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구 없는 테라스 시공으로 입주자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는 순천시 매곡동 서한이다음 아파트단지 정문 모습. /유홍철 기자

[더팩트 순천=유홍철 기자]전남 순천시 매곡동 서한이다음 아파트 시공사가 실내에서 테라스로 통하는 출입구 만들지 않아 입주 예정자가 2년 넘도록 입주하지 못한 채 전월세살이를 전전하고 있다.

설계와 시공에 잘못을 저지른 건설사측은 입주자의 출입문 설치 요구를 외면하고 있고 건축허가와 사용검사 책임을 맡은 순천시도 수수방관하고 있어 해당 민원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서한이다음 아파트는 재건축 조합 아파트로 지난 2017년 11월 ㈜서한건설(대구 소재 업체)이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2020년 7월 준공됐다.

서한건설은 모두 928가구를 지어 조합원과 일반 분양한 가운데 1단지 8개 동의 맨 위층에 펜트하우스 8가구를 분양했다.

이 중에서 1단지 104동 맨 위층인 21층에 만들어진 2개 가구 펜트하우스의 경우 실내에서 테라스로 나갈 수 있는 출입문이 없이 시공된 사실이 건물 완공후 입주과정에서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이 곳 펜트하우스 36평형 분양자 중 한 명인 염 모씨는 "테라스로 나갈 수 있는 출입문이 없이 엉터리로 시공된 사실을 인지한 직후부터 시공사인 서한건설측에 당초 분양공고 상태로 원상회복을 요구하며 입주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염 씨는 입주가 시작된 2020년 7월부터 7차례에 걸친 ‘아파트 인도 요청서’를 보내고 있으나 건설사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1년여가 지난 2021년 6월 건설사측의 입장을 문서로 보내왔다.

건설사측은 이 답신에서 "(시청으로부터) 사용검사를 완료한 상태에서 조합원의 요청을 반영하기 어려우니 소유권 보전등기를 한 후에 수선절차를 이행하고 제반 비용은 당사(서한건설)와 협의하길 바란다"고 응답했다.

서한건설측이 사실상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내력벽을 뚫어서 출입문을 만드는데 따른 법적 책임을 지지않기 위해서 조합 아파트 분양자인 염 씨가 출입문을 만들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염 씨는 서한건설측에 테라스 출입문 시공 요청을 하는 동시에 순천시를 상대로 ‘매곡 서한이다음 재건축 조합 해산 불허’ 요청서를 제출했었다.

재건축 조합이 해산할 경우 자신의 민원 해결이 더뎌질 것을 우려한 요청이었던 것이다.

순천시는 ‘발코니 민원사항은 조합 해산과는 별개로서 상급 기관에 유권해석을 요청중에 있다"고 지난 2021년 4월 회신한 이후 지금까지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서한이다음 아파트 104동 최상층인 21층에 설치된 테라스가 출입문이 없어 들어갈 수가 없다. 분양자는 우측 네모로 표시된 곳으로 출입문을 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유홍철 기자

각 동 꼭대기층에 설치된 테라스가 있는 아파트 8개 가구는 동천과 봉화산 등의 조망권이 좋은데다 개인적 취미생활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다른 일반 아파트 가구에 비해 비싼 분양가를 감당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한이다음 104동의 또다른 펜트하우스 분양자인 강 모씨도 염 씨와 똑같은 애로를 호소하며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관련, 서한건설은 <더팩트>의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내부적으로 더 알아보고 있다"고 말 할 뿐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순천시 관계자는 "국토교통부에 문의한 결과 지난 5월30일자로 ’공동주택의 내력벽 일부 철거의 경우 행위허가 대상이다‘라는 회신을 받은 것을 기초로 건설사와 상의해서 해결책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입주 예정자 염 씨는 "입주 예정 대상 아파트가 테라스를 내세워서 단지내 다른 아파트에 비해 평당 분양가가 높았고 4500만원 정도를 더 냈는데도 정작 테라스를 쓸 수가 없는 지경이어서 입주를 거부하고 전월세를 살고 있는 형편이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그는 이어 "건설사가 일차적으로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사안이지만 사용검사를 내 주는 등 관리감독을 해야 하는 순천시 공무원들의 애타는 민원에 대해 미적지근한 태도 역시 시민의 편인지 묻고 싶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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