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장 민주당 후보 경선 후유증...지역정가 뒤숭숭
입력: 2022.05.06 17:26 / 수정: 2022.05.06 18:39

오하근 후보 결정 직후 허석 경선불복 선언, 경선 탈락자 반발 입장문, 무소속 시민후보 추대설

민주당 순천시장 선거에 나섰던 전 예비후보 김동현과 김영득씨가 민주당 후보로 오하근 예비후보로 확정된 직후 시민들은 부패한 시장 원한적 없다는 팻말을 앞세우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유홍철 기자
민주당 순천시장 선거에 나섰던 전 예비후보 김동현과 김영득씨가 민주당 후보로 오하근 예비후보로 확정된 직후 '시민들은 부패한 시장 원한적 없다'는 팻말을 앞세우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유홍철 기자

[더팩트 순천=유홍철 기자] 6.1지방선거 순천시장 민주당 후보 선출과정에서 분출한 불만이 폭발하면서 순천지역 정가가 경선 후유증으로 뒤숭숭한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은 6일 순천시장 후보로 오화근 후보로 결정했다고 밝표했다.

오 후보 선출 소식이 전해진 직후 ▷허석 예비후보 경선불복 선언 ▷김동현, 김영득 전 예비후보의 반발 기자회견 ▷시민후보 추대론 등이 이어지면서 안개속 정국으로 빠져드는 모습이다.

이같은 혼란상이 일시적인 불만 표시로 끝날지 아니면 조직적인 반발과 연대로 이어질지는 후보자 등록일인 오는 12일까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관전 포인드는 경선에 탈락했던 순천시장 예비후보 모두가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s)’이 작동했다고 의심하면서 경선에 흔쾌히 승복하는 예비후보들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전례없는 불만과 반발의 진원지로 소병철 순천갑지역위원장과 민주당 순천지역위원회 차원의 행보를 지목하는 분위기다.

오 후보와 함께 최종 경선에 올랐던 허석 예비후보가 경선결과 발표 즉시 경선불복을 선언하고 이의신청을 선언한 것에서 이같은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허 예비후보의 불복선언은 0.34%라는 매우 근소한 차의 패배의 아쉬움도 있지만 당원명부 유출, 소병철 지역위원장의 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우선 허 후보측은 지난 1차 4인 후보 경선 전날 밤에 소 지역위원장이 특정 경선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서 오 후보와 단일화 하라는 취지로 종용했었다고 전하고 있다.

허 후보측은 또 소 의원의 측근인 현직 도의원 통해 허 후보측과 가까울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도의원에게 오 후보를 돕도록 한 정황증거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위원회 이 모 사무국장도 오하근 후보를 도와달라고 전화를 돌렸다는 제보도 여러 건 있었다며 불공정 경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허 후보측은 "지난 1차 경선에서 시민 여론조사에서 앞섰으나 권리당원 여론조사에서 10%차를 보였고 이번 최종 경선에는 지지선언을 한 손훈모와 장만채 예비후보 측의 많은 지지가 이어졌는데도 2차 경선에서도 똑같이 10%차로 뒤진 것으로 나타난 것도 ‘보이지 않는 손’의 영향 아니냐"고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당원명부 유출과 관련해서 전남도의원 예비후보로 나섰던 박혜정 전 순천시의원의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박 의원은 대전에 사는 친척 부부와 조카가 일시적으로 순천에 기거하면서 권리당원에 가입했으며 곧바로 대전으로 복귀했다는 것.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는데도 유독 오하근 후보측에서만 지지 요청 문자를 계속 보내고 있었다며 권리당원 명부가 중앙당 아니면 지역위 차원에서 새나가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순천시장 경선에서 석패한 허석 예비후보 지지자들이 선거사무실에 모여서 이번 경선이 불공정하게 치러졌다며 항의표시를 하고 있다. /허석 선거사무실 제공
민주당 순천시장 경선에서 석패한 허석 예비후보 지지자들이 선거사무실에 모여서 이번 경선이 불공정하게 치러졌다며 항의표시를 하고 있다. /허석 선거사무실 제공

이와는 별개로 전남도당 공관위 심사에서 컷오프된 김동현, 김영득 전 예비후보 등이 오하근 후보로 민주당 시장후보로 결정된 6일 오후 순천시내 팔마비 앞에서 ‘부패 전과자’ 후보선출은 공작정치의 산물이라며 시민후보를 찾아 추대하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공천 부적격자로 분류된 부패 전과자이고 순천시를 이끌만한 경험이 전혀 없으며 검증이 안된 후보를 공천하기 위해 소병철 위원장은 정작 여러 훌륭한 후보들을 온갖 무리수를 써 가면서 잘라내기까지 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순천시 예산이 연간 1조7천억이나 되고 청렴지수 최하위인 순천시정을 업무상 횡령죄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전과자에 맡기려 공천한 것에 대해 공천심사위원장을 겸했던 소병철 국회의원은 시민들에게 석고대죄하고 정치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한다"고 수위높은 강경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들은 "우리의 힘이 비록 미약할 줄 모르나 소병철 위원장이 우리의 요구를 외면한다면 순천시의 미래비젼을 함께 할 수 있는 시민후보를 찾겠다"고 밝혔다.

시민후보와 관련, 일각에서는 노관규 전 순천시장을 지목하고 있다. 민주당 경선 이전에 언론기관에서 한 여론조사에서 노 전 시장이 1위를 기록하는 등 시정능력에선 누구 못지않는 저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노 전 시장은 무소속 출마설에 대해 몇 일 더 지켜보자는 입장이어서 무소속 출마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노 전 시장의 개인적 조직표에 이번 경선에 불만을 표시하는 여러 예비후보들이 하나로 묶여지고 ‘부패 대 반부패’ 구도를 내세우며 선거전에 뛰어들 경우 만만찮은 파괴력을 가질 수도 있다는 여론도 일부 형성되고 있는 점도 주목거리다.

더구나 6.1지방선거에 나섰다가 탈락한 상당수 기초, 광역의원 입지자들은 공천 확정자들이 당초 순천지역위원회에서 공언했던 클린공천, 개혁공천에 맞는 인물이냐는 물음이 꼬리를 물면서 순천시장 선거가 요동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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