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 장기기증 잇달아…폐지 줍던 60대 등 4명
입력: 2022.07.14 12:07 / 수정: 2022.07.14 12:07

장영근씨, 2명 환자에 신장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전남대학교병원에서 뇌사 판정을 받은 50대 2명과 60대 2명이 모두 10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전남대병원 제공
전남대학교병원에서 뇌사 판정을 받은 50대 2명과 60대 2명이 모두 10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전남대병원 제공

[더팩트 l 광주=김건완 기자] "형님이 방림동과 봉선동 일대에서 폐지를 주우면서 동네 청소까지 하다 보니 주민들이 형님을 많이 챙겨주셨어요. 신장을 기증받으신 분들도 이 세상에 소금과 빛으로서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면 좋겠습니다."

전남대학교병원(병원장 안영근)에서 뇌사 판정을 받은 50대 2명과 60대 2명이 모두 10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14일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장영근(67)씨는 지난 6월 6일 남구 방림동 라인효친 아파트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쓰러져 응급실에 입원했다. 이후 장씨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 6월 10일 뇌사 판정을 받았으며, 장기기증을 통해 2명의 환자들에게 신장을 각각 이식했다.

장씨는 지난 10년간 방림동과 봉선동에서 폐지를 주우며 생활했다. 가정을 꾸리지 않고 청각과 언어 장애를 지닌 친형 가족과 함께 지냈다. 장씨는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 유명 인사였다. 폐지만 줍는 것이 아닌 일대의 쓰레기를 함께 주우며 환경개선에 이바지했기 때문이다.

장씨의 동생인 주섭(64)씨는 "형님이 돌아가신 후 형님 동네 편의점에 들렀는데 주민분들이 ‘갑자기 형님이 안 보여서 매우 걱정된다’며 안부를 많이 물었고 함께 슬퍼해줬다"며 "평생 공장에서 일하고 폐지를 주우며 동생의 학비까지 보태준 착한 형님인 만큼 하늘나라 가서는 편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6월 10일 뇌사 판정 후 장기를 기증한 장영근(67, 오른쪽)씨와 동생 장주섭(64)씨./ 전남대병원 제공

6월 10일 뇌사 판정 후 장기를 기증한 장영근(67, 오른쪽)씨와 동생 장주섭(64)씨./ 전남대병원 제공

또한 김양신(58) 씨는 지난달 13일 집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돼 응급실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은 후 뇌사에 빠졌다. 이후 김씨의 가족은 장기기증에 동의해 6월 17일 3명의 환자들에게 간장과, 신장을 기증했다.

김씨의 동생 양민(57)씨는 "형님과 명절에 TV를 보다가 장기기증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기증이 의미있겠다’라는 말씀이 떠올라 전남대병원의 제안에 동의했다"며 "장기기증이 필요하신 분들은 매우 절실한 상황인 만큼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엄모(여·55)씨는 지난 5월 교통사고를 당해 치료를 받다 뇌사판정을 받고 6월 2일 3명의 환자에게 간장과 신장을 기증했으며, 김모(60)씨도 지난 6월 10일 장기기증을 통해 2명의 환자에게 희망을 선물했다.

전남대병원 장기이식센터 최수진나(이식혈관외과 교수) 소장은 "장기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대기자가 연간 4만명이고, 대기 중에 사망하는 환자는 하루에 6명 가량"이라며 "장기기증은 누군가의 끝이 아닌 누군가의 생명을 잇는 생명나눔인만큼 이 문화가 더욱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niceyach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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