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강서' BRT 100억 적자에 교통사고 빈발…BRT·전용차로 '유명무실'
입력: 2022.10.24 17:35 / 수정: 2022.10.24 17:35

허종식 의원 "국내 도로 사정 고려해 BRT의 도입 취지 근본적으로 다시 고민해야"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국회의원 사진/더팩트DB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국회의원 사진/더팩트DB

[더팩트ㅣ인천= 김재경기자] 누적 운영적자가 100억 원이 넘는 인천 청라~서울 강서 노선에 투입된 BRT가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24일 국회 국토위 소속 민주당 허종식(인천동구미추홀구갑) 의원이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청라~강서 BRT 노선의 누적 운영적자가 103억2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청라~강서 BRT의 연도별 운영손익을 살펴보면 △2013년 24억2000만 원 △2014년 13억5000만 원 △2015년 9억 원 △2016년 6억7000만 원 △2017년 6억2000만 원 △2018년 5억 원 △2019년 8억1000만 원 △2020년 9억8000만 원 △2021년 12억1000만 원 △2022년 8월 현재 8억6000만 원으로 개통 후 매년 운영적자를 기록했다. 누적 운영적자는 103억2000만 만원에 달한다.

문제는 운영비를 인천시가 100% 부담한다는데 있다.

인천 청라에서 강서 화곡을 잇는 청라~강서 BRT 노선은 지난 2013년 7월 개통했으며, 인천시가 운영비를 100% 부담하는 공영형 간선급행버스체계로 인천교통공사가 운영사로 참여하고 있다.

청라~강서 BRT는 당초 전용차량·전용차로 등을 도입하면서 ‘땅 위의 지하철’을 표방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같은 운영적자는 모두 인천시 예산으로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 인천계양~부천대장 노선(6500억 원)과 인하대~루원시티 노선(361억 원)에도 S-BRT가 도입될 계획이다.

인천의 BRT 노선에만 총 74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 셈인데, 청라~강서 노선과 같이 운영적자가 발생할 경우, 인천시민이 부담할 세금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운영적자가 매해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교통사고마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어 BRT 시스템이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근 3년간 인천의 BRT 교통사고는 총 208건 발생했다. 2019년 51건, 2020년 51건, 2021년 70건에 이어 2022년 8월말 현재에도 36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유형별로는 신호위반이 57건(32%), 차선위반이 67건(27%), 불법유턴이 27건(13%) 순으로 나타났다.

상대 차량이 일반도로에서 BRT 전용차로 쪽으로 끼어들거나, BRT 전용차로를 끼고 불법좌회전, 불법유턴하는 행위가 BRT 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BRT 전용차로를 무시하는 경우가 다수로 확인된 것이다.

허종식 의원은 "BRT가 ‘땅 위의 지하철’을 명분으로 무리하게 추진됐다가 안전도, 이윤도 확보하지 못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며 "곧 S-BRT 시대가 열린다는데, 1세대 BRT도 제대로 완료되지 않아 ‘눈 가리고 아웅’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BRT가 ‘신교통시스템’이라는 허울 좋은 구호에 그친 것이 아닌가 의심되는 만큼, 국내 도로 사정을 고려해서 BRT의 도입 취지를 근본적으로 다시 고민해봐야 할 때가 왔다"고 덧붙였다.

infac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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