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층서 추락한 3살 아기 구한 초등생들 찾습니다"…창원시의회 표창 계획
입력: 2022.10.11 17:06 / 수정: 2022.10.11 17:17

이우완 창원시의원 초등학생들과 함께 3살 아기 구해

지난 9일 창원시내의 한 아파트 5층에서 3살 아기가 추락했다. 사진은 아기가 추락한 아파트 화단./이우완 창원시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지난 9일 창원시내의 한 아파트 5층에서 3살 아기가 추락했다. 사진은 아기가 추락한 아파트 화단./이우완 창원시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더팩트ㅣ창원=강보금 기자] "퍽!" 지난 9일, 일요일 오후 4시 30분쯤 거실 밖 아파트 화단에 무언가 둔탁하게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소리가 난 곳을 내려다 보니, 놀이터에서 금방까지 놀고 있던 초등학생들이 우리집 베란다 창문 앞에서 웅성거린다.

아이들 사이에는 더 어린, 아니 너무나도 작고 여린 3살배기 여자아기가 넋이 나간 표정으로 눈만 꿈뻑거리며 누워 있다.

그제서야 아이들의 웅성거림이 제대로 의미를 가진 말로 들리기 시작했다. "아가야 괜찮아?", "119에 어서 신고해야해", "119죠!"...

순간 뇌의 회로가 정지선을 탄 느낌이 들었다가 번쩍 하고 섬광이 스치며 발은 이미 현관을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신발을 꺾어신고 달려나가보니 아이들이 아기를 안아서 벤치에 눕히고는 119에 전화를 걸어 출동 요청을 하고 있었다.

나는 벤치에 누운 아기의 상태를 살피며 입고 있던 잠바를 벗어 아기를 급히 감싸고 아이들에게 전화기를 넘겨 받아 119 상황실에 아기의 상태와 상황을 설명했다.

그 때 아이들이 일제히 아파트 위를 올려다 보더니, "아! 저기 5층집 창문이 열려 있어"라며 아기가 아파트 5층에서 추락한 것을 추리해 냈다.

넋이 나간 표정으로 울음 한 번 터트리지 않던 아기는 경찰과 소방구급대가 오고 있는 동안 이제서야 상황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는지 울음을 터트렸다.

곧바로 아기를 감싸 안고 등을 토닥여 주니 몸부림과 울음을 그치고 다시 안정을 찾는 듯 했다.

그리고 구급차와 경찰차가 도착했다는 소식에 구급차가 진입할 수 있는 곳까지 아기를 안고 나오는데, 저 멀리 누가 봐도 아기의 엄마로 보일만큼 낯빛이 사색이 된 엄마가 장바구니를 들고 달려왔다.

엄마는 아기가 잠든 것을 보고 잠시 마트에 다녀오는 길이라고 했다.

이후 소방관계자를 통해 아기는 등에 찰과상을 입은 것 외엔 별 외상은 없다고 전해듣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아기가 떨어진 지점을 다시 잘 살펴 보니 꺾인 나뭇가지가 여럿 보였다. 맞다. 6~7년 전, 1층 집인 이곳에 이사를 오며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나무를 심어달라고 관리소에 요청해 심었던 나무가 3m넘게 자라나 아기가 떨어지는 속도를 줄여줘 큰 사고를 막았던 것이다.

기적은 이렇게 일어나는 것일까. 아무런 연관성도 시기도 상관 없이 한 행동이 우연히 누군가를 살리기도 할 수 있구나. 더욱이 아기가 떨어지자 마자 누구보다 빨리 아기에게 달려와 아기를 달래가며 안전한 곳으로 옮겨 119에 신고를 한 그 초등생들 역시 정말 대견하고 또 대단하다.

위 내용은 이우완 창원시의원의 경험담을 생생하게 풀어본 이야기다. 창원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4시 30분쯤 창원시내의 한 아파트 5층에서 3살짜리 여자아이가 지상 화단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우완 창원시의원은 <더팩트>와의 전화통화에서 "5층에서 아기가 떨어졌을 때 적극적으로 대처한 초등학생들은 5~6명 정도 됐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특히 추락한 아기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한 초등학생에 대한 인적사항이 있어서 해당 아이들을 곧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소방관계자의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창원시의회는 추락한 아기를 발견하고 119에 신고하는 등 적극적인 대처로 아기를 지킨 초등학생들에게 의장 명의의 표창을 수여할 계획이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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