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체, "광고비 지원은 했지만…타 브랜드 술 반입제한은 없었다"
영남대학교 SNS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대동제 주막 운영 관련하여 총학의 부당한 경고 사항 철회를 요구합니다’는 글이 게시됐다./ 영남대학교 SNS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캡쳐 |
[더팩트ㅣ대구·경산=김채은 기자] "축제기간 주막에 입장 가능한 술은 ‘참’ 소주와 ‘카스’ 맥주만 가능하다, 이를 어기면 최대 ‘주막 철거’한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대학축제가 기지개를 켜는 가운데 대구권 대학들이 축제기간 반입할 수 있는 술을 특정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더패트>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5일 영남대학교 SNS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대동제 주막 운영 관련하여 총학의 부당한 경고 사항 철회를 요구합니다’는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에는 영남대학교 총학생회가 주막이 열리는 학부(과)에 ‘지정된 브랜드 주류가 아닌 타 브랜드 주류를 반입한 손님을 주막에 들여 보낼 시 경고 후 해당 주막의 주막 보증금을 15만원을 반환해주지 않고, 최대 주막을 철거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계명대학교 총학생회도 ‘특정 주류 기업의 지원으로 유명 연예인을 축제 공연에 섭외할 수 있었다’며 학생들에게 해당 브랜드의 술을 구매해줄 것을 독려하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독자제공 |
같은 주류 기업의 광고를 받은 계명대학교 총학생회도 ‘특정 주류 기업의 지원으로 유명 연예인을 축제 공연에 섭외할 수 있었다’며 학생들에게 해당 브랜드의 술을 구매해줄 것을 독려하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학생 A씨(22)는 "학생회와 주류 회사 사이에 리베이트가 있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놓고 특정 브랜드 술을 강요하니 오히려 반감이 든다"며 반발했다.
또 학생 B씨(21·여)는 "코로나19 이후 열리는 축제에서 유명 연예인을 볼 수 있어 기쁘지만, 특정 브랜드 주류를 강요하는 건 분명 다른 내막이 있는 것이다"고 의심했다.
인근 상인회 관계자는 "지역 브랜드 술의 판매 촉진도 좋지만, 대학 캠퍼스까지 들이닥친 이러한 판매 행태는 근절돼야 한다"면서 "학생회 관계자들이 대놓고 상인들에게 ‘축제기간 금복주 술만 팔아라’고 강요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금복주 관계자는 "축제 기간 브랜드 광고를 하는 대가로 광고 선전비용을 준 사실은 있지만, 리베이트나 타 브랜드 술 반입을 금지한 사실이 없다"며 "실제 계명대 축제현장을 답사했을 때 우리술 말고 다른 술도 반입돼 있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금복주와 카스에서 영남대학교 천마 대동제를 위해 대규모 후원을 했다’며 ‘후원사의 요청으로 계약조건 및 후원내용은 SNS를 통해 공개할 수 없다’는 내용의 새로운 공지를 올렸다. /영남대학교 총학생회 인스타그램 캡처 |
취재가 이어지자 현재 영남대학교 총학생회 측은 ‘금복주와 카스에서 영남대학교 천마 대동제를 위해 대규모 후원을 했다’며 ‘후원사의 요청으로 계약조건 및 후원내용은 SNS를 통해 공개할 수 없다’는 내용의 새로운 공지를 올렸다.
한편 지난 2018년부터 교육부의 ‘대학생 주류 판매 관련 주세법령 준수 안내’에 따라 주류 판매 면허가 없는 학생들이 술 판매를 하는 것이 금지됐다. 따라서 대학가 축제는 외부에서 주류를 구매해서 반입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tktf@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