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어린이 실내체육관 설계회사 법 위반 업체 선정 ‘물의’
입력: 2022.04.14 20:31 / 수정: 2022.04.14 20:31

건축법 시행령과 운영지침 어긴 설계도에 심사위원과 담당공무원 까막눈 행세 ‘짬짜미’ 의혹

순천시가 건축할 어린이 실내체육관 설계업체 선정을 위한 심사에서 실격처리 돼야 할 설계회사가 1순위 결정됐다는 의문을 낳고 급기야 이의신청이 제기됨에 따라 관련 공무원과 심사위원들이 비난을 사고 있다. 사진은 관련 업체가 제출한 조감도 갈무리. / 유홍철 기자
순천시가 건축할 어린이 실내체육관 설계업체 선정을 위한 심사에서 실격처리 돼야 할 설계회사가 1순위 결정됐다는 의문을 낳고 급기야 이의신청이 제기됨에 따라 관련 공무원과 심사위원들이 비난을 사고 있다. 사진은 관련 업체가 제출한 조감도 갈무리. / 유홍철 기자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순천시가 도시재생인정사업의 일환으로 건립할 ‘미세먼지 안심 어린이 실내체육관(이하 어린이 체육관)’ 건설을 위한 건축설계 공모에서 건축법과 ‘건축설계 공모 운영지침’을 위반한 설계업체를 선정하고 계약까지 강행, 참여업체가 반발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14일 순천시와 건축사 업계에 따르면 순천시는 남정동 280 일대에 지상 2층 규모의 어린이체육관을 짓기 위해 49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키로 하고 건축설계 공모를 진행중이다.

순천시 도시재생과가 제시한 건축설계 공모 지침서에는 어린이체육관 건축물 규모로 1500m²이며 공모심사에서 연면적에서 ±5% 이내까지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순천시 어린이 체육관 설계 공모에 참여한 3개 건축설계사 중에서 1순위로 결정돼 계약까지 체결된 광주 소재 S건축사가 낸 설계서 평면도의 경우 당초 순천시가 제시한 1500m² 보다 26%가 초과한 1896m² 규모로 설계됐다.

S건축사가 제출한 평면도에는 1층 필로티 부분에 병아리 전시장과 오순도순마당, 놀자람마당 등의 용도로 396m²가 증가됐기 때문에 순천시의 공모 지침에 제시된 연면적을 과도하게 초과한 것이다.

이는 건축법 시행령 119조(면적 산정 방법)에 필로티 부분에 사람이나 차량의 통행 전용이 아니면 전체 면적에 계상토록 규정하고 있고 또 국토교통부의 ‘건축설계 공모 운영지침’에는 건축규모가 ‘설계지침서’에서 요구한 사항을 과도하게 초과하거나 미달한 경우 심사대상에서 제외토록 돼 있다.

이같은 법 규정에 따라 계약업체인 S사의 경우 실격처리 대상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주장이다.

특히 당시 경쟁업체로 참여했던 G업체가 구두로 이의제기를 한 뒤 관련 자료 정보공개를 요청하는 기간동안 순천시 도시재생과는 회계과에 계약을 의뢰했고 자격미달 업체로 지목된 S건축사와 설계용역비 2억9588만여원에 계약을 강행하기에 이르렀다.

경쟁업체 G사가 정보공개를 통해 1순위업체로 계약을 체결한 S사가 자격미달임을 확인하고 이의신청을 냈고 순천시는 뒤늦게 용역중지를 한 채 자격미달 여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국토부의 ‘건축 설계공모 운영지침’ 제9조 3호에 "발주기관 등은 공모안이 설계지침서 등에서 요구하는 조건에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돼 있는 규정에 비춰볼 때 순천시 도시재생과 담당자와 결제라인의 간부 공무원들의 책임이 1차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지난 3월11일 실시된 심사에 참여한 심사위원 5명이 최소한 총면적과 외관 등 기본적인 사항을 검토하고 심사해야 하는데도 실격 대상 업체를 1순위 업체로 결정한 것은 심사업무 태만 또는 업체와의 짬짜미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순천시 도시재생과 한 관계자는 "필로티 부분에 배치된 전시장과 놀이마당이 실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거나 "없어도 되는 부분이어서 사후 빼도 되는 것 아니냐" 등으로 공모심사 목적과 맞지않는 말로 얼버무리기에 급급했다.

이에 대해 순천대 건축학과 한 교수는 "1순위로 결정된 공모안은 건축 관련 법과 정부의 지침을 어긴 것으로 보여서 관련 공무원과 심사위원의 역할에 심각한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고 심지어는 특정업체 봐주기로 보일 수 있는 대목이다"고 말하고 "도시재생과 관계자의 말은 건축설계 공모를 하고 심사를 하는 이유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낸 동문서답식 답변에 불과하다"고 질타했다.
forthetrue@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실시간 TOP10
정치
경제
사회
연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