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합당에 '애타는 후보들'…국힘 부산 공천판 혼란 가중
입력: 2022.04.20 15:14 / 수정: 2022.04.20 15:14

당협과 공관위 이견 속 해운대 등 대다수 지역 공천 갈등 여전

국민의힘 로고 사진/더팩트DB
국민의힘 로고 사진/더팩트DB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을 기점으로 부산지역 기초단체장 공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부 단수공천이 확정된 지역(수영 사상 강서)을 제외한 대다수 지역에서 당협위원장과 국민의힘 부산 공관위 간 의견이 더 엇갈리는데, '컷오프' 대상자를 두고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당은 경선 기조로 정했다지만, 이또한 제대로 시행될지 의문인 상황 속에서 국민의당 후보자가 포함될 경우 100% 여론조사로 진행하는 탓에 일부 지역 후보자들은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중앙당은 경선 기조를 정했다. 국민의당 후보자가 포함되면 100% 여론조사로 경선을 진행한다. 단, 4인일 경우 예비경선 후 본경선을 진행하고 3인 이하인 지역은 곧바로 본경선을 진행해 최종 후보자를 선출한다.

부산에선 국민의당 후보자가 6명이며, 이들이 기초단체장에 출마한 지역은 동구 부산진구 강서구 북구 해운대구 등 5곳이다.

그간 공천 심사과정서 탈도 많고 말도 많던 해운대의 경우 갑을 지역서 5명의 후보들이 기초단체장에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갑지역 당협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이 고액 체납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모 후보를 대놓고 지지하면서 윤석열 당선인이 내세운 '공정과 상식' 부합한 공정한 공천 심사를 훼손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을지역엔 이미 구청장에 출마 선언을 한 모 후보가 당협위원장인 김미애 의원의 의중에 따라 광역의원 출마로 선회했고, 과거 갑질 논란에 휩싸였던 또다른 모 후보를 적극 옹호하고 있어 역시나 공정 경선 훼손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이들과 함께 3명의 후보를 포함한 총 5명의 기초단체장 후보들은 해운대 갑을 지역을 누비며 선거전에 임하고 있고, 이들 중 2명은 컷오프 대상에 오른다.

부산진구의 경우 5명의 후보군으로 압축됐는데 서병수(5선·갑) 의원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정재관 전 금정구 부구청장이 본경선 후보군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민의당 합당 계기로 공천 심사가 지연되면서 자신을 알릴 기간이 조금 늘어난 덕분이다. 정 전 부구청장은 100% 여론조사와 함께 신인 가산점을 받으며 기성 정치인들보다 유리한 국면을 맞이했다. 이에 따라 100% 여론조사를 두고 당원 의견을 무시하는 경선이 아니냐는 전현직 의원들의 볼멘 소리도 나오는 실정이다.

북구엔 3명의 후보군이 경합을 벌이는 가운데 국민의당 출신 인사가 이들 경선에 합류하면서 총 4인 경선 구도로 잡혔다. 이런 와중에 당협위원장인 박민식 전 의원이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소문이 지역 정가에 파다한데, 이에 따라 오랜 기간 동안 지역민심을 훑어 온 손상용 전 시의원을 견제하기 위해 컷오프 대상으로 올렸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오며 공천 잡음 또한 관측된다.

동구엔 당초 박삼석 김진홍 김선경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당 출신 배인한 전 구의장이 합당으로 경선에 뛰어들면서 누가 본선 진출자로 나설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강서구는 당협 차원에서 단수공천으로 후보군이 기정 사실화되는 분위기다. 그렇다 보니 국민의당 출신 인사의 출마 보폭이 확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게 지역 정가의 전언이다.

그간 당협위원장이 국민의힘 부산시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를 흔들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불거졌다.

앞서 중영도(윤정운 김원성 이상호)·금정(이순용)·동래(권오성 임삼섭 정상원 최수용)·해운대(김진영)·남(유정기) 등 지역별 기초단체장 출마자들이 연달아 공정 경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최근엔 국민의힘 부산시당에서 사하구청장에 도전장을 내 조정화 예비후보가 공천 심사에 불만을 품고 농성을 하는가 하면 영도구청장에 도전장을 낸 김원성 예비후보는 자신의 SNS에 공천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공천 문제로 뒷말이 나오는 지역이 전체 구군에 절반에 이르는데다, 일부 후보들은 무소속 출마도 시사해 공천 갈등을 잘 풀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실제 민주당과 달리 공천 과정이 지연되는데다, 선거전에 뒤늦게 뛰어드는 국민의힘의 경우 당협 차원에서 미는 후보군들이 대다수 정치 신인이라 공천 갈등이 지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더군다나 재선 가능성이 높은 박형준 부산시장이 당선되면 앞으로 시정 운영 역시 정치 신인들과 나란히 헤쳐나가야하는 부담도 안고 있는데, 이또한 박 시장이 '거물급 정치인'으로 거듭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얘기마저 지역정가에서 나온다.

한편, 국민의힘 부산시당 공관위는 국민의당과의 합당 등 여러 사안을 마무리하는대로 이달 말쯤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hcmedia@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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