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해야”…친모에겐 징역 3년 선고
20개월 된 동거녀의 딸을 성폭행하고 학대하다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 더팩트 DB |
[더팩트 | 대전=김성서 기자] 20개월 된 동거녀의 딸을 성폭행하고 학대하다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1-1형사부(재판장 정정미)는 27일 아동학대살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양모씨(30)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200시간 이수, 10년간 신상정보 공개·고지, 10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복지시설 관련기관 취업제한,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등을 명령했다.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검찰이 청구한 성 충동 약물치료(화학적 거세)는 "장기간의 실형을 선고한 만큼 당장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기각했다.
사체은닉 혐의로 기소된 피해자의 모친 정모씨(25)에 대해서도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한 뒤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5년간 아동관련 기관 취업제한 등을 명령했다.
양씨는 지난해 6월 대전 대덕구 소재 자택에서 정씨의 20개월 된 딸인 A양을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담아 집안 화장실에 숨겨두고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A양의 시신을 유기하는데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양씨는 A양을 살해하기 전 성폭행하거나 강제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으며 도주하며 식당, 주택 등에 침입해 금품과 물건을 훔친 혐의로 이 사건과 병합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양씨에게 징역 30년, 정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다만 검찰이 양씨에게 청구한 성충동 약물치료 명령과 신상공개 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이 대전지법 앞에서 양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 더팩트 DB |
항소심 재판부는 "아동학대 살해 범행은 극히 무거운 죄로 양씨는 극도의 흥분 상태에서 피해자 폭행해 살해까지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생후 20개월에 불과한 피해자를 사망까지 이르게 한 피고인의 행위는 내용이 너무 좋지 않아 법정에서 거론하기 어려울 지경"이라고 밝혔다.
또 "사기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형이 종료된지 8개월 만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무자비하게 짓밟아 극히 무거운 죄로 비인간적이고, 이 사건 범행의 중대성과 잔혹성, 사회에 준 충격과 상실감 등을 모두 종합해 봤을 때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하도록 하기로 결정했다"고 판시했다.
정씨에 대해서도 "피해자가 사망한 후 시신을 가방에 넣거나, 배달 온 아이스박스에 아이스팩을 넣고 교체하는 등 사체를 은닉했다"며 "피해자 보호의 책임이 있지만 양씨와 떨어져 있던 시간에도 경찰에 신고하려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재판에서 피해자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 등을 구구절절하게 표현했지만 범행 전후 행동을 살펴보면 피해자에 대한 사랑 등은 찾아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판결 선고 이후 방청석에서는 박수 소리와 함께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재판 직후 재판장은 피해자의 이름을 말하며 "피해자에 대한 명복을 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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