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5월 24일, 송암동~효천역 일원에서 빚어진 주민 학살사건을 조명하는 학술포럼이 11일 오후 2시 광주 남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광주=나윤상 기자

[더팩트 ㅣ 광주=박호재 기자] 80년 5‧18 당시 광주 송암동‧효천역 일원 학살사건(이하 남구 학살사건)을 재조명하는 ‘5‧18남구포럼’이 11일 남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남구 학살사건은 80년 5월 24일 광주 외곽 주남마을에 주둔해있던 공수부대원들이 공군비행장(광산구 송정리)으로 이동하던 과정에서 사람이 보이면 신원을 확인하지도 않고 총격을 가한 양민 학살사건이다.

그동안 5‧18 관련 진상규명 연구는 주로 5월 18일~21일 사이에 광주 시가지 중심으로 이뤄져왔다. 반면에 도시 외곽에서 빚어진 양민 학살 사건은 충분히 조명되지 않았다는 관점에서 당시 현장에 있었던 마을 주민들의 구술채록을 통해 재조명한 이번 학술포럼은 시민사회의 관심을 모았다.

이날 포럼은 학살사건 주민 피해자 구술채록사업을 총괄한 전용호 전문위원(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발제를 중심으로 질의 및 상호 토론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 위원은 발제에 따르면 5월 24일 낮 원제마을 아이들 15명이 공놀이를 하거나 인근 원제 저수지에서 목욕을 하던 중 그곳을 이동 중이던 11공수부대의 총격으로 전재수(10, 효덕초등학교), 방광범(13, 전남중학교)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원제마을 주민 학살 만행을 저지른 공수부대는 이동을 계속하다가 효덕 삼거리(현 효덕초등학교 지하로) 근처 마을 민가에 무차별 사격을 가해 방에서 낮잠을 자던 노득기()33), 논에서 일을 하던 김영묵(64), 농장을 운영하던 김행남(46), 이발소 운영 윤영화(36) 등이 부상을 당했다.

80년 5월 24일 송암동~효천역 인근 마을 주민 학살사건 상황도./전용호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 전문위원 제공

당시 공수부대 이동 경로 야산에 매복 중이던 보병학교 교도대가 공수부대를 무장시민군으로 오인, 기습공격을 가하고 이에 따라 쌍방이 치열한 격전을 벌인 과정에서 공수부대가 마을 민가에 무차별 사격을 하면서 빚어진 참사로 알려졌다.

공수부대의 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공수부대 이동을 목격한 인근 주민들이 도청 수습대책위로 신고를 하자 시민군 기동순찰대 9명이 출동을 했으며, 이들은 공수부대의 총격에 인근 민가에 숨어있다 사살되거나 체포됐다. 영화 ‘김군’의 주인공으로 세인들에게 알려진 청년도 바로 이곳에서 사살된 것으로 확인됐다.

공수부대는 이들 시민군을 진압한 후 마을 주민들을 보복 살해했다. 장기놀이를 하던 청년 김승후(19,선반공), 권근립(25,노동자), 임병철(24, 남선 연탄공장 기사) 등 3명을 철길로 끌고 가 총격 살해했다.

특히 송암동에서 농사를 짓던 박연옥(여,50)은 중학교에 다니던 아들을 찾으러 집을 나섰다가 총성이 난무하자 도로근처 하수구로 몸을 숨겼으나 총구를 겨누며 나오라는 공수대원의 겁박에 공포에 질려 몸을 움직이지 못하자 하수구를 향해 난사된 총격에 목숨을 잃었다.

이날 공수부대의 만행으로 어린 초등학생을 포함해 총 8명이 살해됐으며, 10명이 총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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