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평소 동물 오물 냄새와 소음에 불만 표현해
창원 의창구에서 70대 노인이 지인을 폭행하고 흉기를 휘둘러 경찰에 긴급체포됐다./픽사베이 |
[더팩트ㅣ창원=강보금 기자] "10년이나 땅을 빌려줬더니, 긴 세월의 종지부를 되려 폭행으로 갚다니요"
지난 27일 오전 9시 1분, 경남 창원시 의창구에 위치한 한 농막에서 공포섞인 짐승의 울부짖음과 고통에 허덕이는 사람의 고함소리가 뒤섞여 울려퍼졌다.
야구방망이를 손에 쥔 노인은 살기어린 눈초리로 정신없이 한 여인 A(60대)씨를 향해 야구방망이를 내리치고 있었다.
불현듯 노인의 손에 들린 야구방망이가 매마른 땅 위로 내리꽂히더니 다시 그의 손에는 서슬퍼런 흉기가 쥐어져 있었다.
공포와 고통, 울음이 뒤섞인 목소리 뒤로 노인이 향한 곳은 인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70대 B씨였다.
노인은 평소 그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B씨는 평소 개와 토끼, 닭 등의 가축을 키우는 곳에서 나는 고약한 냄새와 소음에 노인에게 불만을 표해 왔던 것이다. 이 때문에 노인은 B씨를 찾아가 흉기를 들이밀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지듯 농삿일에 몰두하던 B씨는 노인이 휘두른 흉기를 가까스로 자신의 팔로 막아냈지만, 선혈의 피는 하염없이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노인은 이렇게나 무서운 난장을 피우고는 자신의 차를 타고 도주했다가 사건 발생 약 1시간이 채 안돼 인근 지구대를 찾아 "사람을 죽였다"며 자수했다.
자수 당시 노인이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여, 혈중 알코올농도 측정을 진행한 결과 면허 취소 수준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노인 C(70대)씨는 A씨로부터 10년 전부터 약 10평 가량의 토지를 빌려 토끼와 개 등을 기르는 농사꾼이었다. 하지만 최근 계약기간이 끝나감에 따라 둘 사이의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사건 발생 3일 전 A씨는 불안감을 조성한다며 C씨를 경찰에 신고하기에 이른다.
이에 앙심을 품고 있던 C씨는 이날 A씨가 농막에 방문하자 폭행을 저질렀으며, 화를 다스리지 못한 C씨는 평소 소음과 냄새로 불만을 표해 왔던 B씨에게까지 분노를 터트렸다.
A씨와 B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재 피해자들과 C씨를 상대로 살인미수 및 음주운전 혐의 외에 여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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