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인천시 제공

인천시 "공무원 시정참여도 높이기 위해 진행"

인천선관위 "자료 첨부되면 조사 착수하겠다"

[더팩트ㅣ인천=지우현기자] 시민사회단체가 박남춘 인천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인천시가 고위 공무원들의 개인 페이스북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인천시정을 홍보하도록 한 것이 재선에 나서는 박 시장의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시의 이 같은 방식은 공직선거법상 중립의 의무를 지켜야 하는 공무원의 윤리도 크게 훼손한 것으로 시민사회단체는 보고 있다.

25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10월 1일 A시민사회단체는 박 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인천선관위에 고발했다. A시민사회단체는 인천시가 지난 2020~2021년 '직무성과계약 및 평가계획'을 수립한 것과 관련, 2~5급 고위 공무원 259명을 대상으로 개인 SNS에 시정을 홍보하도록 해 성과에 따라 승진 가산점을 줬는데 이를 두고 박 시장의 사전선거운동을 의심하고 있다.

대부분의 시정 홍보 게시글이 '박 시장'의 활동을 중점으로 이뤄졌으며, 일부 고위 공무원들은 박 시장과의 '인증샷'을 우선적으로 하고 있어 시정운영을 알리기 보단 박 시장의 활동을 알리는 것이 주된 이유라는게 A시민사회단체의 주장이다.

공직선거법 9조에 따르면 공무원을 비롯한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와 기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A시민사회단체는 유튜브 등 시 공식 채널을 놔두고 중립의 의무를 지켜야 할 고위 공무원을 통해 시정 홍보를 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고위 공무원들의 SNS 홍보가 승진 가산점과 직결되기 때문에 박남춘 시장을 의식한 '윗선' 눈치보기가 있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하고 있다.

A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박 시장이 공식적인 출마 선언을 하기 전이었지만 재선에 나설 선출직 공무원이라는 건 대부분이 아는 사실"이라며 "저희는 인천시 정책이 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을 통해 박 시장의 업적을 홍보하는 것으로 봤다"고 주장했다.

인천시 2~5급 고위 공무원을 대상으로 SNS 홍보 시 부여되는 승진 가산점. /인천=지우현 기자

실제 <더팩트>가 인천시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보면 시 평가담당관실은 2020~2021년 'SNS 시정성과 홍보 활성화'를 평가 항목으로 두고 고위 공무원들의 홍보 실적을 평가해 승진 가산점으로 부여했다.

해당 평가 배점은 2년간 모두 1.5점으로, 고위 공무원 개인마다 SNS에 올린 시정홍보의 '적극성'을 평가했다. 평가방법은 SNS 홍보건수, 공감횟수, 공유건수(사진·동영상 포함하는 업무추진 성과 등)로 구분됐다. 홍보건수는 연 24건 이상, 공감건수는 연 48회 이상, 공유건수는 연 24건 이상을 달성해야만 최고점인 각 0.5점씩(1.5점)을 획득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고위 공무원의 SNS로 시정홍보를 진행해 온 것은 맞지만 지난해까지만 그랬을 뿐"이라며 "공무원들의 시정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진행한 것으로 올해부터는 시청 공식 채널을 통해 시정 홍보를 하고 있다. 박 시장을 위한 홍보란 해석은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인천시선관위는 고발장을 접수한 A시민사회단체가 입증 자료를 제출하면 곧바로 조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인천선관위 관계자는 "A시민사회단체가 박 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것은 맞다"며 "정식적인 증거자료가 첨부되면 곧바로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한편, 박남춘 시장은 오는 25일 인천시청 광장 '인천애뜰'에서 출마 선언을 한 뒤 재선을 위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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