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이 100%의 지분을 출자·소유 중인 기술지주회사가 적자 상황에서도 접대비 명목으로 유흥업소를 드나들며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광양·구례·곡성)이 전남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남대 소유 기수지주회사의 지난 2016~2018년 3년간 지출내역을 보면 접대비로 각각 3047만원, 2095만원, 1457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결제처가 유흥업소로 확인된 금액은 총 73건에 3871만원으로 드러났다.
서 의원실이 내놓은 분석자료에 의하면 영수증이 없어 확인이 안 되는 건까지 다하면 유흥비로 쓴 총액이 약 5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결제 건은 자필로 금액을 쓴 쪽지만 첨부되어 있을 뿐, 제대로 영수증빙 자료가 첨부되지 않았다는 것이 서 의원실의 전언이다.
전남대 기술지주회가가 이 기간동안 15억원의 정부출연금을 받았고 매출은 고작 2억원에 그친 상황을 감안하면 국고보조금으로 회사를 경영했고 유흥비도 사실상 국비를 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전남대측의 기술지주회사의 법인카드 유흥업소 사용 문제에 대한 지도·감독권이 전혀 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대학 총장이 산학협력단을 1년에 1회 이상 감사하도록 규정돼 있음에도 이러한 감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전남대의 묵인 혹은 감독소홀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전남대 대외협력실 한 관계자는 "서 의원이 지적한 유흥비 지출 내역은 다 맞다"고 인정하고 "회사 설립 초창기에 영업활동에 치중하다 보니 유흥비 지출이 있었던 것 같다. 대학 측의 감사도 있었지만 세세히 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실제 전남대는 산학협력단 감사에서 전체적인 지출 금액에 관해서만 확인했을 뿐, 그동안 지출 회계에 대한 세부 사항은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전남대 기술지주회사는 2016년부터 약 121억원의 정부 지원 사업을 수주했으며 22년도 상반기까지 약 64억원이 수익으로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남대 기술지주의 최근 6개년도 누적 순손실이 약 5억2000여만 원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기술지주회사의 특성상 정부의 국고보조금 없이는 자생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전남대 기술지주회사는 지난 2011년에 설립돼 초창기에 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동용 국회의원은 "세금이 들어가는 사업을 수주해서 운영하는 국립대학교 기술지주회사는 설립과 운영 취지면에서 일반 사기업과는 결이 다르다"라고 전제하고 "전남대 뿐만 아니라 국립대 기술지주회사가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고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사업성과와 공공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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