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살리고도 보신탕집 넘겨진 복순이… 견주·보신탕 업주 최후
입력: 2022.09.08 11:08 / 수정: 2022.09.08 15:27

비글구조네트워크, 정읍 복순이 사건 견주·보신탕 업주 고발

학대를 당하기 전 생전 강아지 ‘복순이’의 모습. 사진 비글구조네크워크
학대를 당하기 전 생전 강아지 ‘복순이’의 모습. 사진 비글구조네크워크

[더팩트 | 정읍=김도우 기자] 뇌졸중으로 쓰러진 주인을 구하고도 잔혹하게 학대당한 채 보신탕집에 버려져야 했던 충견 ‘복순이’ 견주와 보신탕집 업주가 고발됐다.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는 8일 복순이 견주와 보신탕집 업주를 동물보호법위반 협의로 정읍경찰서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비구협 관계자는 "지난달 24일 자신이 기르던 복순이가 학대자에 의해 (학대를 받고) 치료가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처를 하기는 커녕 오히려 살아있는 복순이를 식용목적의 보신탕집에 넘겼다"면서 "동물보호법 제8조 1항 4호,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을 죽음에 이르게 한 행위’를 적용하여 형사고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한 복순이 견주로부터) 복순이를 인계받아 식용판매의 목적으로 복순이를 도축 후 해체한 보신탕집 업주를 같은 혐의로 고발 조치했다"고 부연했다.

경찰과 비구협에 따르면 복순이 견주는 지난 8월 23일 밤부터 이튿날 오전 사이 정읍시 연지동의 한 식당 앞에서 동네 주민 A씨(60대)가 흉기를 휘둘러 학대당해 코와 가슴이 심하게 다치자 살아있는 상태의 복순이를 보신탕집에 넘겼다.

복순이 견주는 복순이를 데리고 동물병원에 갔지만, 병원비가 비싸다는 이유로 발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견주는 복순이를 보신탕집에 넘겼고, 비구협 관계자들이 사체를 찾아와 장례를 치렀다.

동물보호단체인 비글구조네트워크는 보신탕집까지 넘겨진 복순이의 사체를 찾아왔으며 화장하고 장례를 치렀다. 사진=비글구조네트웨크제공
동물보호단체인 비글구조네트워크는 보신탕집까지 넘겨진 복순이의 사체를 찾아왔으며 화장하고 장례를 치렀다. 사진=비글구조네트웨크제공

비구협 관계자는 "사고 후 복순이를 진료한 수의사는 ‘그렇다고 사망에 이를 정도는 아니었다’고 진술했다"면서 "동물병원을 나온 뒤 거의 2시간 만에 보신탕집에 인계된 점을 들어 살아있는 상태에서 도축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복순이를 학대한 용의자 60대 A씨는 지난달 29일 경찰에 출석해 "내가 키우는 반려견 시츄를 물어 화가 나서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복순이는 과거 견주가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크게 짖어 목숨을 구하기도 해 동네의 마스코트로 불렸다. 복순이라는 이름 역시 이때 지어진 이름이라고 이웃 주민은 증언했다.

비구협 관계자는 "가족을 죽음에서 구해준 복순이를 최소한의 응급처치도 없이 치료를 포기하고 보신탕집에 넘기고, 이를 도축한 행위는 결코 용서받지 못할 반인륜적 범죄"라면서 "수사기관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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