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11월 21일부터 2007년 1월 9일까지 50일간 캄보디아 씨엠립 앙코르왓트 유적지 일원에서 개최됐던 ‘ 캄보디아 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06’ 공원에는 엑스포가 열렸다는 안내문은 고사하고 어떤 표식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지난 18일<더팩트>가 찾은 이곳에는 가림막이 설치되고 잡초만이 무성했다./프놈펜=오주섭기자 |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21세기 문화 아이콘 선점을 목표로 미래 인류문명이 나가야 할 좌표를 탐색 하고 지역과 국가경쟁력을 높이겠다던 설립 취지가 무색해 졌다. 좌표 탐색은 커녕 갈 곳을 잃고 휘청거리고 있다.최근 경북도 이철우지사가 도 산하기관 통폐합을 두고 찬반이 극명히 갈리면서 실도 있지만 우리문화를 세계에 알린 공과에 대해서는 인정을 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더팩트>는 경주엑스포의 영욕의 시간 26년의 명과 암을 두차례에 걸쳐 보도한다.[편집자주]
[더팩트 l 프놈펜=오주섭 기자]<더팩트>가 지난 18일 지난 2006년 11월 21일부터 다음해인 2007년 1월 9일까지 50일간 캄보디아 씨엠립 앙코르왓트 유적지 일원에서 개최됐던 ‘ 캄보디아 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06’ 공원을 찾았다. 개최 후 경주엑스포측은 당시 참가국 30개국 10,000명과 관람객 45만명이 이 곳을 방문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엑스포가 열렸다는 안내문은 고사하고 어떤 표식도 찾아 볼 수 없었다. 광장 한켠에 용도를 알 수 없는 건물이 들어섰고 엑스포가 열렸던 공원은 가림막으로 가려 놓아 잡초만 무성했다. 16년이 지난 세월이라지만 누가 봐도 행사가 열렸던 장소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광장 근처 식당과 상점 등 나이가 지긋한 상인들에게 이곳이 앙코르-경주엑스포가 열린 것을 아냐고 물었지만 모른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나마 이 곳에 오기 전 한국식당 주인에게 엑스포가 열린 장소를 물어 찾아 온 터라 현지 코디네이터도 차로 몇 바퀴를 돌아 헤매다 겨우 찾아올 정도였다.
이 행사에 들인 사업비만도 60억원이다. 경주엑스포가 처음으로 해외로 진출한 사례로 "캄보디아 정부와 국제적인 문화 행사를 공동 개최 함으로서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고품격 문화를 전 세계에 소개한다"는 당찬 포부였다.
또 "국내 문화산업과 대외경쟁력 강화와 ‘대한민국 국가브랜드’ 가치의 향상은 물론 세계 각국과 더불어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지속적인 발전을 이어가기 위함이라"고 기치를 내걸었다.
기대효과로는 ‘국위선양과 대한민국 국가브랜드 가치향상’,‘국내 문화상품 수출확대 및 캄보디아에 한류열풍 확산’,‘캄보디아 투자개발사업에 국내 기업체 참여기회 제공이라’고 내세웠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양 도시간의 교류는 커녕 행사가 열렸던 공원에는 표식하나 없이 가림막으로 가려진 잡초만이 무성한 허허 벌판으로 방치돼있다,
앙코르-경주엑스포는 행사 개최 당시 사전 답사와 현지 사정도 모른체 엑스포 입장료가 12달러 였다.
당시 씨엠립 주민들의 GNP는 캄보디아 정부 주장에 의하면 400달러라고 했다. 실제는 150달러 이하로 이곳 4인가족 한 달 생활비가 1달러 정도였다.
이런 문제를 경북도 관계자에게 전달하자 급기야 여행사와 우리 정부, 캄보디아 정부가 회의 끝에 3달러로 입장료를 낮췄다. "우리 문화전파도 좋지만 배부른 후에 문화를 누리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받았다. 현지인들에게 꿈도 꾸지 못할 금액이었다.
또 행사 개막식 당일 웃지 못할 헤프닝도 벌어졌다. 당시 경북도 김관용 지사 일행과 기자단은 행사장 입구에서 40여분이나 영문도 모르고 입장도 못 한 채 대기해야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김관용 전지사가 ID카드를 소지 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이런 홀대를 받으면서까지 행사를 진행했다는 것이야. 급기야 행사 당일 만찬 자리에서 김 전지사는 기자단과 일행들에게 ‘불편을 끼쳤다"며 사과까지 했다.
16년이 지난 오늘 현재 엑스포가 열린 공원에 표식 하나 없는 이를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지속적인 발전을 향하겠다는 야심찬 생각이 공허하게 울린다.
tktf@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