 및 관객심사를 통해 귄 작품상(상금 100만원), 귄 특별상(상금 50만원), 귄 관객상(상금 50만원) 총 3개 부문을 시상할 예정이다. 본선 심사위원으로는 영화 ‘태어나길 잘했어’의 최진영 감독, 광주여성민우회 최희연 대표, 12회 귄 단편공모 작품상 수상작 ‘행인’의 허지은 감독이 위촉되었다.

10월에 모집한 관객 심사단 30명은 본선 진출작 12편을 관람한 뒤 직접 귄 관객상을 선정한다. 시상은 폐막식 때 진행될 예정이다.

말라위와 미국을 오가는 거대한 스케일로 기후위기를 논하는 ‘개미와 베짱이’, 소의 울음이 영화 언어를 통해 발화되는 ‘카우’, 전국 각지에서 저마다의 이유로 투쟁하는 사람들을 담은 ‘봄바람 프로젝트-여기, 우리가 있다’, 혐오와 차별에 저항하는 다양한 퀴어의 목소리를 담은 영화들, 개막작인 ‘무브@8PM’을 비롯해 ‘홈그라운드’, ‘공작새’, 폭력적인 관계로부터 벗어나고 이겨내는 과정을 담은 ‘사랑의 고고학’, ‘경아의 딸’, 중년 여성의 때늦은 독립을 응원하게 되는 ‘다섯번째 방’ 등 사회 주변부에 위치한 소수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은 신작 영화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매년 활발한 네트워킹을 이어오고 있는 광주여성영화제는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지역 여성 문화 예술인들과의 다양한 연대의 자리를 준비했다. 작년에 이어 네트워킹 시간 ‘네시’가 세 차례 진행될 예정이다.

‘광주여성문화예술인 네트워크 파티’, ‘지역여성영화제 간담회’, ‘광주여성영화제의 밤’까지 올해의 캐치프레이즈처럼 장르와 지역을 넘어 더 많은 여성들의 목소리를 모아 함께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된다. 특히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되었던 ‘광주여성영화제의 밤’을 3년만에 재개하여 더욱 주목받고 있다.

광주여성영화제는 다양한 사정으로 극장에 찾아오기 어려운 관객들을 위해 극장 상영 외에도 온라인 상영관을 운영한다.

올해는 시각, 청각 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독립영화를 엄선한 ‘배리어프리 특별전’과 광주에서 만들어진 신작 독립영화를 엄선한 ‘메이드 인 광주’ 상영작 일부를 온라인으로 볼 수 있다.

온라인 상영작들은 광주여성영화제 홈페이지에 가입, 로그인한 뒤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일반 상영작은 CGV 광주금남로에서 상영된다. 전편 무료상영이나 광주여성영화제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예약을 실시한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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