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려인마을 항공권 지원, 우크라 고려인동포 18번째 집단 입국
입력: 2022.05.13 14:13 / 수정: 2022.05.13 14:13

12일 57명 고국 땅 밟아…5월 말까지 500여 명 국내 귀환 전망

전쟁의 참화를 피해 우크라이나를 탈출 고국 땅을 밟은 고려인 동포 가족들./광주 고려인 마을 제공
전쟁의 참화를 피해 우크라이나를 탈출 고국 땅을 밟은 고려인 동포 가족들./광주 고려인 마을 제공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광주고려인마을은 지난 9일에 이어 12일 우크라 전쟁의 참화를 피해 고국 귀환길에 오른 고려인동포 57명이 고국땅을 밟았다고 13일 밝혔다.

우크라이나 거주 고려인동포가 광주고려인마을의 지원을 받아 단체 입국한 경우는 지난 3월 29일을 시작으로 18번째다. 지금까지 고려인마을은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동포 300여 명에게 항공권을 지원했다. 5월 말까지 500여 명이 고려인마을의 지원을 받아 국내 귀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최나탈리아(47·여)씨를 포함한 46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들 모두는 광주고려인마을이 모금운동을 진행해 모은 성금으로 항공권을 제공받아 국내 귀환이 성사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90여일 만이다.

이들은 카타르 항공편을 이용 11일 오후 5시 루마니아 부카레스트를 출발, 도하를 거쳐 12일 오후 5시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6시 30분경 휠체어를 탄 노인이 먼저 모습을 드러냈고, 이어 입국 수속이 길어져 도착 4시간 만에 이들 모두가 겨우 공항 밖으로 나와 준비된 버스에 탑승한 후 광주고려인마을로 향했다.

이들 대부분은 남부 항구도시인 오뎃사와 미콜라이우 출신이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를 침공하자 접경국인 몰도바로 피신, 난민수용시설에서 체류하던 중 비자 받기가 보다 쉬운 루마니아로 이동한 후 광주고려인마을로부터 항공권을 지원받아 마침내 조상의 땅으로 돌아왔다.

당뇨병을 심하게 앓고 있지만 전쟁 중 제때 수술을 받을 수도 없고 의약품도 구할 수 없어 발가락이 절단된 상태로 긴급하게 국내 귀환 길에 오른 최스베틀라나(71,여)씨./광주 고려인마을 제공
당뇨병을 심하게 앓고 있지만 전쟁 중 제때 수술을 받을 수도 없고 의약품도 구할 수 없어 발가락이 절단된 상태로 긴급하게 국내 귀환 길에 오른 최스베틀라나(71,여)씨./광주 고려인마을 제공

이날 입국장에는 한국에 머물고 있는 고려인동포와 국내외 언론사 기자 등 환영객 100여명이 이들을 맞이했다.

이 중 최스베틀라나(71·여)씨는 당뇨병으로 인해 엄지 발가락을 제외한 나머지 4개가 절단된 상태로 긴급 피란길에 올라 조국에 돌아올 수 있었다.

그는 "당뇨병을 앓고 있는데, 전쟁 중 제때 수술받을 수 없었다"며 "의약품마저도 군인들에게 먼저 제공되는 상황"이었다고 현지사정을 전했다.

우크라이나 오뎃사에서 9년 동안 사역했던 김종홍(오데사사랑의교회 담임) 선교사는 "한국 입국을 희망한 동포들도 있지만, 길어지는 전쟁 탓에 하는 수 없이 한국행을 결정한 동포들도 있다"며 "한국에 혈육이 없는 무연고자 동포들에게 더욱 각별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한편, 독립투사 후손들의 마을공동체 광주고려인마을은 광주시 광산구 월곡동에 위치해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형성된 마을공동체 '광주고려인마을' 은 오늘날 7천여명이 거주하는 국내 유일의 자치마을이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학교와 방송국, 병원, 어린이집, 청소년문화센터, 지역아동센터, 합창단, 역사유물전시관, 특화거리, 종합지원센터 등 30개 기관을 운영하며 국내 귀환 고려인동포들의 안정된 정착을 서로 돕고 있다.

지난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를 침공하자 고려인마을은 지역공동체와 함께 모금 운동을 시작했다. 이 소식을 접한 많은 국내외 후원자들이 도움의 손길을 펼쳐 12일 현재 3억원을 모았다.

이 성금을 기반으로 몰도바와 루마니아, 폴란드, 헝가리, 그리고 모스크바로 피신한 300명의 우크라 전쟁난민 고려인동포들에게 항공권과 임대보증금, 그리고 월세를 지원했다.

forthetru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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