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완주 '편백숲' 사업, 특정 세력 구입 후 세금 80억 투입 '의혹'
입력: 2022.08.12 16:28 / 수정: 2022.08.12 16:28

악명 높은 브로커 세력 상관면 편백숲 사적 구입 후 군 지원 일사천리…완주군, 편백숲 '감사' 철퇴

전북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 소재 편백나무숲. 정치 브로커의 A 씨의 지인들로 알려진 인물들이 인근 임야를 구입하자 완주군이 80억 가량을 투입해 진입로와 교량, 주차장, 관광시설 및 산림청 지정 사설 자연 휴양림 지정에 추진됐다. /완주=이경민 기자
전북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 소재 편백나무숲. 정치 브로커의 A 씨의 지인들로 알려진 인물들이 인근 임야를 구입하자 완주군이 80억 가량을 투입해 진입로와 교량, 주차장, 관광시설 및 산림청 지정 사설 자연 휴양림 지정에 추진됐다. /완주=이경민 기자

[더팩트 | 완주=이경민 기자] 전북 완주군에서 정치 브로커로 지목받는 세력이 땅을 사자마자 군 예산과 행정력이 투입돼, 수년간 특혜 시비를 낳았던 ‘상관 편백숲 조성 사업’이 특별감사 도마에 올랐다.

이는 <더팩트>가 최근 발간된 전북 완주군 '민선8기 완주군수직 인수위원회(위원장 송형수) 활동 결과 보고서(백서)'를 통해 확인한 결과다.

12일 인수위 백서에 따르면 상관 편백숲 조성 사업은 완주군 산림녹지과, 도로과, 축산과 등 주요 부서 업무와 연결된 완주 군정의 특혜 의혹 해소 대상으로 지목됐다. 실제 인수위는 산림녹지과 인수 업무와 관련 2항에 ‘상관 힐링의 숲 조성’(상관 편백숲 자연휴양림)에 대해 ‘감사 시행’을 검토 의견으로 보고서에 명시했다.

군수 인수위에 참여했던 한 위원에 따르면 보고서 내용은 절제된 것으로 실제 업무보고 현장은 특혜 문제로 검찰 고발 조처까지 언급됐다는 것이다. 일단 감사는 △진입로 군비 투입 배경 △휴양림 지정 △외곽 진입 도로 개설 작업 등에 집중되면서 정치 브로커의 개입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더팩트>가 완주군 감사실에서 확인한 결과 완주군은 상관 편백숲 진입도로 확포장 공사(1.5km)로 군 예산 61억 원(2016~2020년)을 투입했다. 이에 앞서 2015년에는 관광 안내판과 안내소 등 편의 시설로 1억 원(2015년)도 투입했고 올해는 수 억 원이 투입돼, 대형 주자장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완주군은 또 지난 2020년 이 편백숲이 산림청이 지정하는 ‘사설 자연 휴양림’의 지정될 수 있도록 주민설명회와 서류 작성 등 행정적 지원에 나섰다. 특히 산림청이 사설 휴양림으로 지정한 직후인 지난해(2021년) 4월 완주군은 곧바로 편백숲에 진입하는 외곽 도로 건설(마을을 통과하지 않은 도로) 협의에 들어갔다.

전북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 소재 편백나무숲. 정치 브로커의 A 씨의 지인들로 알려진 인물들이 인근 임야를 구입하자 완주군이 80억 가량을 투입해 진입로와 교량, 주차장, 관광시설 공사 및 산림청 지정 사설 자연 휴양림 지정 등이 추진됐다. /완주=이경민 기자
전북 완주군 상관면 죽림리 소재 편백나무숲. 정치 브로커의 A 씨의 지인들로 알려진 인물들이 인근 임야를 구입하자 완주군이 80억 가량을 투입해 진입로와 교량, 주차장, 관광시설 공사 및 산림청 지정 사설 자연 휴양림 지정 등이 추진됐다. /완주=이경민 기자

이 사업 추진을 위해 완주군은 지난해 10억 원의 지방채까지 발행하는 등 이 사업을 위해 현재까지 80~100억 원가량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완주군의 이 같은 자금과 행정력이 투입되기 직전인 2015년 2월 (유)PC(한글-영어 이니셜)라는 농업회사법인이 전주에 설립돼, 27만2632평(86만6688㎥)에 이르는 편백숲을 사들였다.

(유)PC의 주주는 치과의사와 개인 건설 사업자 등 2명으로 산림 조성이나 휴양림 사업과는 별 관계가 없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 두 명은 모두 박성일 전 완주군수와 안호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완주·무주·진안·장수)의 선거 참모를 지냈던 A 씨의 고교동기(의사)이고 친동생(개인 건설 사업자)으로 확인됐다.

A 씨는 박 전 군수와 안 의원의 정치적 약점을 잡고 각종 사업과 자금을 요구하다 구속(정치자금법 위반) 된 바 있는 정치적 브로커로 알려져 있다.

(유)PC는 완주군 지원으로 편의 시설이 확충되자 지난 2017년부터 등산객 1인당 5000 원씩의 입장료(현재는 폐지)를 받는 등 상행위를 하다 민원의 철퇴를 맞은 바 있다.

완주군의회 전직 군의원은 "개인 땅인 편백숲은 지난 7년간 완주군의 자금 투입과 홍보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유)PC가 인수할 당시 평당 1만 원 정도(총 인수금액 30억 원 정도)했는데 지금은 10만 원까지 올라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완주군 관계자는 "이 사업은 주민 반발로 외곽 도로 건설 사업 진행은 현재 중단됐다"면서 "(박성일 전 군수 당시 추진된) 사업 전반에 대해 감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 사건을 사법 당국에 고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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