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경호구역을 300m 확장한 첫날인 22일, 문 전 대통령 사저가 위치한 양산 평산마을./양산=강보금 기자

[더팩트ㅣ양산=강보금 기자] "하마터면 여름철 우렁찬 매미 울음소리를 잊을 뻔했어요. 3달 여만에 되찾은 평산마을의 평화가 달콤하기까지 합니다."

대통령실이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경호구역을 확장한 첫날인 22일 오후, 평산마을에는 우렁찬 매미 소리와 풀벌레 소리만이 고요한 마을의 곳곳을 누빈다.

이날 0시부터 대통령 경호처는 문 전 대통령 사저 경호구역을 넓혀 평산마을 입구 쪽 음식점 앞부터 지산마을 만남의 광장까지 확대했다.

평산마을로 들어가는 입구, ‘여기는 경호구역입니다. 교통관리 및 질서유지에 적극 협조 부탁드립니다’라는 팻말이 서 있다.

평산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 놓인 경호처의 안내 팻말./양산=강보금 기자

그 옆에 쓰인 경호처에서 안내하는 반입 금지 물품이 눈에 띈다.

경호처와 경찰은 총포·도검류 및 폭발물, 화약류, 인화성 물질, 기타 위해도구로 사용될 수 있는 각종 위험 물품 등의 반입을 금지했다. 또 확성기와 스티커 부착 차량의 마을 진입도 차단했다.

이 팻말을 지나 평산마을로 들어가기 위해 창문을 내리는 차량 운전자에게 경호처 관계자는 "어디로 가십니까. 관광하러 오셨나요?"라고 묻는다.

경호처에 따르면, 차량을 이용해 이전과 같이 사저 맞은편 도로를 통행할 수 있다. 다만, 입구에서 검문을 받고 출입할 수 있다. 필요하다면 소지품 검사도 함께 수반된다.

그래서일까. 사저 맞은편에서 전날까지 붐비던 보수성향 단체나 시위대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그러나 일부 보수성향 1인 유튜버 3~4명이 카메라를 켜고 실시간 영상을 촬영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날 오전에는 보수성향 유튜버가 집회 지역을 두고 경호처 관계자와 갈등을 빚어 경호구역 밖으로 쫓겨나기도 했다.

대통령실이 문 전 대통령 사저 경호구역을 확장한 첫날 사저 맞은편 도로에서 일부 보수성향 1인 유튜버가 실시간 현장영상을 촬영하고 있다./양산=강보금 기자

평산마을 주민 A씨는 "얼마 만에 들어보는 풀벌레 소리인지 예전의 평화롭고 고요한 마을을 되찾은 것 같아 기쁘다"며 "앞으로 차츰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겠다는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호구역에서 집회와 시위를 열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집회·시위를 신고하면 경호구역 내에서 집회와 시위를 할 수 있다.

다만,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제5조 3항에 따르면 경호구역에서 질서유지, 교통관리, 검문·검색, 출입 통제, 위험물 탐지, 안전조치 등 위해 방지에 필요한 안전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이 때문에 경호처는 해당 법률에 의거해 경호구역 내 욕설, 폭언 등 위협적인 언사와 질서를 저해하는 행위를 했을 때는 경호구역 밖으로 이동조치 될 수 있다고 고지했다.

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평산마을 입구에서 경찰과 경호처 관계자가 검문을 실시하고 있다./양산=강보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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