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 등 10일 교통혼잡 및 인파 몰릴 것 대비해 평산마을 도로 통제
경남 양산 하북면 평산마을에 위치한 문재인 대통령 사저./양산=강보금 기자 |
[더팩트ㅣ양산=강보금 기자] "여기 대통령님 집이 어딘교?"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퇴임 이후 삶을 보낼 경남 양산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 사저 앞, 5월의 따가운 햇살에 송골송골 땀이 맺힌 노년의 방문객이 경호인에게 질문을 퍼붓고 있다.
이에 경호인은 "이곳이 관광지가 아니라서 답변해 드리기 어렵다"며 난처해 했다.
문 대통령은 오는 9일 밤 12시 임기 5년을 끝맺고 양산으로 내려와 삶을 보낸다.
문 대통령의 양산 사저 입주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평산마을은 한껏 상기된 느낌이다.
다만, 평산마을 어느 곳에도 '외부차량 출입금지'라는 팻말만 있을 뿐 문 대통령의 귀향을 지지 또는 반대하는 플레카드를 발견할 수 없었다.
이는 조용히 사저로 입주하길 바라는 문 대통령의 의중과 주민의 편의를 생각하는 경호처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마을에 어떠한 현수막이 붙든 하북면 사무소가 이를 일단 떼버릴 것으로 전해졌다.
평산마을 앞에 설치된 '외부차량 출입금지' 팻말./양산=강보금 기자 |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산 사저를 찾는 방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고, 이어 취재진들의 차량과 집회를 위해 모인 보수단체 인원까지, 산으로 둘러싸인 평산마을은 겉으론 조용하지만, 곳곳에서 저마다의 소리로 가득했다.
"겨우 50가구가 채 안되는 평산마을에 이렇게나 사람이 북적인 적은 없었다"는 푸념이 마을주민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또 "오늘도 참 시끄럽게 됐다. 10일까지 집회를 계속 한다는데 조용히 좀 살고 싶다"며 마을주민 A씨는 시름 섞인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경남 밀양에서 휴일을 맞아 평산마을을 찾은 중년의 부부는 "대통령님이 지방에 내려오시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앞으로 며칠 후면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게 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보수와 진보를 떠나, 왜 문 대통령님이 양산으로 내려오시는 것을 반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지금 수도권일극화가 매우 큰 문제다. 하지만 문 대통령님께서 지방에 내려오시면 지역균형발전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앞서 6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자칭 자유대한수호연합 부울경본부 회원들의 '문 대통령 귀향 반대' 집회는 평산마을 마을회관에서부터 시작해 사저 맞은편 도로까지 이어지는 행진으로 시작됐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회원 100명 가량은 "문재인을 감방으로, 문재인을 구속수사하고 사형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한 집회 참가자는 "무엇을 잘했다고 국민의 세금을 걷어서 집을 수십채를 짓고 XX이냐, 집이 축사같이 생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6일 오후 2시 진행된 보수단체의 '문재인 귀향 반대' 집회로 인해 교통 혼잡이 발생하기도 했다./양산=강보금 기자 |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 하루 전인 9일 오후 6시 청와대에서 마지막 근무를 마치고 김정숙 여사와 함께 정문을 걸어나와 청와대 분수앞에서 시민들과 만남을 갖는다.
이어 10일 오전 11시 국회의사당에서 개최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식 취임식에 참석한 뒤 KTX를 타고 양산에 내려올 예정이다.
이날 오후 2시 30분쯤 울산 통도사역에 도착할 문 대통령 부부는 통도사역 광장에서 시민들과 만남을 가진 이후 오후 3시쯤 평산마을에 입성해 마을회관에서 주민들과 담소를 나눈 뒤 사저로 향할 계획이다.
양산시와 경찰은 이날 사저로 많은 지지자와 환영인파가 몰릴 것을 대비해 10일 하루동안 평산마을로 향하는 도로를 통제한다.
이에 평산마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임시휴업 중인 통도 환타지아 주차장에서 내려 마을버스(대통령 사저행)를 타고 평산마을로 들어가야 한다.
보수단체인 자칭 자유대한수호연합 부울경본부 회원들이 6일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귀향 반대' 집회를 열었다./양산=강보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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