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이 없어요 방법이”…전세버스, 코로나 이전 반토막 '위기'
입력: 2022.08.25 07:00 / 수정: 2022.08.25 11:15

기름값 폭등과 버스기사 유출, 수학여행 중단 업계 초비상

전제버스 대표들, 흘릴 눈물도 없어

"다른 도시와 형평성 있게 해달라"

보험료라도 아끼려 휴차 신청 반복

전북교육청 현장체험학습 실시요청

거리두기가 풀려도 전세버스 가동률은 코로나 이전의 반토막 수준이다. /전주=김도우기자
거리두기가 풀려도 전세버스 가동률은 코로나 이전의 반토막 수준이다. /전주=김도우기자

[더팩트 | 전주=김도우기자] 전북 완주군 삼례읍 나들목에 있는 전세버스 회사는 코로나 이후 많은 운전자가 떠났다.

지금은 30대 25명이 남아있다. 5대는 운행이 중단됐다.

통근버스가 필요한 회사나 학교와 계약하고 숙박형 테마식(수학여행) 운송을 주로 해왔는데, 코로나 이후 영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됐다고 하지만 6월·7월 매출은 코로나 유행 전의 반 토막 수준이다.

최창은 국제여행사 대표(75)는 "아주 어렵다. 지금이 제일 어렵다. 지원금도 없다"며 "다른 시도는 안전수칙 지키면서 다 수학여행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보험료라도 아끼려 운행이 없는 버스 번호판을 뜯고 휴차 신청을 했다가 다시 운행하기를 반복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세버스 성수기는 상반기 4월·5월, 하반기 9월·10월·11월인데 전북은 지난 7월 수학여행에서 집단감염으로 9월 일정이 취소된 상태다.

전북 교육청에서 학생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8월 이후 테마식 현장체험학습을 전면 재검토하라는 교육감 지시에 따른 것이다.

최 대표는 "학생 안전 최우선 조치는 충분히 이해 간다"며 "(그러나 지금도) 관광지 가보면 다른 시도 학생들 많이 온다. 방역수칙 지키면서 진행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방법이 없다. 다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학교나 통근회사와 계약하고 전북으로 오는 외국인 운송을 주로 해왔는데 코로나 이후 영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사진=전북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학교나 통근회사와 계약하고 전북으로 오는 외국인 운송을 주로 해왔는데 코로나 이후 영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사진=전북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소규모 관광으로 패러다임 바뀌어 업계 고사위기

외국인 관광객과 학교 현장학습 등이 아직 돌아오지 않은 데다 코로나를 겪으며 단체관광에서 소규모 관광으로 여행의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어 전세버스 업계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

25일 전북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2022년 6월 기준 88개(주 사무소) 업체가 있다. 서너개 업체는 이미 폐업된 상태다.

대형 1,211대, 중형 777대 등 1,988대의 차량이 운행 중으로 가동률은 코로나 이전 50% 이상 감소되었다.

코로나 이후 운전자 수도 줄어드는 상황이다.

2019년 1,875명, 2020년 1,633명, 지난해 1,660명으로 감소 현상이 뚜렷하다.

박형택 전북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최근 가동률도 코로나가 정점을 찍었던 올 초와 다르지 않다"며 "수학여행 같은 학교 단체 관광이 대부분 취소되는 실정이고, 지금은 예식장 버스 대절 같은 일회성 계약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그는 "(전세버스 업계는) 기존계약 취소는 물론, 통근·통학 가동률 감소 등 운행율이 떨어져 생사의 기로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리두기가 해제되어) 전세버스 운행이 증가 추세에 있었으나, 코로나 재확산으로 운행 계약이 줄줄이 취소 중"이라며 현 상황을 설명했다.

전세버스 업계는 특히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더라도 여행객들이 전세버스로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사진=전북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제공
전세버스 업계는 특히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더라도 여행객들이 전세버스로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사진=전북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제공

◇전세버스 업황 회복되지 않을 것 같아 늘 불안

전세버스 업계는 특히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더라도 여행객들이 전세버스로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한다.

백재호 전북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 부장은 "외국인 관광객도 없지만, 내국인도 단체관광보단 개별 관광을 선호하게 돼 업황이 영영 회복되지 않을 것 같아 불안하다"고 했다.

기름값 폭등과 버스기사 유출, 대출 상환 부담까지 겪으며 업계에선 "설령 일이 들어와도 버스 운행을 못 할 상황"이라고 한다.

양영복 천일고속관광 대표(61)는 "택배기사가 돈을 많이 번다는 소문에 많은 기사가 일을 그만뒀다"며 "기사들은 최저임금 수준 월급에 운행 횟수에 따라 수당을 받는 구조인데 일이 없으니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6월 기준 전북 전세버스는 1,988대인데 기사는 1,803명밖에 안 된다.

전세버스 운송사업조합 대표자들은 올 2학기 테마식 현장체험학습을 전면 실시해 업계 숨통을 터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대표는 "정부나 교육부 다른 도시는 대면수업은 물론, 체험학습 실시를 권고하고 있다"며 "(전북도도) 다른 도시와 형평성 있게만 해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1대 차량에 탑승 인원을 20명으로 줄여 시행하더라도 확진자가 감소되지 않으며, 현장체험 학습 시행 전후 철저한 방역을 하는 게 최선"이라며 "학생 20명 이상인 경우 버스 2대 운행은 추가 예산이 소요될 뿐이고 효율성도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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