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안동대학교가 건축물대장에도 없는 불법시설물에서 골프강좌를 열어 10년간 회원들의 호주머니를 털었다/안동=이민 기자

[더팩트ㅣ안동=이민 기자] "국립안동대가 불법시설물에서 화재 안전시설도 없이 학생들의 정규수업과 일반회원들에게 골프강좌를 열어 돈을 받아요"

안동대 종합스포츠센터 골프강좌를 신청한 한 회원이 3층 골프연습장을 가리키며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9일 국립안동대에 따르면 안동대 종합스포츠센터는 대학의 교육기본시설 공간확충으로 교육역량을 강화하고 대학 구성원과 지역민들에게 평생교육의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105억원의 정부예산으로 지난 2009년 8월 착공, 총면적 4043㎡,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지난 2012년 11월 준공했다.

주요 시설은 골프연습장과 수영장, 웨이트 트레이닝실, GX룸(Group Exercise Room) 등으로 이 중 골프연습장은 1개 층에 20타석씩 3개 층으로 모두 60타석(비거리 직선 180m, 최대 300m) 규모로 꾸며져 있다.

국립안동대학교가 건축물대장에도 없는 3층에 불법시설물을 만들어 골프강좌를 열었다/안동=이민 기자

그러나 안동대는 종합스포츠센터 3층 골프연습장이 설계도와 건축물대장에도 없는 불법시설물을 국민 혈세로 만들어 10년간 회원들로부터 학습비를 받아 챙긴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안동대 체육학과는 이 불법시설물에서 정규과목 중 골프수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 불법시설물에는 20개의 골프타석 위에 20개의 전열기구가 설치돼 있지만, 화재감지기와 스프링클러와 같은 화재 안전시설은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안동대학교가 불법으로 조성한 시설에는 전열기 20여대가 설치돼 있지만, 화재 안전시설은 전무하다(빨간색 원)/안동=이민 기자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한 이용객은 "2층까지만 엘리베이터가 있고, 3층은 계단을 이용해 옥상으로 나갔다가 다시 골프연습장으로 들어오는 구조라 왠지 꺼림칙한 생각이 들었다"면서 "불법시설물을 이용하고 1·2층과 같은 돈을 낸 것이다"고 토로했다.

체육학과 한 학생은 "수업료를 낸 정규수업을 건축물대장에도 없는 이른바 ‘유령건물’에서 화재 안전시설도 없이 골프수업을 했다"며 "국가시설물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개탄했다.

국립안동대학교가 불법시설물에서 체육학과 정규과목인 골프수업을 하고 있다/안동=이민 기자

교육부 시설안전 담당자는 "해당 건축물이 준공 후 증·개축 및 안전시설 변동내역이 없다"면서 "안동대학교의 진상조사를 통해 감사부서에 통보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안동소방서 관계자는 "지난 6월 소방점검에서 해당 시설물이 옥상으로 표기돼 있었다"면서 "현장확인을 통해 위법사실이 확인되면 행정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안동시 건축과 담당자는 "해당 건축물이 불법건축물과 시설이 맞고, 불법 상행위까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현장조사를 통해 과태료를 부과하고, 불법시설물에 대해 철거명령을 내릴 방침이다"고 답했다.

권순태 국립안동대총장은 "종합스포츠센터의 골프연습장은 단 한 번도 이용한 적이 없다"며 "담당부서를 통해 3층 골프연습장의 불법조성 여부에 대해 자체조사를 하겠다"고 전했다.

tktf@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