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울경 메가시티 추진…미온적인 '경남·울산'-조심스런 '부산'[TF기획]
입력: 2022.09.10 09:05 / 수정: 2022.09.10 09:05

경남·울산, 부산 빨대 효과 우려…부산, 상생 경제 효과 위한 연합 '강조'

부울경메가시티 구상도./부울경합동추진단 제공.
부울경메가시티 구상도./부울경합동추진단 제공.

[더팩트ㅣ부산=조탁만·김신은 기자, 경남=강보금 기자] 부산은 초고령사회·청년 이탈 등 고질적 문제가 지속적으로 대두되면서 언제 올지 모르는 '지방 소멸 위기'라는 사안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경남과 울산도 사정은 비슷하다. 문제는 수도권 일극화에 있다. 수도권 일극화의 심화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사회·경제적 격차가 날로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가균형발전의 한 모델인 '초광역 도시 구축'을 전제로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특히 부산·울산·경남은 이미 초광역 메가시티 구축을 위해 진중한 소통을 진행 중이다. 그런데 세 단체는 당초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취지엔 동의하면서도 지난 지방선거 이후 지자체들의 입장이 서로 미묘하게 갈린다. 경남과 울산의 경우 부울경 메가시티 구축 시 부산이 경제 등 효과를 가장 많이 누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이에 부산은 경제 효과를 함께 볼 수 있는 지역별 실용적인 사업을 발굴하는 이른바 '부울경 연합'을 강조하며 상생 도모를 강조하고 있다.

◇ 경남과 울산은 '갸유뚱'…부산 '빨대효과' 우려

먼저 경남과 울산의 입장부터 살펴봤다.

경남은 사실상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에 반대하는 모습이다.

집중된 광역단체인 부산시와 결합하면 상대적으로 넓은 면적에 18개 시군이 퍼져 있는 경남의 실익이 적고, 일른바 '빨대 효과'가 일어날 수 있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경남 내에서도 시군세가 상대적으로 약한 서부경남의 경우 더욱 소외될 가능성이 배제하지 못한다.

경남도는 현재 경남연구원에서 부울경 특별연합 규약 등을 재검토하는 용역을 수행 중이다.

박완수 도지사는 지난달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부울경 메가시티가 경남 발전과 도민 이익에 도움이 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제대로 된 검토와 준비 없이 특별연합이 출범한다면 인력 재정만 낭비하는 비효율적인 조직이 될 것"이라고 견제했다.

이어 "특별지방자치단체인 부울경 특별연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가진 권한과 재정을 과감하게 이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도 ‘부울경 메가시티’에 시큰둥한 모습이다. 대신 경북 포항·경주시와 결성한 행정협의체를 격상해 가칭 '해오름 연합시(市)'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울산의 자동차·조선, 포항의 철강, 경주의 문화 등 지역·생활적으로 인접해 있는 강점을 활용하면 3개 시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골자다.

김두겸 울산시장이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에 적극적이지 않은데엔 울산이 부산보다 도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끌려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오히려 ‘해오름동맹’에선 주도권을 쥘 수 있어 지역 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는 게 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렇다고 해서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을 완전히 ‘패싱’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해오름동맹 강화를 토대로 부울경 메가시티엔 속도 조절을 해가며 실리를 챙기겠다는 전략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 박형준, "부울경 연합은 행정이 아닌 '경제 협력체계'로 접근해야"

경남과 울산의 미온적인 반응에 대한 부산시는 '소통'을 기반으로 한 '조율'을 강조한다.

부산이 일방적으로 이를 추진하려 한다면, 경남과 울산을 자극하게 되고, 부울경의 뜻을 한데 모으는데 오히려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물밑에서 실무 중심으로 메가시티 구축을 위한 방안을 두고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시 핵심 관계자는 전했다.

시는 이에 부울경 메가시티가 부산 울산 경남 모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형태로 추진하는 기조를 유지해 부울경 연합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울경 메가시티는 안하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좋고, 하되 실질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이명박 정부 때 5+2 광역경제권 정책을 만든 사람으로서, 지금 부울경이 처한 현실을 보았을 때 더더욱 절실한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또 "부울경 연합은 행정단위로서가 아니라 경제 연합 또는 경제적 협력체계로 바라봐야 한다. 부산과 울산, 경남 시도민의 생활권과 경제권의 연합을 중시하자는 것"이라며 "산업의 분야별로 부울경이 분업을 해서 서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각 지역에 맞는 실용적인 사업을 발굴하는데 집중해서 부울경 연합을 제대로 이루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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