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 | 천안=김경동 기자] 거봉 포도의 시배지이자 주산지인 천안에서 거봉재배 농가의 이탈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천안의 거봉포도 재배 역사는 1968년 입장면 독정리 박문용 씨가 일본에서 개량된 거봉포도 묘목을 가져와 전국에서 최초로 재배한 것을 시작으로 반세기 동안 전국적인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2019년 경부고속도도 서울방향에 위치한 입장 휴게소의 명칭이 입장거봉휴게소로 변경되는 등 거봉포도는 천안시를 대표하는 특산물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상징적인 모습과는 다르게 거봉재배 농가의 이탈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시는 지난 2020년부터 지역 포도재배 농가조사를 품목별로 나눠 실행하는 중으로 거봉포도 재배 농가 수와 재배면적, 생산량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 거봉포도 재배 농가는 484가구 였으며 재배면적은 325.8㏊, 생산량은 2547톤 이었던 것이 2021년 조사에서는 농가 수 468가구, 재배면적 308.1㏊, 생산량은 2494톤으로 모든 수치가 감소했다.
이 같은 현상은 포도 품목의 다변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거봉포도 재배 농가는 줄었지만 샤인머스켓이나 캠벨 얼리 등의 타 품종의 재배면적이나 생산량은 증가했기 때문이다.
2020년 천안지역 샤인머스켓 재배 농가는 113가구로 재배면적은 53.4㏊, 생산량은 227톤을 기록했던 것이 2021년에는 재배 농가 152가구, 재배면적 78.3㏊, 생산량은 415톤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캠벨얼리 역시 재배 농가 수, 재배면적, 생산량이 2020년 179가구, 130.5㏊, 688톤이던 것에서 2021년 190가구 157.6㏊, 774톤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거봉포도 이탈 현상은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포도의 경우 묘목을 심고 3년 후에나 수확이 가능한데 2021년 3년 미만의 미과수 묘목을 조사한 결과 샤인머스켓 12.1㏊, 캠벨얼리 8.9㏊, 거봉 2.5㏊로 포도재배 농가들이 거봉대신 샤인머스캣이나 캠벨얼리 등의 품종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천안시는 향후 거봉포도 재배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시배지와 주산지의 위상에는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1년 기준 천안시 포도 전체 생산량의 67%가량이 거봉인데다가 샤인머스캣이나 캠벨 얼리 재배 농가가 증가할수록 생산량이 늘어나 이들의 가격이 하락하면 자연적으로 추가 이탈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천안시 관계자는 "거봉에 비해 샤이머스캣 등의 이탈 현상이 있는 것은 사실로 현재 천안시 포도 생산량의 11% 수준인 샤인머스캣의 경우 장기적으로 20%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한다"라며 "품종이 다변화 한다고 하더라도 거봉의 경우 가격방어가 가능한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며 비가림 시설 등 시설현대화 사업을 적극 지원해 병충해 예방 및 생산량 증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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