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뭘 해도 결국 민주당을 찍는다"
민주당 대표 경선이 '팬덤정치' '내로남불' 등 퇴행적 구태가 재현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전북에서는 전당대회에 대한 무관심이 2년째 이어지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 | 전주=김도우 기자] "후보들의 최대 관심사였던 호남 지역 대의원대회도 집중 호우로 전격 연기되면서 각자 홍보 전략 등은 대부분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8월10일 송갑석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이후 2년이 지난 2022년 8월 차기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진행 중이지만 좀처럼 ‘흥행’이 되지 않고 있다.
순회경선 시작부터 이재명 후보가 75%에 가까운 득표율로 ‘확대명(확실히 당대표는 이재명)’ 분위기를 형성하면서 일방적인 승부가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선초반부터 이재명 후보가 압승하면서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단일화가 성사되지 못할 경우 민주당 전당대회는 흥행실패에 그칠 전망이다.
당 일각에서는 "최악의 무관심 전당대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청와대 출신 한 의원은 "너무 뻔한 승부가 되고 있어 흥행에 악재가 되고 있고, 2년마다 되풀이 되는 수해, 어려운 경제, 정치 무관심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를 일찍 하던지 조금 늦추는 것도 한 방법이다"고 덧붙였다.
흥행 부진의 원인으로는 ‘절대 강자’인 이 후보를 상대로 인물론이나 구도, 바람 중 어느 한 측면에서도 각을 세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라 정치에 전체적으로 관심이 사그라졌고, 수해, 온난화, 폭우 등 자연재해도 무관심의 원인이 되고 있다.
분명한건, 국민에게 희망과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 정치권의 변화와 혁신 등 쇄신이 없는 한, 민심의 외면은 지속될 수밖에 없고 정치 발전에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전북의 한 의원은 "먹고 살기도 힘든데, 전당대회에 관심이 없을 것"이라며 "의원들은 지역구 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북 스스로 ‘전북은 뭘 해도 결국 민주당을 찍는다’는 인식을 준 것이 무관심 영향을 끼쳤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전당대회에서 전북이 승부처라는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 권리당원 비율이 전국 네 번째로 높기 때문이다.
전북의 한 권리당원은 "전북정치 존재감을 드러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매번 힘없이 따라 가기보다는 뭔가 요구하고 챙겨할 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11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대표와 최고위원 투표권을 가진 전북지역 선거인단 수는 총 15만8476명에 달했다. 이중 전국대의원이 904명, 권리당원은 15만7572명으로 집계됐다.
전북은 경기 23만7,306명, 서울 21만508명, 전남 17만2,265명에 이어 전국에서 4번째다
당대표 후보와 최고의원 후보가 앞서서 전북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전북지역 경선은 오는 20일 열릴 예정이다.
이날 오후 후보자 합동연설회는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진행한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 11명이 참여한다.
앞서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 동안은 권리당원 등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과 ARS 투표가 진행된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위원장도 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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