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간첩, 간첩!” VS “지켜줄게”…文 사저 앞 보수·진보 맞불집회
입력: 2022.07.17 18:22 / 수정: 2022.07.17 18:22

文 지지자, "평산마을 평화 하루빨리 되찾길"

17일 평산마을 행복지킴 운동본부가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맞은편에서 보수 단체에 대항해 침묵 문화제를 열고 있다./양산=강보금 기자
17일 '평산마을 행복지킴 운동본부'가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맞은편에서 보수 단체에 대항해 침묵 문화제를 열고 있다./양산=강보금 기자

[더팩트ㅣ양산=강보금 기자] 뙤약볕이 따갑게 내리쬐는 17일 오후 2시,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어귀부터 "간첩, 간첩!"하고 쇳소리처럼 날카로운 음성이 메아리친다.

문 전 대통령의 사저 100여m 맞은편 평산마을길은 사저를 중심으로 오르막에는 보수단체의 빨간 깃발이 휘날리고, 그 아래로는 노란색 우산과 파란색 현수막이 분단국가를 그리듯 상반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평산마을 행복지킴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침묵 문화제를 열어 보수단체에 대한 맞불 집회를 개최했다.

운동본부는 이날 서울, 대구, 광주 등에서 단체 버스를 전세해 약 350여 명이 응집했다.

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님, 김정숙 여사님 사랑해요. 지켜줄게’, ‘평산마을 평화 기원, 우리가 지켜줄게’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침묵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뙤약볕에 익어버린 아스팔트 위에서도 침묵을 지키다 가끔 "문재인 사랑합니다", "우리가 지켜줄게요"라고 사저를 향해 외쳤다.

또 이날 잠시 사저 앞마당으로 김 여사가 파란 수건을 흔들며 인사를 하자 이를 발견하고 환호했다. 아울러 산책을 위해 사저에서 나온 문 전 대통령의 반려견 ‘토리’를 발견한 지지자들은 반가움에 "토리야, 토리야"라며 사저의 작은 움직임에도 크게 반응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양산 평산마을에서 지난 5월 초부터 2달 동안 1인 시위를 벌여 온 보수 성향의 시위자./양산=강보금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양산 평산마을에서 지난 5월 초부터 2달 동안 1인 시위를 벌여 온 보수 성향의 시위자./양산=강보금 기자

하지만 불시에 보수단체 회원과의 작은 마찰도 일어났다. 보수단체 회원이 길을 오르며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욕설을 내뱉자 지지자들은 "도대체 왜 그러느냐"며 "평산마을 주민들에게 고통을 주지 마라"고 항의하며 서로 언성을 높이는 모습도 보였다.

이같이 지난 16일과 17일 이틀간 보수와 진보의 맞불 집회로 평산마을은 여느 때보다 긴장감이 흘렀지만, 큰 소동 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이날 침묵시위에 참여한 A(50대, 서울)씨는 "2달 동안 이어진 보수 단체의 집회 때문에 무엇보다 평산마을 주민들의 불편과 고통 심각해지고 있다. 왜 남을 괴롭히는 비평화적인 집회를 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하루빨리 평산마을에 평화가 찾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맞은편에서 2달 넘게 집회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한 보수 성향 시위자가 저승사자 복장을 하고 사저를 배경으로 유튜브 방송을 하는 모습./양산=강보금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맞은편에서 2달 넘게 집회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한 보수 성향 시위자가 저승사자 복장을 하고 사저를 배경으로 유튜브 방송을 하는 모습./양산=강보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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