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동 의원이 대정부 질문을 하고 있다/김형동 의원실 제공 |
[더팩트ㅣ안동·예천=이민 기자] 기업들의 자원재활용 의무를 대행하는 환경부 인증기관이 기업들이 낸 분담금을 환경부 승인 없이 위험자산에 투자했다가 2억 원 이상의 손실을 내고, 이을 숨기기 위한 회계 조작 정황까지 드러났다.
1일 김형동 (국민의힘, 안동·예천)국회의원 사무실에 따르면 전날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는 2016년 8월 120억 원의 재활용 분담금을 한화자산운용이 운용하는 국공채펀드에 투자했다.
해당 펀드는 ‘투자원금을 보장하지 않는다’라고 명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는 상품으로 센터는 1년도 안 돼 총 2억533만 원의 손해를 보고 펀드를 환매했다.
환경부는 포장재의 재활용 비용을 기업들에게 분담시키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를 시행하고 있다.
2021년 기준 기업들이 내는 분담금은 연간 2227억 원에 이르는데 환경부를 대신해 관리하는 곳이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다.
센터 정관 제43조 등은 분담금 재원을 기관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수익 사업은 환경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는 펀드 투자 전 환경부 장관의 어떤 허가도 받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렇게 큰 규모의 재원을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법령상 규정 자체가 없었던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손실을 숨기려는 회계 조작 정황도 발견됐다. 관련 회계 규정상 펀드투자 손실 금액은 ‘단기금융상품 처분 손실’로 구분해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는 이 손실액을 관련도 없는 ‘보통 예금’으로 처리해 다른 예금의 이자수익들과 합쳐 손실을 상계했다.
김 의원은 "재활용 산업 지원을 위해 기업들에게서 갹출한 공익적 성격의 자금이 환경부 인증기관의 쌈짓돈처럼 쓰인 셈"이라며 "오는 10월 예정된 환경부 국정감사를 통해 책임소재를 명확히 밝히고, 재발 방지 방안 마련을 주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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