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발품] “배고픔보다 작품이 더 중요”…흥행 아닌 작품승부
입력: 2022.08.18 16:13 / 수정: 2022.08.18 16:13

40여년 전북 문화 지킨 안상철 평화의 전당 콘텐츠 사업단장

평화의 전당에서는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천주교 가족 순교역사를 담은 국악뮤지컬 님이시여 사랑이시여를 공연한다. 사진은 안상철(64) 전주치명자성지 평화의 전당 콘텐츠 사업단장. /전주=김도우 기자
평화의 전당에서는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천주교 가족 순교역사를 담은 국악뮤지컬 '님이시여 사랑이시여'를 공연한다. 사진은 안상철(64) 전주치명자성지 평화의 전당 콘텐츠 사업단장. /전주=김도우 기자

[더팩트 | 전주=김도우 기자] 안상철(64) 연극연출가 하면 두 가지가 자동적으로 연상된다. 하나는 세계 평화의 전당이고, 다른 하나는 연극 ‘님이시여 사랑이시여’다.

전북에서 연극과 함께 시절을 보냈다. 세계 평화의 전당은 전주 한옥마을 인근 치명자산 아래에 있다. 치명자산은 천주교 순교자들이 잠든 곳이다.

세계 평화의 전당에서는 지금 전북 연극의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천주교 가족 순교사를 국악 뮤지컬로 제작한 연극 ‘님이시여 사랑이시여’가 공연중이다.

20여명의 출연진이 도시락을 싸가며 써내려간 천주교 가족 순교의 가슴 아픈 이야기다. 천주교라는 전주 종교역사의 독창적인 소재이기도 하다.

1801년 조선 최초 대규모 천주교 박해였던 신유박해를 배경으로 유항검 일가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았다.

만석지기가 재산을 포기하면서 평등과 사랑을 실천하며 신앙이 길을 걸은 호남의 사도 유항검과 동정부부로 순결을 지킨 유중철·이순이의 고결한 사랑과 신앙의 순교를 그린 드라마이다

유중철 이순이 부부는 유항검의 아들과 며느리다.

안 감독은 "이 작품은 1997년 초연(初演)된 이후 25년간 공연되어 감동적인 공감대를 얻고 있다"며 "평화의 전당에서 상설공연을 진행하고 있으나 열악한 여건으로 인해 최상의 무대를 마련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님이시여 사랑이시여’ 연극은 연극계를 아는 사람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안상철 감독과 단원들이 없었으면 이 연극도 없었다고...

그러니 평화의 전당 건립이나 연극 팔할이 이들 덕이다.

님이시여 사랑이시여 공연장면. /천주교전주교구 홈페이지 캡처
님이시여 사랑이시여 공연장면. /천주교전주교구 홈페이지 캡처

지속가능한 공연하려면 상설 공연장 절실

예나 지금이나 연극연출가는 배고픈 직업이다. 하물며 전당과 콘텐츠 사업단을 운영한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연극 단원들에게는 최근에서야 차비 정도 지원했고, 사업단 사람들은 아직 무보수로 알려졌다.

연극 언저리에 있는 사람은 대체로 살림에 숙맥(菽麥)이다. 배고픈 직업인 연극연출가로 살아 간다는 것은 소명의식이 없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안 감독은 "앞으로 전주의 새로운 콘텐츠로 지속가능한 브랜드 공연을 정착시킬 수 있는 상설 공연장이 필요하다"며 "전주 천주교 성지를 방문하는 순례 코스와 한국 전통문화 관광을 결합하면 체류형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감독은 그래서 평화의 전당 옆에 상설 공연장 설립이 절실하다고 한다.

그는 "단순 일회성 연극이 아닌 롱런 할 수 있는 브랜드 공연을 가져보자는 사명과 한국 천주교 역사를 전개시킨 우리 지역 자랑스러운 순교자들의 경이로운 이야기를 13억 천주교 신자들에게 알리는 신앙적 소명도 있다"고 덧붙였다.

님이시여 사랑이시여 공연장면. /천주교전주교구 홈페이지 캡처
님이시여 사랑이시여 공연장면. /천주교전주교구 홈페이지 캡처

문화는 지속가능해야 경제성도 함께 온다

전주 평화의 전당이 있는 치명자산은 앞서 언급 했듯이, 유항검 일가족 7명이 몰살당해 안치된 곳이다.

천주교에선 이곳을 성지로 매년 세계 천주교 신자들이 찾는 곳이다.

"문화는 소모성이 아니다. 경제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지속가능해야 한다"

안 감독이 생각하는 연극 연출이다. 이를 위해 공연, 식사, 숙박이 어울려야 한다는 것이며, 이 결정체가 평화의 전당이다.

"종교, 치명자산, 초남이 성지는 없어지지 않는다. 한국 천주교 역사가 있는 이곳 전주에 종교 관광 상품을 개발해 체류형 관광시장을 창출, 지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 확신한다"

지금 평화의 전당을 찾는 이들 상당수는 천주교 신자들이지만, 일반인들도 많다.

초심을 잃지 않은 평화의 전단은 세대를 잇는 소통과 교감의 장(場)이 되고 있다. 마음의 고향 같은 곳, 그게 평화의 전당이다. 이곳에 그가 있고, 종교가 있고, 문화와 역사가 있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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