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예총 ‘굿,바이 시즌 2展’ 광주서 첫 오픈…120명 기자 개개인 풍자로 저격 ‘화제’
'굿바이 시즌 2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이 11일 오프닝 기자회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광주=나윤상 기자 |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SNS 공간에서 ‘기레기’로 비하되는 언론의 행태를 풍자로 비판하는 ‘굿,바이 시즌 2展’이 광주에서 첫 오픈, 시민사회의 관심이 뜨겁다.
광주 메이홀(동구)에서 지난 6월 1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사)서울민예총 시각예술위원회(이하 시각예술위)가 주관하고 ‘언론개혁을 위한 예술가들의 행동’이라는 부제 아래 총 18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이번 전시는 시각예술이라는 매체로 다양한 장르 작업을 하는 예술가들이 그동안 비판의 성역으로 존재하던 언론을 향해 정면으로 총구를 겨눴다는 점에서 전국적인 이슈로 떠오르며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가 명예훼손 소송에 나서겠다고 주목한 박찬우 작가의 120인 언론인 캐리커저 풍자 작품./광주=나윤상 기자 |
특히 ‘기레기 10계명’ 이라는 표어와 함께 120명의 기자 개개인을 캐리커처로 풍자한 박찬우 작가의 작품에 대해 한국기자협회(이하 한기협)가 ‘명예훼손 소송을 하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첨예한 충돌이 예고된 상황이어서 시민사회의 반응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11일 오후 3시 전시장에서 열린 오프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재동 작가(경기신문 시사만화가)는 "언론의 행태를 작품으로 비판하는 사례는 있었지만 기자 개개인을 풍자로 저격하는 박 작가의 작품은 대한민국 최초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래 없는 작업일 것이다"며 의미를 밝혔다.
한기협의 공격이 집중된 박찬우 작가는 "너무 답답하고 울분이 일어서, 아픔을 배설하고 싶어서 작품을 만들었다"고 고통스러웠던 창작의 심경을 밝히며 "한국에서 기자는 검찰과 함께 권력의 최상위에 있는 공인이다. 그렇다면 기자는 왜 예술가들의 풍자의 대상이 될 수 없느냐"고 반문하며 한기협의 명예훼손 주장을 왜곡된 ‘프레임 씌우기’로 비난했다.
박찬우 작가는 11일 전시 오프닝 기자회견에서 "왜 언론인은 예술가들의 풍자의 대상이 될수 없느냐?" 고 반문했다. /광주=나윤상 기자 |
박 작가의 작업을 비롯해 메이홀 2층과 4층에 전시된 작품들 또한 한 결 같이 언론의 기득권 지키기 복무, 권력화, 살아있는 권력 편들기 등등 문제들을 통렬하게 꼬집고 있다.
‘아트만두’ 라는 필명의 작가는 권력과 기득권 세력을 상징하는 말굽자석에 펜촉이 무수히 달라붙은 형상을 통해 언론의 해바라기 속성을 강렬하게 풍자하고 있으며, 이하 작가는 조선일보 빌딩 위에 거대한 킹콩이 앉아 위협적으로 포효하는 형상 이미지로 조‧중‧동으로 지칭되는 거대언론의 군림을 비판하고 있다.
박재동 작가는 자신의 전문 장르인 15점의 만평 형식 작품을 선보이며 언론이 정권의 애완견 역할을 하고 있음을 날카롭게 꼬집었다. 특히 박 작가의 작품 중 ‘미디’라는 이름의 애완견이 김건희 씨로 추측되는 주인의 발을 핥고 있는 만평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붙들었다.
박재동 작가는 기자회견 마무리 발언에서 "권력의 꼭대기에 언론이 아닌, 국민이 있어야 한다"며 이번 전시의 의미를 강조했다./광주=나윤상 기자 |
김서경 조각가는 80년 5‧18 당시 목숨을 걸고 학살의 현장을 기록한 독일 언론인 고 위르겐 힌츠페터의 흉상 조각을 출품, 언론인의 사명과 존재이유를 되묻고 있다.
전시를 주관한 민예총 시각예술위는 기자회견 입장문에서 "한기협은 명예훼손을 말하기 전에 기자는 왜 풍자대상이 안되는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또한 악의적 해석으로 18명의 작가 중 한 작가에게만 집착하여 몰아가는 프레임 씌우기를 중단하라"고 주장하며 "1만 명 이상의 기자가 가입돼있는 힘센 한기협이 18명 작가의 전시를 언론탄압이라고 비판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민예총 시각예술위는 광주 오프닝에 이어 이미 부산 등 2곳에서 전시 요청을 받았다고 밝히며 전국 순회 전 형식으로 전시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한 시각예술위에 따르면 이번 전시에 작품을 출품하지 못한 보다 많은 작가들이 참여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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