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만 전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대표, 이용섭 광주시장 예비후보 캠프 합류
1980년 5월 18일 신군부의 집권 음모를 규탄하고 민주주의의 실현을 요구하며 군사정권의 총칼에 맞서 민주화를 외쳤던 청년 박재만이 이용섭 광주시장 캠프에 합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역자와 손잡은 배신자’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사진은 박재만 페이스북./광주=문승용 기자 |
[더팩트 l 광주=문승용 기자] 1980년 5월 18일 신군부의 집권 음모를 규탄하고 민주주의의 실현을 요구하며 군사정권의 총칼에 맞서 민주화를 외쳤던 청년 박재만이 이용섭 광주시장 캠프에 합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역자와 손잡은 배신자’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광주지역 대표 시민단체로 정치·행정 권력의 중심에서 견제하고 비판해 온 시민단체 ‘참여자치21’ 대표와 시민단체 25곳이 회원으로 있는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 대표직을 수행했던 당사자가 전두환 비서로 부역한 이용섭 후보와 뜻을 함께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박 전 대표는 지난 1일 자신의 SNS계정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이용섭 시장의 재선에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지난 1일 박재만 전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용섭 시장의 재선에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 글을 올렸다. 박재만 페이스북./광주=문승용 기자 |
박 전 대표는 "참여자치21은 사무처장을 하고 공동대표까지 했으니 10여 년 정도 중심에 있었다. 모두 내려놓으니 홀가분하기도 섭섭하기도 하다"며 "그래도 아쉬움은 진하다"고 썼다.
그는 또 "기자회견이다 집회다하며 옛 전남도청 광장과 전일빌딩을 거의 매일 다녔다"며 "부족하지만 늘 80년 5월 광주항쟁을 상기하려 노력했다"고 지난 민주화운동을 떠올린 심정을 드러냈다.
이어서 "시민운동을 접고 이제 새로운 길을 가고자 정치를 한다"며 "용기와 능력이 부족하고 경험이 일천해 제가 직접 선거에 출마하지는 않고 이용섭 시장의 재선을 위해 힘을 보태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의 부족한 부분을 조금은 메꾸고자 노력할 생각"이라며 "재선에 성공해 이 시장을 광주 발전과 시민사회 확대의 도구로 사용하겠다"고 캠프 참여해 대한 배경을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이 이 시장 캠프 합류에 대한 따끔한 비판을 듣고 있다는 사실도 피력했다.
그는 "비판과 평가는 오롯이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며 "더욱 많은 분들과 상의하고 공감을 얻어 판단하고자 했으나 시간이 여유롭지 않아서 시민사회 출신으로 부끄럽지 않게 처신하고 더욱 겸손하겠다. 저의 선택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알렸다.
박 전 대표와 함께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광주 발전과 시민사회 확대를 위한 선택이라는 말은 듣기 좋은 말이고 자신의 입신양명을 위한 선택의 길로 보인다"며 비판하고 "‘부역자와 손잡은 것 아니냐’ 존중과 격려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니어서 굉장히 부끄럽다"고 쓴소리를 강하게 내뱉었다.
한빛청년회 한 관계자는 "시민사회 활동가들이 광역시장 캠프에 합류하는 것은 당선 뒤 논공행상을 바라는 검은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며 "함께 해 온 동료들의 시선은 안중에 없는 이기주의적 결정이다. 선례로 남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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