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국민의힘 군수 후보, '예산 2조 확보' 주장 '시끌시끌'
입력: 2022.05.24 15:51 / 수정: 2022.05.24 15:51

김유성 후보 측이 지역민에게 보낸 선거 홍보 메시지 / 제보자 제공
김유성 후보 측이 지역민에게 보낸 선거 홍보 메시지 / 제보자 제공

[더팩트 I 함평=이병석 기자] 내달 1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기초단체장 후보의 홍보 문구를 두고 선거법 위반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논란의 전말은 전남 함평군수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국민의힘 김유성 후보가 수일 전 선거구민에게 발송한 사진이 첨부된 휴대전화 메시지와 주민에게 건넨 명함으로 거슬러 간다.

해당 홍보 메시지와 김 후보의 명함 등에는 '함평군 예산 2조원 확보!'라고 명시된 내용이 두드러지게 적혀있다.

메시지와 명함을 전달받은 지역민 입장에서는 예산을 그만큼 확보했다고 여길 수 있는 내용이다. 선거를 앞두고 듣기에도 벅찬 천문학적인 예산 확보는 휘발성 강한 이슈로 번지면서 크나큰 논란거리를 만들었다.

더욱이 갓 출범한 집권 여당의 군수 후보이기에 기대감과 신뢰가 더해져 곧이곧대로 받아들인 주민들이 부지기수다.

그 함의는 '김 후보가 군수에 당선된다면 2조 원의 예산을 중앙정부로부터 끌어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겠지만 해당 문구 말미에 느낌표까지 곁들여 강조한 까닭에 다들 액면 그대로 믿은 듯하다.

김유성 후보 측이 지역민에게 보낸 선거 홍보 메시지 / 제보자 제공
김유성 후보 측이 지역민에게 보낸 선거 홍보 메시지 / 제보자 제공

야당의 텃밭에서 여당의 군수 후보가 지역 발전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드러내는 것은 높이 살만하다. 하지만 이처럼 세련되지 못한 진부한 방법으로 지역민에 다가선다면 신뢰는 고사하고 불신과 혼란만 얹어줄 뿐이다.

게다가 자칫 후보 자신은 물론이고 지역 정치가 희화화될 수 있다는 비아냥 섞인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된다.

김유성 후보는 <더팩트> 취재진과 통화에서 "예산 ‘확보’와 ‘확정’은 다르다"며 "선관위에 해당 문구와 관련, 위법성에 대해 타진했으나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김유성 후보가 선거구민에게 돌린 명함 / 제보자 제공
김유성 후보가 선거구민에게 돌린 명함 / 제보자 제공

하지만 전남 함평군 선관위 입장은 김 후보의 해명과는 결을 달리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예산 확보는 중기 지방 제정계획에 반영되거나 구체적으로 실현 가능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용어로 본다"며 "해당 문구는 그러한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선관위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논란의 문구에 대해 그 어떤 직원도 '공약이니 괜찮다'고 답변한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함평군 선관위는 해당 사안을 놓고 선거법 위반 개연성 등 조사에 착수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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