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수 당선 7개월만 ‘100억대 리조트’ 인허가 ‘작전’ 의혹…시행사는 무자격자
입력: 2022.10.21 13:46 / 수정: 2022.10.21 13:46

함평군, ‘문제없다’ 해명했다가 무자격자에게 허가한 사실 인정
상급기관 문의해 해결 방법 찾겠다…시행사는 추가로 고발조치


함평군 함평읍 석성리 돌머리해수욕장 인근에 들어서는 5개동 53실 ‘A리조트’의 시행사가 기본적인 자격요건인 부동산개발업등록증을 갖추지 못했는데도 함평군이 건축허가를 내 준 사실이<더팩트> 취재결과 드러나면서 강한 유착 의혹이 제기된다./함평=문승용 기자
함평군 함평읍 석성리 돌머리해수욕장 인근에 들어서는 5개동 53실 ‘A리조트’의 시행사가 기본적인 자격요건인 부동산개발업등록증을 갖추지 못했는데도 함평군이 건축허가를 내 준 사실이<더팩트> 취재결과 드러나면서 강한 유착 의혹이 제기된다./함평=문승용 기자

[더팩트 l 광주=문승용 기자] 전남 함평군 함평읍 석성리 돌머리해수욕장 인근에 들어서는 5개동 53실 ‘A리조트’의 시행사가 기본적인 자격요건인 부동산개발업등록증을 갖추지 못했는데도 함평군이 건축허가를 내 준 사실이 <더팩트> 취재결과 드러나면서 강한 유착 의혹이 제기된다.

이 건축허가를 내준 담당자는 이상익 군수의 건축민원 해결사로 청내에서 군수 측근으로 익히 알려져 있고 전주 이씨 종친이며 비서실장으로 물망에 오르기도 한 인물이다. 또한 시행사는 이 군수의 복심이자 비선실세로 알려진 김 모 씨와도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21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함평군은 (유)보**(이하 A리조트)이 2020년 3월 취득한 건축허가를 11월 9일 취소하고 이날 곧바로 함평읍 석성리 560-16번지 외 6필지의 토지 4167㎡(임야3615㎡, 전 552㎡), 건축면적 6094.77㎡의 규모로 5개동 53실의 숙박시설과 일반음식점 등 건축설계변경을 신청했다.

이 당시 설계변경은 첫 허가를 훌쩍 넘어선 대지면적과 연면적이 늘어난 것이며 ‘부동산개발업의 관리 및 육성의 관한 법률’ 제4조 및 시행령 제3조(부동산개발업의 등록 대상 등)에 따라 토지면적 3000㎡가 넘는 부동산을 개발할 경우 부동산개발행위등록(면허) 요건을 갖춰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평군은 11월 25일까지 각 부서별 복합민원 협의를 거쳐 2020년 12월 18일 한 차례 도시계획위원회 재심의 의결을 거쳐 이듬해인 2021년 1월 21일 도시계획위원회의 조건부의결을 받아 같은 해 3월 5일 건축(신축)설계변경을 허가했다.

군 도시계획위원회는 함평군이 건축신청자의 서류 검토를 거쳐 적합할 경우 도시계획위원회 개최를 실무부서에 요청할 수 있으나 건축허가팀은 기본 사항인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했는데도 도시계획위원회 개최를 진행했다. 일선 전남 시군에서는 신청을 반려하고 자격요건을 갖추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함평군은 A리조트가 주택건설사업자등록증을 보유해 건축허가는 문제가 없다고 당당히 맞섰다. 심지어는 A리조트가 최초 건축허가를 받은 것은 두 개의 법인인 사실을 숨긴 채 A리조트가 처음부터 건축을 해 온 것으로 문서를 작성해 거짓으로 해명했다.

함평군이 <더팩트>에 해명한 ‘(유)보**의 건축허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초 허가내용으로 △함평읍 석성리 560-16외 2필지 △대지면적 3085㎡ △연면적 2625㎡ △주용도 숙박시설 △동수 10 △허가일 2020년 3월 30일 △착공일 2020년 10월 13일로 해명했다. 그러나 이 현황은 A리조트가 아닌 ㈜더애*이 건축허가 받은 내용이다.

이보다 더 의혹이 쏠리는 것은 이 두 법인이 최초 건축허가 받을 당시에는 자격요건이 필요하지 않았으나 ㈜더애*이 사업을 포기하면서 A리조트가 ㈜더애*의 사업을 인수하고 A리조트 측이 취득한 건축허가를 취소하며 설계변경허가가 쉽게 이뤄진 배경이다.

게다가 행정절차상 하자가 발생한 때에는 건축허가신청을 반려하고 자격요건을 갖추도록 한 뒤 허가접수와 허가가 진행되는 절차를 감안하면 A리조트의 건축허가는 불법으로 보기에 충분하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함평군은 A리조트가 준공서류를 제출하면 준공과는 다른 문제라며 준공을 허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함평군이 이러한 문제를 사후 조정으로 준공을 허가할 경우 유사 사례에 대한 선례로 남아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여 강력한 대응이 요구된다.

함평군 관계자는 지난 19일 "시행사가 주택건설사업자등록이 되어 있어 부동산개발업등록증이 없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20일에는 "처음하는 사업이어서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고 무자격자에게 건축허가 한 사실을 인정하고 "상급기관인 전남도와 국토부에 문의해 해결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두 달여 동안 '허가사항에는 문제가 없다.'고 당당히 맞선 때와는 달리 머리를 숙이며 "A리조트를 추가로 고발조치하겠다"고 했다.

<더팩트>는 취재 과정에서 거짓 문서를 제작해 제공하고 거짓해명으로 일관해 온 사실 등을 좀 더 자세히 다루기 위해 부동산 관련 전문가를 비롯한 변호사 등과 함께 하는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심층취재를 이어가기로 했다.

특히 시행사 천 대표가 2016년 함평군 손불면 석창리 11** 자연환경보전지역 내 해변과 가까운 공익용 산지(보전산지)에 주택 허가와 산지전용 등을 득하지 않고 불법으로 4채의 주택을 건축(<더팩트> 4월 23일 ‘6년간 꿋꿋했던 불법 건축물 4채’...지자체는 몰랐을까? 보도 참조)해 함평군 관계자들과 지역에서 활동하는 유력 인사들을 로비했다는 제보자의 주장에 대해서도 취재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 리조트의 건축허가는 이상익 군수가 2020년 4월 보궐선거에 당선되고 취임한 지 7개월 만이다. 더욱이 시행사 천 모 대표는 지역 유명 식당 둘째 아들로 알려졌으며 <더팩트> 취재를 무마하려고 애써 온 지역 일간지 김 모 주재기자와 사돈지간으로 전해졌다. 일간지 김 기자는 이 군수의 오랜 벗이자 지방선거에서 2차례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조직을 총괄 운영하고 현재는 이 군수의 비선 실세로 군청 인사와 관급자재, 공사발주 등에 개입한다는 입살에 오른 김 모 씨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2월 완공한 A리조트 앞 진출입로 포장공사와 주차장을 마련한 ‘어촌휴양단지 기반시설 조성사업./함평군 제공
2017년 2월 완공한 A리조트 앞 진출입로 포장공사와 주차장을 마련한 ‘어촌휴양단지 기반시설 조성사업./함평군 제공

이 뿐만 아니라 함평군은 시행사 천 대표가 리조트 건축허가를 신청하기에 앞서 2018년 개정한 조례(계획관리지역에서 안마시술소를 제외한 모든 행위 가능), 그리고 2021년 4월 개정한 조례(바닥면적 3000㎡ 이상은 심의위원회 개최), 2019년 정부공모사업 어촌 뉴딜300 선정(국비 65억 총 사업비 93억), 2017년 2월 완공한 A리조트 앞 진출입로 포장공사와 주차장을 마련한 ‘어촌휴양단지 기반시설 조성사업(2억원)’ 등이 A리조트의 활성화를 위해 함평군이 협조한 사례로 보고 이에 대한 의혹을 심층 취재·보도할 예정이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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