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함평군-‘A리조트’의 불편한 진실③ 건축허가 불법 실체는 '국계법'…해석은 '엿장수 마음대로'
입력: 2022.09.20 09:00 / 수정: 2022.09.20 09:00

최초 허가 이후 6필지 추가와 4차례 설계변경 이뤄지면서 국계법시행규칙 별표2 적용 의문…함평군 "허가 전 검토에서 50m 이상 떨어진 사실 확인했다" 해명

함평군 함평읍 석성리 돌머리해수욕장 인근에 들어서는 ‘A리조트’의 건축인허가 과정에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별표2 제8호 ‘도로의 경계로부터 50m 이내인 계획관리지역에서는 숙박시설을 설치할 수 없다.’는 규칙을 위반한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 상단은 도로법에서 규정한 도시계획도로(빨간선)에서 A리조트 사업지인 560-69번지(노란선)까지의 거리(파란색 실선) 39.61미터를 나타내고 있다./독자 제공
함평군 함평읍 석성리 돌머리해수욕장 인근에 들어서는 ‘A리조트’의 건축인허가 과정에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별표2 제8호 ‘도로의 경계로부터 50m 이내인 계획관리지역에서는 숙박시설을 설치할 수 없다.’는 규칙을 위반한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 상단은 도로법에서 규정한 도시계획도로(빨간선)에서 A리조트 사업지인 560-69번지(노란선)까지의 거리(파란색 실선) 39.61미터를 나타내고 있다./독자 제공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이자 환경부가 선정한 ‘갯벌 생태학습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청정 지역인 전남 함평군 함평읍 돌머리해수욕장 인근에 5개동 53실의 A리조트가 들어선다. 특히 이곳은 인근에서 지역 어촌계가 생계를 유지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뿐만 아니라 A리조트와 불과 10~20미터 안팎의 바다는 수산자원 보호구역이다. 건축행위 시 지역 주민과 어촌계의 공청회 또는 동의를 받는 절차도 없었다. 심지어는 오·폐수가 정화조를 통해 곧바로 바다로 흘려보내도록 돼 있다. 이달 9월 준공을 눈앞에 둔 A리조트의 건축허가를 둘러싼 불법이 <더팩트> 취재결과 드러났다. 건축허가에서 4번의 설계변경이 이뤄지기까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적용하지 않은 함평군. 자본 권력과 공권력의 유착 의혹을 5차례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 l 함평=문승용 기자] 전남 함평군 함평읍 석성리 돌머리해수욕장 인근에 들어서는 ‘A리조트’의 건축인허가를 둘러싼 불법의 실체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국계법 시행규칙)’ 별표2 제8호 ‘도로의 경계로부터 50m 이내인 계획관리지역에서는 숙박시설을 설치할 수 없다.’는 규칙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국가가 난개발을 막기 위해 규정한 법률을 "함평군이 '알고도 쉬쉬'하며 허가를 내줘 시행사에게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며 뜨거운 논쟁이 일고 있다. 특히 일부 공무원과 지역에서는 윗선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명명백백하게 진위를 파헤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는 실정이다.

19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A리조트가 신청한 함평읍 석성리 560-16번지 외 8필지 53실의 생활형 숙박시설 신축 허가는 도로법에서 정한 도로에서 A리조트 진입로까지의 거리는 약 40여m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계법시행규칙 별표2 제8호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어서 사법기관의 수사와는 별도로 지적측량을 통한 사실관계가 명확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A리조트가 최초 건축허가를 신청한 2020년 3월에는 560-16번지 외 2필지에 불과했다. 그러나 A리조트는 2021년 3월 5일 4필지를 추가한 설계변경을 허가 받았고 지난 5월에는 2필지를 더 추가하는 설계변경 등 4차례에 걸친 설계변경을 득했다. 이 과정에서 함평군이 추가된 필지 등에 대한 ‘도로의 경계’ 기준을 적용했는지가 관심사다.

<더팩트>가 관련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국계법시행규칙에서 정한 거리를 측정한 결과 약 40여 미터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함평군의 예상된 답변을 고려해 최대치의 거리를 감안해 적용하더라도 50m 기준을 넘지 못했다.

이와 관련 함평군은 국계법시행규칙과 관련해 "최초 허가 당시 담당자와 현 담당자가 국계법시행규칙에 따라 도로 경계로부터 50m 이격거리를 확인했다"며 "이런 규정을 확인없이 허가를 해 줄 경우 큰 일 난다"고 해명했다.

함평군은 A리조트 진입도로는 도로법에서 정한 도로로 볼 수 없고 국도811호선을 기준으로 해 국계법 시행규칙 별표2 제8호의 규칙을 적용해서는 안된다고 해명했다./카카오맵 캡처
함평군은 A리조트 진입도로는 도로법에서 정한 도로로 볼 수 없고 국도811호선을 기준으로 해 국계법 시행규칙 별표2 제8호의 규칙을 적용해서는 안된다고 해명했다./카카오맵 캡처

그러나 <더팩트>가 관련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국계법시행규칙에서 정한 이격거리가 40m밖에 안된다고 재차 질문하자 "A리조트 진입도로는 도로법에서 정한 도로로 볼 수 없고 국도811호선을 기준으로 해 국계법 시행규칙 별표2 제8호의 규칙을 적용해서는 안된다"고 말을 바꿨다.

함평군이 관련법을 적용했다고 해명한 뒤 이격거리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반문하자 도로법에서 지정한 지방도, 국도, 군도, 농어촌도로, 인도, 차도 등이 아니라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은 것이다. 특히 함평군은 도시계획을 담당하는 관계 공무원들에게 재차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더팩트>는 관련 인허가 업무를 대행하는 도시계획 박사 B씨에게 문의한 결과 "함평군이 설명한 그 자체는 X소리며 말장난 하는 것"이라고 질타하고 "도시계획도로로 고시·확정되고 차량과 사람이 다니는 길이면 도로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박사는 "도로로 볼 수 없다면 맹지에 해당하고 건축허가는 불허할 수밖에 없다"며 "건축허가 기준이 4m이상 접한 도로가 있느냐 없느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A리조트 진입도로에 접한 도로를 도로법에서 정한 도로로 본 것이다"고 함평군의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와 관련 경남도는 2014년 법제처에 국계법 시행규칙 별표2 ‘도로의 경계를 도로구역으로 결정·고시된 구역의 경계선으로 보아야 하는지 등’ 법령해석을 요청했다.

경남도는 질의요지에서 ‘도로법에 따른 도로’의 경계는 ‘도로구역으로 결정·고시된 구역’의 경계를 의미하는 것인지 아니면 ‘실제 도로로 사용되는 구역’의 경계 혹은 ‘도로의 시설물을 포함하는 도로’의 경계로 보아야 하는지, 도로의 경계로부터 50미터 이내 지역에 설치가 제한되는 숙박시설을 판단함에 있어 숙박시설의 건축물을 기준으로 하는지 아니면 숙박시설의 부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 물었다.

법제처는 법령해석 회신(2014-10-10)에서 ‘도로법에 따른 도로의 경계’는 도로구역으로 결정·고시된 구역의 경계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며 도로의 경계로부터 50미터 이내 지역에 설치가 제한되는 숙박시설을 판단할 때에는 숙박시설의 부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법제처는 부연설명에서 도로법에 따른 도로는 실제 도로로 사용되는 부분뿐만 아니라 옹벽, 지하도, 주유소, 방음시설 등(이하 "시설물"이라 한다)과 같이 도로의 기능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한 시설물이나 주변지역을 포함하는 넓은 개념이고, 도로구역이란 도로를 구성하는 일단의 토지를 말하므로 도로의 근간을 이루는 토지나 구역을 나타내는 개념이다고 피력했다.

더욱이 계획관리지역에서 도로의 경계를 기준으로 건축제한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용도지역의 건축제한을 해석함에 있어서는 이러한 법령의 취지에 맞게 토지를 중심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점을 종합해 볼 때, ‘도로법에 따른 도로의 경계’는 도로구역으로 결정·고시된 구역의 경계를 의미한다고 했다. 법제처는 지난해 3월 똑같은 법령해석(안건번호20-0674) 요청에도 선행된 법령해석을 그대로 유지(회신일자2021-03-19)했다.

이에 대해 함평군은 "도로법에서 정한 도로를 기준으로 허가 당시 검토한 결과 50미터가 훨씬 넘어섰다"며 "허가 당시 담당자 및 현 담당자도 확인한 내용이지만 다시 한번 확인해 보겠다"고 해명했다.

<더팩트>의 의뢰를 받아 도움을 준 한 전문가는 "함평군이 고시한 도로를 기준으로 A리조트 진입로까지 충분한 여유를 주더라도 약 40여 미터에 불과하다"며 "이는 국계법 시행규칙을 위반한 건축허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련 전문가는 "A리조트는 최초 건축허가 신청 당시 3필지에 불과했다. 이 당시 허가 필지와 도로의 경계에서 50미터 이상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겠다"며 "그러나 6필지의 토지가 늘어나고 4차례에 걸쳐 설계변경이 이뤄지면서 국계법 시행규칙 별표2 ‘도로의 경계’ 기준을 새로 측정하지 않고 눈감아 준 의혹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귀뜸했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는 "그동안 함평군청을 비롯한 지역 곳곳에서 A리조트를 둘러싼 말썽이 상당했다. '허가 날 곳이 아니다.'는 관련 공무원들의 뒷말은 '유착 의혹'을 사는데 충분해 제보하게 됐다"며 "최근에는 <더팩트>취재가 지속되자 'A리조트와 관련된 함구령'이 내려졌다는 공직자들의 귀뜸이 이어지고 있다"고 알려왔다.

참조 <더팩트> 2022년 9월 9일 [기획]함평군-‘A리조트’의 불편한 진실①...개발행위심의위원회 없었다면 '국계법 위반' / <더팩트>2022년 9월11일 [기획]함평군-‘A리조트’의 불편한 진실②…A리조트, 신고 없이 '사전 분양' 관련법 위반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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