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민주당 제공

[더팩트 |전주=김도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 회의에서 영빈관 신축 예산 878억원 편성에 대해 "(액수가 커)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박홍근 원내대표를 돌아보며 "이게 일반회계에서 하는 거죠? 국회 심의 대상이고?"라고 물었고, 박 원내대표가 "(일반회계가 아닌) 기금 사업"이라고 답하자 "어쨌든 국회에서 동의하지 않으면 못하는 것 아니냐. 국민 여론을 존중(해야)하고, 우리가 다수 의석을 가지고 있는데 국민 여론에 반하는 예산이 통과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겠죠"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가 해당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하자, 이 대표는 "그렇게 하시죠"라며 "국민들은 물가로, 일자리로 온갖 고통을 받는데 몇 년 걸릴지도 모르고 현 대통령이 입주할지도 불명확한 일이 뭐 급하다고 1000억원 가까운 예산을 퍼붓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옛 청와대 영빈관 건립 계획을 전면 철회하라고 지시했다.

새로운 영접공간을 짓겠다는 대통령실 계획이 야당과 언론 등의 비판에 직면한 가운데 비우호적인 여론이 확산하는 듯 하자, 철회를 지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은 ‘국가 영빈관’ 신축 계획을 철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 수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린 이후 대통령실의 자산이 아닌 국가 자산으로 국격에 걸맞는 행사공간을 마련하고자 했으나 이런 취지의 내용을 충분히 설명 드리지 못한 아쉬움은 있다"고 말했다.

예산의 최종 결정권이 국회에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삭감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데다 민생이 어려운 와중에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영빈관 신축 여론도 비판적으로 나타나면서 이같은 윤대통령의 결정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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