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설동호 대전교육감 "창의융합인재 양성은 문화예술로 상상력 키워야"
입력: 2022.09.10 08:00 / 수정: 2022.09.10 08:00

"정확한 정보 전달로 모듈러 교실 우려 해소"…글로벌 현장학습 독일 확대 

설동호 대전시교육감 / 대전시교육청 제공
설동호 대전시교육감 / 대전시교육청 제공

[더팩트ㅣ대전=라안일 기자]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4차 산업혁명시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창의융합인재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 교육감은 <더팩트>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8년간 추진해온 창의융합교육을 3선에 성공한 현재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탐구·체험 중심의 메이커교육, 인공지능(AI) 교육 등을 실시하고 통합적 사고 확장을 위한 독서교육과 예술로 감수성을 자극하는 양질의 예술교육을 펼칠 계획이다.

창의성과 상상력을 키우기 위해선 문화예술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학생들의 문화향유 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게 설 교육감의 지론이다. 지난해 중학생을 대상으로 전국에서 처음 도입한 ‘학생문화예술관람 지원사업’을 올해 고등학생까지 확대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교육계의 오랜 숙제인 유보 통합과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관련해서는 각각 교육부 중심의 일원화와 교직원 정원 확대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 충청권 교육감 정책협의회장으로 추대됐다. 정책 공조가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충청권 4개 시도 교육청이 공통 주제를 놓고 같이 노력을 하고 있다. 공통 주제를 서로 발표하고 장점이 있으면 공유하고 있다. 그리고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이 좋은 효과를 거두면 다른 교육청도 이를 받아서 수행하고 있다. 정책협의회가 충청권 아이들 성장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교육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 3선 하면서 그 동안 이룬 가장 큰 성과와 앞으로 가장 역점을 기울일 정책은

여러 성과를 거뒀다. 특히 창의융합인재 육성을 위해 소프트웨어 교육이라든지 정보통신교육 같은 것도 했다. 대학이 많고 대덕특구가 있는 대전의 장점을 살렸다. 우리 아이들의 창의성을 기르는 데 주력했고 그런 면에서 성과가 있었다. 수학문화관, 특수교육원 설립 등을 통해 우리 아이들 특수교육이나 실생활에서의 수학 교육에도 많은 도움을 줬다.

교육은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미래에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역량을 길러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창의융합형 인재로 키워야 한다. 창의성을 갖춘 인재는 실제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만들 수 있다.

- 1‧2기 '설동호호' 주요 정책인 창의융합교육을 3기에서 완성하겠다고 밝혔는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다양한 관점으로 입체적 사고를 하고, 복합적인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창의융합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창의융합 교육을 위해 중요한 두 가지는 다양하고 내실 있는 교육과정 운영과 그에 적합한 교육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전교육청은 창의융합교육 인프라 구축에 힘써왔다. 대전메이커교육지원센터와 AI교육지원체험센터 등을 개소해 탐구·체험 중심의 메이커교육, AI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앞으로는 대전의 우수한 기관, 기업체를 연계한 AI융합 체험교육과정을 운영하고, 메이커교육, SW·AI 교육지원을 강화할 것이다.

통합적 사고 확장을 위한 독서교육과 예술로 감수성을 자극하는 양질의 예술교육, 지역 인프라를 활용한 효교육 등 문·예·체 체험 중심의 교육을 강화해 우리 학생들이 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미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 유보 통합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아의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필요하지만 걸림돌도 많은데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는

영유아기는 전 생애의 기초교육으로 유보통합은 ‘모든 영유아에게 양질의 교육과 돌봄을 제공해 출발선 보장과 최선의 이익을 보장한다’는 전제 하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그러나 유보통합을 위해서는 관리 부처 일원화, 교사자격 제도, 행‧재정 지원 등 여러 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관장하는 부처가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로 이원화됐는데 유보통합을 위해서는 먼저 유아교육과 보육의 관리 부처를 일원화해야 한다. 영유아 교육‧보육과 초중등교육과의 연속성과 연계성을 고려할 때 교육부를 중심으로 하는 부처 통합이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교육청에서도 유아들이 잠재적 능력을 계발해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유보통합의 체계를 마련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 현재 대전지역 교원단체들은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학생 수 감축에 대한 견해와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대전시교육청은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며 2021년 교육부에서 발표한 교육회복 종합방안에 따라 학급당 학생 수 28명 이상의 과밀학교를 대상으로 총 28교, 91실을 확보하고 2022학년도에 학급을 추가 배정해 과밀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 개선을 추진했다.

다만 2021년까지 교육부 교부금 기준에 따라 학급당 33명을 기준으로 학교 신·증설 규모를 판단했으며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줄이기 위해서는 학교시설 확보와 증가한 학급 수에 따른 교사 정원 확보가 수반돼야 한다.

현재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교육부 교원 수급 정책에 따라 교원 정원을 지속적으로 감축하고 있어 단기간에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낮추기에는 교실 확보, 교원수급 문제 등의 어려움이 있다. 중·장기적인 학생 배치 계획에 따라 학교시설을 확충하고 교직원 정원 확대 요구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학급당 인원을 감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용산초 모듈러 교실 설치에 대한 학부모들의 반발이 심하다

용산지구 내 공동주택 입주가 2023년부터 예정돼 대전교육청에서는 용산초등학교의 과밀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모듈러 교실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모듈러 교실이 마치 컨테이너 교실과 같은 열악한 시설 여건으로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할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학부모들께서 우려의 목소리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

모듈러 교실은 상당할 정도로 안전하다. 일반 교실과 똑같다. 오히려 오래된 교실보다 낫다. 친환경‧불연자재 사용, 스프링클러 등 소방시설 완비, 일반건물 수준의 단열과 차음, 내진설계를 갖췄을 뿐만 아니라 기계식 환기장치를 설치해 공기 질을 관리하는 등 외관상 컨테이너와 비슷해 보일 수 있으나 전혀 다른 미래형 교실에 해당한다.

모듈러 교실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로 학부모께서 우려하는 부분이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용산지구 내 학교 설립을 조속히 추진해 모듈러 교실 학생들의 임시 배치 기간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이 24일 대전어은초등학교에서 등교하는 학생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다. / 대전시교육청 제공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이 24일 대전어은초등학교에서 등교하는 학생에게 손인사를 하고 있다. / 대전시교육청 제공

-예술적 감수성이 있어야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지론인데 이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왔고 앞으로의 정책 방향은.

'행복한 학교 미래를 여는 대전교육'이 비전이다. 행복한 아이가 꿈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해도 포기하지 않는다. 행복하지 않은 아이는 꿈 없이 시간 가기만 기다리고 포기한다. 그런데 문화예술은 행복감을 주고 즐거움을 준다. 문화예술을 해야 창의성,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우리 교육청 4대 역점과제 중 하나가 ‘문예체 체험 중심의 어울림 인성교육’이다. ‘예술로 행복한 학생, 창의성을 키우는 예술교육’을 비전으로 예술적 감수성과 바른 인성을 갖춘 창의융합인재 양성을 위해 다양한 학교예술 활성화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체 학교에 ‘1교 1예술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오케스트라 등 ‘예술심화 동아리’ 54교 등 학생 중심 예술동아리 운영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중장기 종합계획에 따라 올해는‘가족예술동아리’를 신규 사업으로 추진해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와의 예술 활동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 예술단체가 학교로 직접 찾아가 오페라, 트럼펫 앙상블, 연극, 서예 퍼포먼스 등 예술공연을 펼치는 ‘학교로 찾아가는 예술무대’를 초·중·고 100교에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중학생을 대상으로 전국 최초로 시도한 ‘학생문화예술관람 지원사업’은 올해 고등학생까지 확대했다. 양질의 예술적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 주요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대전진로융합교육원 건립이 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시의회는 기존 진로교육기관과 차별성이 없다고 지적하는데

아이들의 미래를 열어간다는 게 진로다. 초등학교 때부터 진로 지도가 이뤄져야 한다. 아이들 각각의 특성, 흥미, 적성, 소질에 맞는 진로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진로융합교육원의 설립은 절실하다.

대전진로융합교육원과 기존 진로 교육기관의 차별성은 크게 세 가지로 말할 수 있다. 첫째, 단순하고 흥미 위주의 진로 체험이 아닌 미래기술과 직업흥미유형, 직업군과의 융합을 통한 진로융합 체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둘째, 지역의 인적‧물적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자 한다. 지역 내 16개 대학과 대덕특구의 과학 인프라가 풍부한 대전의 장점을 활용해 우수한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진로교육원 내에서 운영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할 예정이다. 셋째, 진로 심리검사와 진로 상담 결과에 대한 학생 개인별 진로 이력을 누적‧관리하고, 학습자의 진로 성장 과정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진로 설계를 지원할 예정이다. 학생 맞춤형 진로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직업계고 글로벌 현장학습이 3년 만에 재개된다. 이를 위해 호주 출장까지 다녀왔는데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직업계고 글로벌 현장학습은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도록 취업 기회를 제공하는 우수한 프로그램이다. 대전의 자매도시인 호주 브리즈번시에서 2012년부터 8년간 총 352명의 학생이 참여해 167명이 취업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코로나19로 호주의 출입국이 불가능해 2년간 중단됐다가 올해 재개했다. 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만큼 호주 현지에서 학생들의 안전한 현장학습과 취업 기반을 다시 체계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7월 27일부터 8월 2일까지 호주 방문에서 브리즈번시장과의 면담을 통해 대전 특성화고 학생들의 현장학습에 관한 관심과 지원을 약속받았으며 호주 현지 직업 교육기관들과의 협약을 통해 안정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

시드니 직업교육기관(TAFE NSW)과의 협약을 통해 교류 협력의 기반을 다지고 호주 전역에 지점을 가진 기업체(MAIHOM FOODS)와 학생들의 호주 내 취업기회를 확대하는 성과도 이뤘다.

대전교육청은 특성화고 학생들에게 글로벌 인재로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겠다.

-독일 글로벌 현장학습도 추진 중으로 알고 있다. 추진 배경과 기대 효과는

공업계 학생들이 글로벌 제조업 마이스터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세계적인 제조업 강국 독일에서의 글로벌 현장학습을 추진한다.

독일로의 취업을 위해서는 독일어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주한독일문화원과 협약을 통해 직업계고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독일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8월 1일부터 동아마이스터고와 주한독일문화원 대전분원에서 독일 취업을 희망하는 27명의 직업계고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작했다. 이 학생들이 3학년이 되는 2024년에 독일어 능력을 갖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턴십을 추진해 독일에서의 취업을 도울 계획이다.

-교육가족과 시민들께 하고 싶은 말은

교육은 인재를 만들고, 인재는 새로운 미래를 만든다. 그동안 대전교육은 성공적으로 미래 교육의 기반을 구축해왔다.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도약과 발전을 이뤄온 대전교육이 완성의 단계에 이를 수 있도록 안정과 혁신의 미래교육 정책을 펼치겠다.

시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지역사회와 협력하며 대전의 학생이 세계를 선도하는 미래 인재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 대전교육이 대한민국 교육의 중심으로 더욱 발전해 나가도록 교육가족 여러분과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성원과 협력을 부탁드린다. 여러분 모두 건강과 행복 가득하시기를 기원한다.

raiohmygod@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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