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 5박 6일 4000만원 들여 벤치마킹 떠나...
전남 영광군 공무원과 영광군의원이 일본의 ‘고향납세제’ 등을 벤치마킹한다는 명목으로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영광=이병석 기자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 픽사베이) |
[더팩트ㅣ영광=이병석 기자] 내년 1월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에 앞서 일부 전남 영광군 공무원과 영광군의원이 선진지 견학을 구실 삼아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고향사랑기부제와 일견 비슷한 일본의 ‘고향납세제’ 등을 벤치마킹한다는 명목이지만 이번 견학을 바라보는 지역민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18일 영광군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오는 22일까지 5박 6일 일정으로 일본 이즈미사노시와 아리타시에서 영광군 방문단이 선진지 견학에 나섰다.
견학 참여 인원은 영광군의원 3명, 영광군의회 전문위원 1명, 영광군청 실·과·소 직원 12명, 읍·면사무소 직원 3명 등 19명으로 꾸려졌으며 소요예산은 4000만원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방자치단체에 개인이 기부하면 금액에 따라 일정 비율의 세제 혜택과 함께 지역 특산품을 답례로 제공하는 것’을 주 골자로 담고 있다.
이는 높은 수준의 행정 역량을 필요로 하는 제도가 아니기에 견학에 대한 실효성 논란을 넘어 외유성 견학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영광군 공무원노조 누리집 자유게시판에 글을 남긴 작성자 A씨는 "고향사랑기부제 관련 일본으로 벤치마킹을 간다는데(예산 4000만원 들여서) 참 영광군은 돈이 많다 못해 썩어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며 영광군의 이 같은 행태를 꼬집었다.
그러면서 "1인당 240만원 들여서 5박 6일 동안 가는 거 같은데 관련된 사람만 가면 되지... 너무 과하다"고 덧붙였다.
A씨의 충고대로 군청 실무자 위주의 견학이었다면 벤치마킹이라는 진정성이 의심받지 않았을 텐데, 업무적 연관성이 모호한 군의원들이 포함된 대규모 방문단 구성이 논란을 자초한 셈이다.
지역의 여론도 영광군의회 일부 의원들의 일본 방문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쌀전업농인 B씨는 "해당 제도 실무자들의 일본 견학은 어쩔 수 없다 치지만 군의원들의 일본 방문은 좀처럼 이해할 수 없다"면서 "그들이 무엇을 배워올지 사뭇 기대된다"고 에둘러 비난했다.
그는 이어 "유례없는 쌀값 폭락에다 고물가·고금리에 농민들이 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일본을 방문할 게 아니라 피폐해진 농업의 활로를 위해 들판을 찾았어야 했다"고 군의원들을 직격했다.
영광군 관계자는 "금번 일본 방문에 소요되는 경비는 지방 세정 종합평가 시상금으로 충당했다"며 "지방 세입 담당자의 사기 진작과 직무역량 강화 등을 위해 연수를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고향사랑기부제는 고향에 대한 건전한 기부문화를 조성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2021년 10월 19일 제정됐으며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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