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 "낮은 소리‧작은 발걸음이 숨 쉬는 월영습지와 솔티숲으로 오세요"
입력: 2022.05.21 09:00 / 수정: 2022.05.21 09:00

한국관광공사 선정 ‘여름철 안심 관광지’, 땅·숲·물 어우러진 생태계의 향연

송죽(솔티)마을 솔티숲과 월영습지는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땅에 숲과 물이 어우러져 생태계의 향연을 만들고 있으며 이른 아침이면 안개 속에 울려 퍼지는 새소리, 오후에는 멸종위기의 각종 야생동물이 뛰어 노는 곳으로 한국관광공사는 ‘2022년 여름철 비대면 안심 관광지 25선’으로 선정했다. / 정읍시 제공
송죽(솔티)마을 솔티숲과 월영습지는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땅에 숲과 물이 어우러져 생태계의 향연을 만들고 있으며 이른 아침이면 안개 속에 울려 퍼지는 새소리, 오후에는 멸종위기의 각종 야생동물이 뛰어 노는 곳으로 한국관광공사는 ‘2022년 여름철 비대면 안심 관광지 25선’으로 선정했다. / 정읍시 제공

[더팩트 | 정읍=곽시형 기자] 정읍의 5월은 신비로운 녹음의 세상이다.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아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땅에 숲과 물이 어우러져 생태계의 향연을 만들고 있는 송죽(솔티)마을 솔티숲과 월영습지는 더욱 그렇다. 이곳에서는 이른 아침이면 안개 속에 울려 퍼지는 새소리, 오후에는 멸종위기의 각종 야생동물이 뛰어노는 낯선 세계에 들어선 듯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이곳 솔티숲과 월영습지를 ‘2022년 여름철 비대면 안심 관광지 25선’으로 선정했다. 최근 코로나19 유행 규모가 감소 추이를 보이면서 여행을 떠나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지만, 인파 밀집이 우려되는 실내 시설이나 발 디딜 틈 없는 유명 관광지가 꺼려진다면 솔티마을 숲과 월영습지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멸종위기 야생생물 가득한 생태계의 보고

이곳은 2010년까지 내장산국립공원 지역으로 보전되어 오던 솔티마을의 생태숲과 반딧불이 노니는 월영습지의 생태자원을 마을 이야기와 연계시킨 자연과 사람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월영마을에는 해발 300m 산 정상부의 비교적 평탄한 면에 습지가 나타난다. 월봉산 곡저분지에 형성된 저층형 산지 내륙습지로 과거에 주로 화전민의 경작지로 활용되다가 폐경 후 약 40여 년간 방치되어 폐경지가 습지로 천이되어 가는 자연적인 역사를 담고 있는 지역이다.

월영습지는 평지와 산지의 특성을 모두 가지는 독특한 생태계를 형성해 보전 가치가 매우 크다. 특히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동 · 식물과 포유류·조류·육상 곤충 등 동물 122종, 식물 154종 등 총 276종의 생물이 살고 있어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고 이들 생물 종에 중요한 생태적 서식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월영습지로 가는 길은 월영마을 입구에 주차한 후 평지를 조금 걷다가 가파른 오르막길을 1.6km 정도 걷는 길이다. / 정읍시 제공
월영습지로 가는 길은 월영마을 입구에 주차한 후 평지를 조금 걷다가 가파른 오르막길을 1.6km 정도 걷는 길이다. / 정읍시 제공

△ 두 발로 걸으며 멸종위기 동식물과 나누는 대화

월영습지는 큰 월영습지와 작은 월영습지로 구분이 되고, 다시 위 습지, 아래 습지로 나뉘게 된다. 월영습지로 가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 길은 월영마을 입구에 주차한 후 평지를 조금 걷다가 가파른 오르막길을 1.6㎞ 정도 걷는 길이다.

두 번째 길은 정읍사공원 앞 오솔길 1코스를 따라 탐방안내소까지 4㎞ 정도를 걷는 길이고, 세 번째 길은 부부 사랑의 의미도 새기며 가볍게 트레킹 삼아 걸을 수 있는 오솔길 6구간과 7구간이 있다. 아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 월영습지로 가는 모든 길은 한적하다. 새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리고 졸졸 흐르는 작은 폭포도 있다.

월영습지는 내장산과 연결된 생태통로로 야생 동식물의 중요한 서식처다. 나무와 덩굴이 마구 엉클어져 있어 원시 숲의 형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이곳에는 멸종위기종 1급 구렁이와 수달, 2급 삵과 담비, 하늘다람쥐, 수리부엉이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살고 있다. 국가생태 관광지로 선정될 정도로 생태계가 잘 보존된 곳인 만큼 자연이 내어 준 길을 따라 두 발로 여유를 느끼며 느린 발걸음으로 걷다 보면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식물 탐정이 되어 육지 식물 오억년 연대기를 듣다

솔티 생태숲을 품고 있는 송죽(솔티)마을은 천주교 박해를 피해 생활하던 화전민 터와 작은 공소가 남아 있는 천주교 성지중 하나로, 내장산국립공원과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벽돌 하나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길하나 제대로 내지 못했던 오지 산골 마을이었다. 솔티숲은 인근 송죽마을 주민들이 직접 가꾸고 운영하는 숲으로 사전 신청을 통해 전문 ‘생태해설(에코버딩)’과 ‘초록(식물)원정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다.

그중 ‘에코버딩’은 정서적으로 자연과 인간이 연결된 생태적 감수성을 숲에서 만난 새를 통해 배워보는 옛길 소리 투어다. 오감 중 귀를 기울여 숲에서 들리는 소리에 집중하고, 자연과 인간이 연결된 동일 생명체를 인식할 수 있는 생태적 감수성에 집중하는 프로그램이다. 초록원정대는 육지 식물의 탄생기와 생태에 대해 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미션책과 확대경을 이용한 식물 찾기와 다양한 색 찾기를 경험해 보고 식물의 수피, 잎 등을 관찰하는 식물 탐정이 되어 자연의 고마움을 알아가는 과정을 체험한다.

△내장산의 깃대종 비단벌레와 진노랑상사화를 찾아라

솔티숲과 월영습지에서는 내장산의 깃대종인 비단벌레와 진노랑상사화 같은 멸종위기 식물도 만날 볼 수 있다. 진한 노란색 꽃을 피우는 상사화란 뜻의 진노랑상사화는 한국이 원산지며 내장산과 백양산 등지에 분포한다. 습하고 자갈이 많은 숲속에서 자라는 한국 특산식물이자 희귀종으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2급 식물이다. 국립수목원에서는 희귀식물 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2월 말부터 5월까지 4∼8장의 잎이 나오며 잎이 다 쓰러진 뒤인 7월 말에서 8월 초가 되어 꽃줄기가 나온다. 꽃과 잎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전형적인 상사화의 특징이다.

비단벌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의 곤충이다. 전체적으로 금녹색의 금속성 광택을 띠고 있으며 삼림지대에 서식하며 팽나무, 느티나무 등이 기주식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 장신구 이용을 위해 남획되었고 현재는 서식지 감소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해있다. 몸은 초록색이며 금속성 광택이 매우 강하고 앞가슴등판과 딱지날개에 붉은색 줄무늬가 2줄 있어서 매우 화려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scoop@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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