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내 캐디피 급상승에 불만 고조... 캐디 선택제 도입해야
입력: 2022.09.22 11:08 / 수정: 2022.09.22 11:08

호남권 골프장 캐디피 13만→15만원 인상키로...대중골프장 노캐디 or 선택제 시행 목소리 높아

골프장 입장료 인상에 대한 반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캐디피까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골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더팩트DB
골프장 입장료 인상에 대한 반발이 일고 있는 가운데 캐디피까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골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더팩트DB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골프장 이용료(그린피)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골프장들이 캐디피까지 대폭 인상키로 함에 따라 골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캐디피가 2년만에 12만원에서 15만까지 25%나 치솟는다는 소식을 접한 골퍼들은 골프가 대중 스프츠로 자리잡고 있는 마당에 아무런 규제장치가 없이 마냥 지켜보고만 있는 정부당국에 대한 원성도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회원제 골프장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대중제 골프장에 대해서는 노캐디 또는 캐디 선택제를 의무화 하라는 요구가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21일 전남권 골프장과 골퍼들에 따르면 10월1일을 기점으로 캐디피를 현행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올릴 방침이다.

지난 2020년도에 12만원에서 13만원으로 오른데 이어 또다시 인건비와 물가인상 등을 이유로 15만까지 인상하는 것이다.

일부 골프장은 이같은 캐디피 인상 방침을 이미 공지해 놓고 있으며 다수의 골프장도 곧이어 올릴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캐디피의 급격한 인상은 코로나19 감염병 유행으로 지난 2020년부터 외국행 문이 닫혀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원정 골프가 중단된데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골프인구가 급증하면서 골프장들이 호황을 누린 탓에 캐디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골프장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것도 캐디 수급난을 부채질 하고 있다.

전남도내 골프장 현황은 지난 2010년까지 20개소에 432홀 이었으나 2021년 말 현재 39개소에 798홀로 10년새 거의 두 배 가까이 골프장 수가 늘어났다. 이들 39개소 골프장 중에서 회원제는 6개소에 불과하다.

이같은 골프장 환경 변화로 캐디 수급에 애로를 겪은 골프장들이 캐디 유출을 막기 위해 캐디피를 올리고 있고 다른 골프장도 뺏기지 않으려고 인상해야 하는 악순환을 보이고 있다.

골퍼들은 골프장들의 운영상 그럴만한 사정도 있겠지만 캐디라는 직종 특성상 무슨 원재료 값 상승이 있는 것도 아닌데도 2년새 25%나 올리는 것은 너무한 처사로서 너무 부담스럽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특히 골프조인 카톡방에서 골퍼들의 반응은 불만이 폭발 직전임을 실감케 하고 있다.

골프입문 2년 째인 김 모씨(42)는 "이제 골프를 즐길만한 수준이 됐는데 그린피가 오르고 캐디피까지 급상승하다보니 골프를 접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곤한다"고 말하고 "아내도 막 골프를 시작한 마당에 너무 부담스러워서 골프 중단 밖에 다른 방도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평균 85타를 친다는 배 모씨(55)도 "동반 팀에서 버디를 하거나 커피 서비스 댓가로 캐디에게 1~2만원 가량의 팁을 주곤 했는데 이젠 이런 일이 없을 것 같다"고 캐디피 인상에 반감을 표출했다.

심지어 30대 골퍼는 "캐디가 부족해서 하루 2라운드에 투입된다고 하는데 15만원씩 하루 두 번 필드에 나가면 30만원 벌이가 된다. 한 달 20일만 일해도 월 600만원 수입에 세금도 내지않는다면 단순 노동에 고소득 아니냐"고 말하고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두고 캐디로 전향할까 하는 마음도 생긴다"고 캐디피 인상에 에둘러 비판했다.

골프 입문 30년 이상 된 베테랑 골퍼인 박 모씨(66)도 "오랫동안 골프를 해 오면서 캐디피가 이렇게 많이 인상된 것도 처음이고 부담으로 다가온 것도 처음이다"고 말하고 "특히 캐디들이 하는 게 뭔지 모를 정도로 서비스의 질이 점점 떨어지고 있어서 이참에 캐디를 선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여수의 한 골프장이 캐디피 인상에 대한 안내판을 내걸어 놓고 있다. /독자 제공
여수의 한 골프장이 캐디피 인상에 대한 안내판을 내걸어 놓고 있다. /독자 제공

골퍼들의 불만은 박 모씨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캐디피 급상승은 서비스 질적 문제로 비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골프볼이 날아가는 방향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OB지역에 떨어진 볼은 아예 찾아볼 생각도 안한다. 퍼팅 라이를 볼 줄 모르더라. 골프채를 골퍼들이 직접 챙겨야 할 정도로 굼뜨더라." 등등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캐디피는 나날이 오르는데 비해 서비스는 도리어 후퇴하고 있다는 불평이다.

이와관련 여수의 한 골프장 관계자는 "캐디에 대한 교육을 나름 열심히 시키고 있지만 신참 캐디가 많아지고 캐디들의 권익신장 요구까지 더해지면서 캐디들의 서비스에 대해 불만이 제기되기도 한다"고 말하고 "캐디피 부담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어서 캐디선택제 도입을 고려해야 하지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순천의 한 골프장 부장도 "시내권 골프장은 상대적으로 낫지만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골프장들의 경우 캐디 수급이 어렵다 보니 캐피비 인상으로 대처하고 있고 이는 연쇄적인 캐디피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다수의 골프장이 캐디를 하루 2라운드(속칭 ‘두 탕 뛰기’) 투입으로 캐디난을 메우고 있고 일부 골프장은 남자캐디까지 쓰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골퍼들의 골프장 입장료와 캐디피 인상에 대해 불만이 쏟아지고 있지만 문화체육관광부나 전남도 등 관계 당국은 팔짱만 끼고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골프장의 입장료 인상 현황이나 캐디피 요금 동향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 없고 이를 통제할 수단도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일부 골퍼들은 "입장료를 보면 회원제 골프장과 대중 골프장 간의 차이가 없고 오히려 대중제 골프장 입장료가 더 비싼 경우도 많다"고 말하고 "회원제 골프장은 예외로 하더라도 대중골프장에 대해서는 노캐디 또는 캐디선택제를 의무화 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노캐디나 캐디선택제를 통해 캐디 부족문제도 해결하고 캐디피 불만도 잠재울 수 있는 카드가 아니냐는 지적인 셈이다.

또다른 골퍼들은 "돈벌이에 급급한 골프장 운영자나 관계 당국의 안일한 행태를 보면 골퍼들이 계속 봉 취급 당할 것이 뻔 하기 때문에 골퍼들이 일치 단결해서 ‘한 달 동안 골프 안하기’ 운동을 펼치는 등 골프장의 횡포에 대항할 권리찾기에 나서야 한다"고 말하는 등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골퍼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한 형국이다. '골프를 안치면 될 것 아니냐'라는 말로 답하기에는 골프가 대중 스포츠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관계 당국이 팔짱만 끼고 앉아있을 계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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