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1주기 추모식 9일 열려…1년 지났지만 책임지는 자 없고, 약속했던 추모공간도 마련되지 않아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 붕괴참사 1주기 추모식이 9일 열렸다.
1년 전 당일 사고발생 시간인 오후 4시에 맞춰 열린 이날 추모식은 진혼 춤 공연을 시작으로 추모 묵념, 종교의식, 추모사, 추모시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추모식에는 이용섭 광주시장, 김용집 광주시의회 의장, 민주당 이용빈 의원, 정의당 강은미 의원, 임택 동구청장을 비롯해 2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추모 기도를 집전한 성종병 신부(광주 농성동 본당)는 “재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안전을 다짐하지만 진정한 반성과 성찰이 없기에 참사는 잇따르고 있다”고 말하며 “물질만능주의가 만든 세태다. 사람과 인명을 존중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광주 학동 4구역 재개발 붕괴참사 1주기 추모식이 9일 열렸다./광주=나윤상 기자 |
굳은 표정으로 단상에 오른 이용섭 시장은 추모사에서 “지난 해 오늘 이 시간 참담한 사고가 발생했다. 죄스러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유가족에게 위로를 건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민사회가 진상규명과 추모사업에 함께 관심을 가져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진의 유가족 대표는 “1주기를 맞았지만 어머니의 영정을 아직까지 차마 떼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견뎠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혼란한 시간을 보냈다”고 고통스러웠던 지난 1년을 회고하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1심 재판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이 이미 법망을 빠져나가고 있다. 약속했던 추모공간도 아직 마련되지 못했다”고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효복 시인(광주전남 작가회의)의 ‘아, 하늘은 우리들의 하늘은’ 추모시 낭송을 끝으로 추모식은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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