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국가정원, 미래정원 개념없이 영상물로 도배 '비판'
입력: 2022.06.08 14:38 / 수정: 2022.06.08 14:38

40억 투입하는 미디어아트에 꽂혀...참신한 아이디어 외면, 호기심 자극없고 예산낭비 지적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가 조성 예정인 미래정원이 미디어아트(영상쇼)로 채워지게 됨에 따라 콘텐츠 부실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윗부분 하얀지붕 건물이 온실정원이고 그 아래 원형 구조물이 미래정원의 외형을 보여주는 미래정원 조감도. /유홍철 기자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위가 조성 예정인 미래정원이 미디어아트(영상쇼)로 채워지게 됨에 따라 콘텐츠 부실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윗부분 하얀지붕 건물이 온실정원이고 그 아래 원형 구조물이 미래정원의 외형을 보여주는 미래정원 조감도. /유홍철 기자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준비중인 박람회조직위가 시공을 준비하고 있는 미래정원이 많은 예산을 투입되면서도 미디어 아트(영상 쇼 기법)에 집중되면서 콘텐츠 부실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8일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조직에 따르면 2023년 4월 22일 개최되는 국제정원박람회 개막을 10여개월 앞두고 야심차게 준비중인 3대 아이템은 미래정원, 식물온실, 분화구정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3대 아이템 가운데 90억원이 배정된 미래정원 조성사업은 토목공사 등에 50억원, 지하실에 조성되는 미디어아트에 40억원을 투입한다.

국가정원 서문쪽에 들어설 식물온실에서 데크로 이어진 미래정원은 나선형으로 지하로 내려가는 형식의 토목공사와 벽면에 수직정원(벽면 식물식재)와 워터커튼(물방울이 떨어지는 형태)등을 조성하는데 모두 50억원이 투입된다.

이와함께 지하에 조성되는 미디어아트 설치공사의 경우 지하공간 600평 가운데 350평 공간에 배치된다.

문제는 미래정원을 구현하는 방식에서 영상미디어 쇼가 사실상 컨텐츠의 거의 전부인 셈이어서 미래정원의 본 모습이 이런 것이냐는 의문에 휩싸여있다는 점이다.

박람회조직위가 준비중인 미디어아트 사업은 ▷세계 각국 정원을 프로젝션 맵핑 기법의 영상미디어(1) ▷순천만국가정원 과거, 미래, 현재를 보여주는 프로젝션 맵핑 기법의 영상미디어(2) ▷아쿠아정원(수중정원)을 디지털 콘텐츠로 제작하는 LED패널, 인터렉티브 기법의 터치식미디어(3) 등 3개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으로 구성돼 있다.

미래정원의 미디어아트 사업에 투입하는 40억원도 콘텐츠 제작에만 20억원, 장비와 설치 및 운영에 20억원으로 배정된 상태라는 것이다.

국내외 영상과 정원, 빛 연구가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미래정원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래정원을 영상미디어로 채우는 것은 컨텐츠 부실이고 관람객에 대한 호기심과 매력을 끌어내기 힘들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참고로 서울 여의도에 소재한 더현대백화점의 경우 자연채광 기법을 도입,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가운데 5층 전체 1000평을 식물과 나무 등이 어우러진 실내정원으로 구성, 수많은 내방객을 유인하고 고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점을 참고할 만하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첨단 기법을 지하정원에 도입해서 전혀 새로운 신개념 미래정원의 한 모형을 제시해서 신선감을 주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향이 모색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또 다른 문제점은 3개의 미디어 콘텐츠 가운데 세계 각국의 정원을 보여주는 영상미디어(1)과 순천만국가정원의 과거.미래.현재를 보여주는 영상미디어(2)를 하나로 통합해도 충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들 3개 미디어 영상을 두 개로 통합해서 콘텐츠 1개당 10여분씩 모두 20분 이내로 연출해도 충분히 내용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한 영상전문가 A씨는 "2개로 통합하면 예산도 많이 절약할 수 있고 자칫 영상이 길어지는데서 오는 지루함도 피할 수 있다"고 말하고 "미디어아트는 인근 여수시를 비롯, 제주, 서울, 경기, 통영 등 전국 곳곳에서 설치해서 상영중이어서 자칫 진부한 느낌을 줘서 관람객에 어필하기 힘든 지경이 됐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영국, 네덜란드 등 신개념 스마트 정원과 농법 사례를 여러차레 견학했다는 B씨는 "미래정원은 말 그대로 미래정원의 지향점을 실증하려는 노력과 흔적이 배어있어냐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고 "미래정원을 기껏해야 영상 쇼로 채운다는 것 자체가 우스꽝스런 일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B씨는 "미디어아트가 주 메뉴가 되기 보다는 실증적으로 보여주기 힘든 점을 보완하는 선에서 양념류로 끼워 넣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고 덧붙였다.

정원전문가 C씨는 "조직위 차원에서 당초에 미래정원에 대한 그림이 떠오르지 않았다면 일정한 사업비와 가이드라인만을 제시하고 국내외 전문업체가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오픈 미래정원 제안서 평가방식'을 강구했으면 이같은 문제점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박람회조직위 관계자는 "AIPH(국제정원생산자협회)가 기본구상을 제시한 것을 토대로 미래정원 구축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다소 미래정원 개념에 충실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을 소지는 있지만 시일의 촉박성으로 인해 한계가 있었다"고 궁색한 답변을 내놓았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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