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만원에 학점을 샀다"…국립안동대학교, ‘이상한 수업 수상한 학점’ 논란
입력: 2022.08.25 13:25 / 수정: 2022.08.25 14:08

25만원내면 A~B, 돈 없으면 F, 레포트 내도 C …논란 확산

안동대 체육학과 카카오톡 공지 /독자제공
안동대 체육학과 카카오톡 공지 /독자제공

[더팩트ㅣ안동=김채은 기자] "1학기 동안 단 한 번의 이론수업과 실기 수업이 없었지만 학점이 나왔어요. 이럴 줄 알았다면 다른 학생들처럼 25만원 내고 더 높은 학점을 받는건데..."

안동대학교 체육학과 한 학생이 하계보드스포츠(서핑)수업 성적표를 가리키며 이 같은 말을 쏟아냈다.

경북 안동의 유일한 국립대인 안동대학교 체육학과에서 수업과 관련 특이한 학점규정으로 학생들에게 성적을 내줘 논란이다.

25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안동대 체육학과에서 하계보드스포츠 과목에 대해 1학기 동안 단 한차례의 이론수업과 실기수업 없이 일부 학생들에게 레포트 만으로 학점을 내준 것으로 파악됐다.

게다가 25만원을 내고 서핑수업에 참여하면 서핑실력과 무관하게 출석과 태도 점수로만 A~B학점을 준다며 공지한 후 34명의 학생에게 학점을 내줬다.

특히 25만원의 참가비를 내지 않고 레포트로 대체한 학생들은 수업에 참여한 적도 없지만 출석이 완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안동대 체육학과는 2022년 1학기 수업 중 하계보드스포츠 과목에 대해 학기 중 수업은 전혀 없고, 학기 말 강원도 양양에서 2박 3일의 일정으로 서핑수업을 받는 것으로 대체한다고 공지했다.

안동대 체육학과 학생들이 서핑수업을 받고 있다. / 독자제공
안동대 체육학과 학생들이 서핑수업을 받고 있다. / 독자제공

체육학과는 공지를 통해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강원도 양양에서 서핑수업 참가비 25만원을 요구했다. 또 25만원의 참가비를 낸 학생에 대해 성적은 서핑실력과 무관, 출석여부와 태도점수만 반영 A~B학점, 불참시 레포트로 대체 후 최대 C학점, 무단 불참은 F학점으로 공지했다.

아울러 모든 일정에 늦거나 지각은 건별 5점씩 감점, 돌발행동이나 담당교수 인지불가 사항은 건별 7점씩 감점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해당 과목에 참여한 학생들은 수업의 형태와 성적의 반영이 올바르지 않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3학년 한 학생은 "이론수업과 실기수업을 전혀 듣지 않은 상태에서 레포트로만 성적이 나왔다"면서 "수업료를 정상적으로 내고도 학생이 개별적으로 레포트를 내 학점을 준다면 해당 수업의 존재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4학년 한 학생은 "해당 수업에 2명의 교수가 참여했지만, 양양수업 첫날 A교수는 한 여학생과 오후 늦게 현장에 도착했다"며 "이날 A교수와 늦게 도착한 여학생은 이론교육도 안 받고, 둘째 날 수업과 셋째 날 평가도 전혀 참여하지 않았지만 높은 학점이 나갔다"며 학사행정의 허술함을 꼬집었다.

운동부 한 학생은 "둘째 날 전일 서핑수업 당시 학생들이 해변에서 강습 중일때 안동대체육학과 교수 2명은 단 한 차례도 해변에 나오지 않았다"며 "외부 강사 3명이 서핑수업을 지도할 거면 교과 과목은 왜 만든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해당 과목 수업이 모두 출석으로 처리돼 있다. /독자제공
해당 과목 수업이 모두 '출석'으로 처리돼 있다. /독자제공

이에 대해 안동대 측은 "해당 과목에 대해 학기 초 강의계획서에 공지를 통해 진행한 사항으로 규정대로 학점이 부여됐고, 어떠한 학사비리도 없었다"고 답했다.

현재 해당 사항은 체육학과 학생들이 국민권익위원회와 교육부 등에 철저한 감사를 청구해 놓은 상태이다.

tktf@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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