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서구 대동고등학교 전경 / 광주대동고 누리집 갈무리

[더팩트 I 광주=이병석 기자] 광주광역시의 한 사립 고교 학생들이 교사 노트북에 악성코드를 심어 시험 답안(중간·기말고사)을 빼돌린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중간고사에 앞서 해당 컴퓨터로 수업을 하던 일부 교사가 이상 징후를 포착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따르면, 이날 광주 대동고 2학년의 한 동급생은 전화 인터뷰에서 "(그 학생들이) 컴퓨터를 캡처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했는데 중간고사 전 방과 후 시간에 선생님들이 컴퓨터가 캡처되는 것 같다며 얘기하신 것을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급생은 "수업 중간에 갑자기 (노트북이) 캡처가 되니까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동급생은 해당 학생들이 문제 학생과는 거리가 먼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 모범생이었다"며 "그들 중 한 학생은 전교 7등 다른 학생은 전교 20등을 하던 학생"이라고 설명했다.

동급생은 "한 학생은 전교 부회장도 했고 2학년에 들어와서는 전교 회장에 당선됐는데 당선된 지 일주일 만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그 학생은 컴퓨터도 잘해서 서울대 컴공(컴퓨터공학)으로 (진로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동급생은 이어 "해당 학생들이 경찰 조사를 받고 학교에서 징계가 내려지면 퇴학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면서 "현재 재시험 얘기가 나오는데 그간 성실하게 준비해 결과가 좋았던 학생들 입장에서는 억울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 사립고인 대동고에서는 2학년 학생 2명이 올해 4월 말부터 이달 초 사이 늦은 밤 학교에 무단 침입해 중간·기말고사 문답을 빼돌려 부정시험을 치른 혐의(업무방해·건물조 침입)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악성코드로 노트북을 해킹해 시험 답안을 빼돌린 이 같은 수법에 대해 지역사회가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재시험 등을 둘러싼 교육 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광주 대동고는 4년 전인 지난 2018년에도 3학년 1학기 중간·기말고사 시험문제가 유출돼 지역사회에 크나큰 파문을 일으켰으며 당시 행정실장과 학부모가 구속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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